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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Jan 23. 2024

외상 후 성장, 새로운 삶의 방식에 눈 뜨다

고난과 역경을 넘어서는 법


바닥을 친 사람은 좌절하거나 도약합니다. 얼마 전, 어느 강의에서 누군가 묻더군요. "강사님에게 감옥은 어떤 의미인지 세 글자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독특한 질문이라 진지하게 답했습니다. '깨달음'이라고 말이죠. 답을 하고 보니 더 없는 명답이었습니다. 저는 사업 실패 후 감옥에 다녀오면서 인생을 다르게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시련과 고통의 시간을 겪습니다. 소소한 아픔을 많이 자주 경험하거나, 휘청거릴 만큼 굵직한 상처를 드문드문 갖거나.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고난을 피해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법칙이지 진리입니다. 


문제는 역경이 아니라 그 다음입니다.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다시 일어설 것인가. 바로 여기에서 인생 승패가 갈리는 것이죠. 두 번 말할 것도 없이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만 합니다. 삶은 계속되고, 남은 인생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죠. 


얼마나 힘들고 아픈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고난의 크기와 상관없이 개인이 느끼는 고통의 정도는 각자 다를 겁니다. 누가 더 고통스러웠는가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일어설 것인가 하는 문제이며 또한 반드시 일어서야만 한다는 사실이지요.


트라우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외상 후 정신적 장애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네, 맞습니다. 저도 트라우마 있습니다. 지금도 손목에 차가운 것이 닿으면 섬짓 놀랍니다. 법정 구속이 되는 꿈을 아직도 꾸고 있습니다. 길 가다가 경찰차만 지나가도 움츠러듭니다. 이런 저 자신이 너무 싫고, 빨리 극복하고 싶다는 생각도 간절합니다. 


트라우마를 겪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고통과 시련은 상당한 후유증을 동반합니다. 생각보다 긴 시간 아파해야 할 수도 있고요. 그 모든 아픔의 무게를 안고서라도, 우리는 한 걸음 나아가야 합니다. 인생은 불확실성과 회복탄력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요. '나'라는 존재가 앞으로 어떤 인생을 마주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게 인생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고난과 역경으로 무너졌을 때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삶을 대해야 할까요? 정답은 없겠지만, 제가 겪은 과정을 바탕으로 몇 가지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힘든 시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내 안에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뇌의 10%도 채 활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닙니다. 어떤 삶을 살았든,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분명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죠. 


둘째,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있게 마련입니다. 봉사 활동을 해도 되고,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운동을 해도 됩니다. 실의에 빠진 사람 대부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술만 마시기도 하고요.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당장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매일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힘들어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기회가 왔을 때 금방 일어설 수가 있는 것이죠. 


셋째, 목표를 선명하게 세워야 합니다. 의욕을 상실하고 무기력해진 탓에 인생 목표 따위 생각할 겨를도 없을 텐데요. 그럴수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자기 삶을 다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살라야 합니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다시 일어섭니다. 흘러가는 대로 사는 사람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넷째, 기록해야 합니다. 자신이 현재 겪고 있는 아픔과 절망의 시간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적어두는 것이죠. 지금 기록하는 모든 내용들이 훗날 엄청난 무기가 될 겁니다. 사람들은 아무 일 없이 순탄하게 살아온 이야기보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갖습니다. 결국 지금 겪는 모든 사연들이 나중에 나의 스토리텔링이 된다는 뜻입니다. 


다섯째, 부정적인 생각이나 말은 털끝만큼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사는 게 힘들수록 나쁜 생각과 거친 말을 하게 마련인데요. 자신도 모르게 그런 생각과 말이 흘러나오는 걸 경계하고 틀어막아야 합니다. 악마는 우리가 무너지는 꼴을 보는 걸 즐기고, 신은 우리가 다시 일어서는 모습 보는 걸 좋아합니다. 좋은 생각과 말은 악마를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무기입니다. 목숨 걸고 좋은 생각과 말만 해야 합니다. 


독감과 후유증, 팔저림 때문에 힘들고 아픈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과거에 제가 겪었던 인생 고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게다가, 힘든 시간 겪고 나면 또 한층 성장할 거란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얼마든지 버틸 수가 있는 겁니다.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거뜬히 일어설 겁니다. 또한, 남은 삶에서 셀 수 없이 많고 다양한 고난이 또 제게 닥칠 거란 사실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 때마다 저는 굳건히 다시 일어설 테고, 모든 경험을 글에 담아 다른 이들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존재하지만, 외상 후 성장도 마땅히 존재합니다.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지지 마세요. 아무리 힘들어도 견뎌야 합니다. 먼지처럼 사라지기 위해 이 땅에 온 게 아닙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소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을 찾고, 그 길에 매진해야 합니다. 내 인생이니까요. 


독한 약을 먹었더니 나른해서 졸음이 밀려왔습니다. 팔이 지릿해서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 같습니다. 잘 때 자더라도, 팔이 끊어지더라도,  글 한 편 써야겠다 작심하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뭘 해야겠다 결심하면 또 해낼 수가 있는 것이죠.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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