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Mar 08. 2024

글쓰기 공부 최고의 방법, 퇴고

라이브 퇴고 쇼


글쓰기/책쓰기 관련 강의와 도서가 넘쳐납니다. 강의를 듣거나 책을 많이 읽어도 글 쓰는 실력이 확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운전 배우면 운전 실력 늘고, 파워포인트 배우면 바로 적용 가능하고, 탁구 배우면 탁구 실력 팍팍 늡니다. 그러나, 글쓰기/책쓰기는 독특한 분야이지요. 배우고 익힌다 해서 즉시 달라지지 않습니다. 


지난 10년간 공부하고 노력했습니다. 관련 책도 많이 읽었고, 습작도 매일 했습니다. 누군가 제게 글쓰기/책쓰기에 가장 마땅한 공부 방법을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일단 쓰고 많이 고치세요!"


퇴고야말로 최고의 글쓰기 공부입니다. 자신이 쓴 글을 더 낫게 수정하고 다듬는 과정을 거듭하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헤밍웨이나 스티븐 킹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거라 확신합니다. 많이 쓰고 부지런히 고치는 것! 글쓰기/책쓰기에 있어 이보다 나은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초보 작가들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글을 쓰려 합니다. 일단 머릿속에 이론과 방법을 집어넣고, 충분한 내공을 쌓은 후에, 그 때가 되면 글을 쓰려 하는 것이지요. 쉽게 말하면, 글은 쓰지도 않으면서 이론만 배우려 한다는 겁니다.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는 것은 글쓰기 공부가 아닙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공부하기 전 예비 작업이라고나 할까요. 직접 쓰고, 자신이 쓴 글을 고치고, 다시 다듬고, 새로 쓰고, 또 고치고...... 이렇게 글 한 편을 가지고 조물조물 썼다 지웠다 반복하는 것이 유일한 공부입니다. 


글 쓰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만, 자신이 쓴 글을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에도 주저함이 없어야 합니다. 글 못 쓰는 사람 특징 중 하나가 자기가 쓴 글을 아까워한다는 점이죠. 거장들은 가차 없습니다. 더 나은 글, 더 좋은 글에 대한 집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쓴 글을 지우고 다시 쓰거나 고치는 데 전혀 망설임이 없습니다.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33명 예비 작가님들과 제 182회 "이은대 문장수업" 진행했습니다. 문장수업은 "라이브 퇴고 쇼"라고 부릅니다. 수강생들이 쓴 초고 일부를 화면 상단에 띄우고, 그 아래쪽에다 실시간으로 윤문/교정/교열 등의 작업을 시연하면서 해설을 덧붙이는 수업이지요. 


쓰고 고치는 작업을 거듭하는 것이 최고의 공부라 했습니다만, 초보 작가는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실시간으로 퇴고하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고, 왜 그렇게 고치는 것이 더 나은가 명확한 설명을 덧붙여 귀에 익숙하도록 강의해주면 자연스럽게 글 쓰는 방법을 체득하게 됩니다. 이른바, 최고의 글쓰기 수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수정하는 내용이 100퍼센트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용입니다. 수업 끝난 후, 수강생이 직접 글을 다시 수정해 보고, 제가 퇴고한 내용과 비교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표현을 직접 써 보아야 제대로 된 공부라 할 수 있겠지요. 


문장수업을 통해 우리 작가님들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유일한 수업입니다. 자부심 느낍니다. 책임감도 가집니다. 저도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할 겁니다. 글쓰기/책쓰기 공부에 끝이 있을 리 없습니다. 삶의 이야기를,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글을, 행복한 마음으로 쓰기 위해 나아갈 뿐이죠. 점점 좋아진다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글 쓰는 시간, 지금에 깨어 있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