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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Mar 23. 2024

단순한 일상의 위대한 가치

엄청나고 대단하고 거창한 무엇을 내려놓기

성공의 개념은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그러나, 성공에 이르는 법칙은 다르지 않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단계를 거쳐야만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많은데요. 그래서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지극히 단순한 성공의 법칙이 있습니다.

- 목표를 세운다

- 계획을 짠다

- 실행에 옮긴다

어떤가요? 단순하지요? 에이, 그걸 누가 몰라! 네, 맞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단 한 번이라도 선명한 목표를 세우고 세부 전략을 짜고 끝까지 실행한 적 있는가 스스로 물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사업에 실패하고 주저앉는 순간까지 이 단순한 법칙을 실천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하면 우습게 보는 경향 있습니다. 뭔가 복잡하고 대단하고 어려워야만 그럴 듯해 보이는 모양입니다. 세상과 인생은 단순합니다. 사람 머리만 복잡할 뿐이지요. 자동차 부속과 연결 장치와 기능은 복잡합니다. 운전은 단순합니다. 스마트폰 작동 원리는 복잡합니다. 사용 방법은 단순합니다. 단순함에 매력을 느끼고 단순한 삶을 추구하면, 인생은 점점 가벼워집니다.

복잡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거창하고 대단한 꿈을 꾸면서 그걸 이루어야만 행복할 거라고 믿었지요. 때문에 저는, 매 순간 불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련과 고통을 겪은 후부터 지극히 단순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이후로 저의 하루는 단순해졌고, 덕분에 사는 게 편안하고 행복해졌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 일기 쓰고 글 쓰고 책 읽습니다. 국화차도 한 잔 마십니다. 커피를 마실 때도 있고요. 그런 다음 온가족 둘러앉아 아침을 먹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컨디션도 확인하고,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도 가집니다.

오전에는 주로 세 가지 일을 합니다. 새벽에 이어 글 쓰고 책 읽습니다. 강의자료도 만듭니다. 저는 매달 완전히 새로운 자료로만 강의하기 때문에 수시로 자료를 만들어두어야 하거든요. 점심은 간단히 먹습니다. 오후에는 카페에 올라온 수강생들 글을 점검합니다. 꼼꼼하게 읽어 볼 때도 있고, 대충 훑어 볼 때도 있습니다. 나중에 퇴고 안내할 때 어떤 점을 강조해야 할지 미리 체크하는 것이죠.

콘텐츠 생산에 관한 아이디어 작업도 합니다. 시대 변화와 흐름에 따라 자이언트 작가들에게 마침맞은 강의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독서, 독서노트 작성, 습작, 책 집필, 서평 작성 등 다양한 활동도 겸합니다.

저녁은 거하게 먹는 편입니다. 집에 어른이 계시기 때문에 6시 정도면 저녁밥을 먹거든요. 든든하게 먹어둬야 밤에 허기를 면할 수가 있습니다. 야간에는 주로 강의를 합니다. 정규과정, 문장수업, 특강 등 비어 있는 날 거의 없습니다. 두 시간 전에 사무실 나가서 리허설도 하고 시스템 점검도 합니다. 밤 10시 혹은 11시쯤 강의 마칩니다. 사무실 정리하고 집에 돌아오면 거의 12시 다 됩니다. 후기 남긴 수강생들에게 강의자료 전송하고 나면 잠자리에 듭니다.

언뜻 보면 뭐가 많이 복잡한 것 같지만, 제가 이렇게 하루를 정리해서 글로 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극히 단순하다는 뜻이겠지요. 제 하루는 스무 시간입니다. 잃어 버린 6년을 되돌리기 위한 안간힘. 네 시간 수면을 선택하고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치열한 하루를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이 바로 단순함이었지요.

글 쓰고 책 읽는 시간이 주를 이룹니다. 단순합니다. 별다른 이벤트 없고, 들쭉날쭉 성가신 활동도 최대한 자제합니다. 외부 미팅 줄이고, 쓸데없는 모임도 다 없애버렸습니다. 덕분에 마음 다치는 일도 많이 줄었고, 이런저런 걱정과 근심으로 보내는 힘든 시간도 싹 다 사라졌습니다.

전에 없던 문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편리하고 쉽고 빠릅니다. 농사 지으며 살던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그때보다 우울한 사람이 훨씬 많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지요. 세상은 편해졌지만, 마음은 불안하고 조급하고 초조하다는 뜻입니다. 왜일까요? 무슨 일이든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탓이고, 주어진 일상도 자꾸만 거창하게 여기는 까닭입니다.

자기계발 열풍 탓인지, 요즘은 자신을 대단한 존재로 여기는 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자기 비난을 일삼으며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 불행에서 헤어나올 수 없으므로 자신을 존중하고 아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허나, 50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허구헌날 100만 바라보녀 사는 것도 불행의 원인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노력하고 도전하는 태도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모든 결과에서 상당한 수준이 되길 바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기대입니다. 사람이 어떻게 모든 일을 잘할 수 있겠습니까. 당장 책쓰기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냥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나 둘 편안하게 들려주면 되는데, 자꾸만 끝내주는 베스트셀러를 쓰려고 하니 매 순간 힘든 것이지요.

인생을 얕잡아 보는 것은 지양해야 할 태도입니다. 그러나, 낮은 곳으로 내려와 삶을 단순하고 가볍게 여기는 것은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자세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하면 시작하기 쉽습니다. 일단 시작하면, 계속하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단순한 행위를 반복하고, 단순한 가치를 추구할 때, 비로소 인생은 위대해지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