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쓴다, 의미를 부여한다, 고쳐 쓴다

글쓰기 기본 3단계

by 글장이


어머니는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집에서 직접 만듭니다. 모든 시작은 콩입니다. 물에 담궈 불리고, 소금을 치고, 손으로 주물럭거리고, 물도 붓고, 또 뭐 이것저것 섞기도 합니다. 아무리 봐도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련의 작업을 마치면 장독에 꾸꾹 눌러 담아 베란다 볕 좋은 곳에 둡니다. 두 달 혹은 석 달쯤 지나면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마트 가면 금방 사올 수 있는 음식을 굳이 저렇게 몇 날 며칠 애를 써가며 직접 만들어야 하는가 생각이 듭니다. 다리도 불편하고 힘도 없으면서,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끝내 손수 다 합니다. 이제 좀 편하게,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쉬어도 된다고 골백 번도 더 말씀드렸습니다. 고집을 꺾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존재 가치를 드러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입니다. 돈을 벌어야 할 상황도 아니고, 밭에 나가 노동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어떤 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평생을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어머니는, 인생 마지막을 무료하게 보내기가 싫은 것이지요. 아들인 저는, 어머니의 그런 행동을 말릴 게 아니라 된장 고추장 간장의 맛이 일품이라는 말씀을 드려야 옳습니다.


글을 쓰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세 단계를 거치는 겁니다. 첫째,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씁니다. 둘째, 의미를 부여합니다. 셋째, 고치고 다듬습니다. 10년 넘게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쓰기/채개쓰기 관련 도서는 싹 다 읽었다 해도 지나친 표현 아닐 겁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깨달은 바가 있는데요. 글 쓰는 데에 비법 따위 없다는 사실입니다. 기본을 익히고, 기본에 충실하고, 기본을 잊지 않는 것만이 꾸준히 오래 글을 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초보 작가들이 '비법'을 찾고 있습니다. 없는 걸 찾고 있다는 뜻입니다. 시간 낭비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쓰세요. 그런 다음, 나만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도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보편화 하기 위해 의미를 부여합니다. 메시지를 장착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거듭 읽으면서 수정하고 보완하면 됩니다.


보고 듣고 경험한 바를 있는 그대로 쓸 때는, 감정을 최대한 절제해야 합니다. 좋다, 싫다, 기쁘다, 별로다 등 아직은 감정을 드러내야 할 단계가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 독자들에게 장면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써야 합니다.


메시지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습관화 해야 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이미 좋은 메시지 다 나왔습니다.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 골라 자기가 쓰는 글 내용에 맞게 각색하면 됩니다. 메시지가 장착되어야만 독자를 위한 글이라 할 수 있겠지요.


퇴고할 때는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많이 고칠수록 글은 좋아집니다. 초보 작가의 경우, 글을 다 쓰고 나면 조급한 마음 생깁니다. 빨리 계약하고 빨리 출간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요. 그 마음 누구보다 잘 이해합니다. 허나, 책은 일단 세상에 나오면 더 이상 손댈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한 번이라도 더 읽고 다듬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악기를 배울 때도 단계가 있고, 헬스클럽 가서 운동할 때도 기본이란 게 있으며, 아기가 태어나 성장하는 모든 과정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기본과 순서. 무슨 일을 하든 이 두 가지를 성실하게 지키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할 수가 있는 것이죠.


빠르고 복잡한 세상입니다. 결과물을 빨리 보고 싶어하는 사람 많습니다. 사회 분위기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전력 질주를 하다가 인생 통째로 날렸습니다. 이후로 천천히, 매일 멈추는 시간을 갖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집은 빨리 짓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짓는 게 중요하지요.


작가는 집을 짓는 사람입니다. 설계도에 따라, 기본에 충실하며,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집을 지을 수가 있습니다. 머리로는 기본을 이해한다 하지만,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면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의미 부여도 깜빡하고 퇴고도 하기 싫어하는 사람 많습니다. 기본이 부실하면 꾸준히 쓸 수가 없다는 사실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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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3단계 적용하여 오늘도 한 편의 글 써 보시길 바랍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쓰는 과정에서 감정에 치우치는 습관 고칠 수 있고, 의미 부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으며, 고치고 다듬는 과정에서 정성 기울이는 습관 기를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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