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비사처럼, 김밥 파는 아줌마처럼

사는 게 편하면 걱정과 불평이 는다

by 글장이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자동차 아래쪽에서 일한다고 합니다. 손끝이 기름때로 시커멓게 얼룩진 정비사는, 수리할 때까지 3~4일 걸린다며 기다려달라는 말을 하면서 환하게 웃습니다. 얼굴에도 기름때가 많이 묻어서 치아만 하얗게 드러납니다.


김밥을 말아 은박지에 싸서 검은 봉지에 담아 저한테 건넵니다. 종일 서서 김밥을 만든다고 합니다. 손님이 말을 걸면 대꾸를 하고, 손님이 재촉하면 손을 더 빨리 놀려야 하고, 손님이 감사합니다 인사를 건네면 피로가 좀 덜하다고 합니다.


2016년 연말 즈음까지 막노동을 했습니다. 같은 해 5월에 강의를 시작했으니까, 처음 몇 달 동안은 강의와 막노동을 병행했던 겁니다. 새벽 6시에 인력시장 나가서 봉고차 얻어타면 오후 5시가 넘어야 장갑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점심 시간 제외하고 하루 꼬박 열 시간 중노동을 했어야 했습니다.


글 쓰고 책 출간해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사람 많습니다. 강사로 제 2의 인생을 살겠다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저도 작가와 강사로 살고 있습니다. 스스로 질문을 던져 봅니다. 자동차 정비사처럼, 김밥 파는 아줌마처럼, 종일 막노동 하는 일꾼들처럼, 나는 그렇게 매일 치열하게 글 쓰고 강의 연습을 하고 있는가.


얼굴과 손에 기름때 묻히지 않아도, 종일 서서 김밥 말지 않아도, 하루 열 시간 넘게 중노동 하지 않아도, 적어도 그 정도 노력은 하면서 힘들다 어렵다 툴툴거리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부끄럽습니다. 불과 몇 년. 축복 같은 인생 누리게 된 덕분에 사는 게 편해졌습니다.


몸이 편하니 마음도 느슨해졌나 봅니다. 조금만 힘들어도 힘들다는 소리가 툭툭 나옵니다. 조금만 어려워도 짜증이 팍 솟습니다. 온몸에 기름때를 묻힌 정비사의 환한 미소가 눈앞을 스칩니다. 종일 선 채로 김밥을 마는 아주머니의 시원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립니다. 만약 내가 그들처럼 매일 온힘을 다해 살아냈다면, 성공 여부를 떠나 세상 앞에 부끄럽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월요일 밤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47명 예비 작가님들과 "자이언트 인증 라이팅 코치 양성과정 5기, 6주차 수업" 함께 했습니다. 글 쓰는 삶을 전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시작한 사업입니다. 당연히 힘들고 어렵고 거친 길이죠. 사업 초기에는 누구나 개척자가 되어야 합니다.


혹시 힘 빠진 이들이 있을까 싶어서 자동차 정비사와 김밥 파는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저만의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니터에 비친 우리 코치님들 분위기가 숙연해졌습니다. 좋은 자극이 되어 다시 파이팅 할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글 쓰고 싶다는 사람 많습니다. 작가의 꿈을 간직한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길을 찾지 못할 때의 막막함과 답답한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주길 바랍니다. 손을 내밀어줄 수 있을 만큼의 실력도 쌓아야 합니다. 말랑말랑한 얘기 하면서 마냥 좋은 분위기로 두 시간 때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 라이팅 코치님들, 반드시, 성공시킬 겁니다.

SE-80b10569-7841-48c7-8a31-c5640c7b4251.png?type=w1

어떤 일을 하든 어렵고 힘든 순간을 만납니다. 그럴 때마다 기름때로 새까맣게 물든 정비사의 손과 퉁퉁 부어오른 김밥 파는 아줌마의 종아리를 떠올리려 합니다. 사는 게 편하면 걱정과 불평이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책쓰기 수업 명함 신규.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