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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21. 2024

엄마 품에 안기고 싶을 때

힘들고 지친 날에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실패했습니다. 파산하고 감옥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맨 처음 부모님에게 전했던 날이 기억 납니다. 전화로 말씀드렸지요. 어머니는 그래 알았다 하시면서 눈물을 훔쳤습니다. 이미 일어난 사태를 당신의 힘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음을 알았던 겁니다. 


부모가 되어 자식 키워 보니 당시 아버지와 어머니 심정이 어땠을까 조금은 짐작이 됩니다. 하늘이 무너졌겠지요. 하나뿐인 아들이 쫄딱 망한 것도 부족해 감옥에까지 가게 되다니. 


숏츠 영상에서 교통사고 합의금이 없어 감옥에 간 아들 때문에 슬퍼하는 노모를 보았습니다. 저는 그런 영상을 보면 눈물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부모는 어떤 심정일까요. 돈이 없어서 내 자식 감빵에 보냈다는 죄책감. 세상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부모는 그런 심정일 겁니다. 


사업 실패하고 모든 걸 잃었을 때, 제가 마지막으로 향해야 할 곳은 어디일까요? 네, 맞습니다. 부모의 가슴팍입니다. 살아 계시든 세상을 떠나셨든 제 마음은 부모 곁으로 가야 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요. 많은 사람이 인생에서 저지른 실수와 잘못을 자책하며 살아가고 있거든요. 만약 제가 아버지 앞에서 "저는 죄인입니다. 죽어 마땅합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살 수 없습니다. 제 인생은 끝났습니다." 라고 말한다면, 아버지 심정이 어떨까요?


자식이 무슨 죄를 얼마나 지었든 상관없이 부모는 자식을 용서하고 받아들이고 다시 살아 보라고 힘을 줍니다. 실수를 했다고 해서 생이 끝난 건 아닙니다. 죄를 지었다 해서 삶을 접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반성과 성찰도 꼭 필요하지만, 남은 인생 다시 살아내야 하는 것도 마땅한 일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용서'가 필요합니다. 스스로 용서가 잘 되지 않으면 부모를 떠올려야 합니다. 


부모는 자식이 죄책감 가지고 절망 속에 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죗값을 단단히 치르더라도, 다시 일어나 새로운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고, 힘을 주고, 격려하고, 용기를 줍니다. 


인생살이 팍팍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 투성이입니다. 마음 다치는 일도 많고,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 들 때도 많고, 실수와 실패로 만신창이가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냥 포기하고 주저앉지 말고 부모를 떠올렸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뭐라고 할까요? 넌 못났으니 이제 그만 다 포기하고 인생 접으라고 할까요? 그런 부모가 있을까요? 아마도 정상적인 부모라면, 자식 어깨에 가만히 손을 올릴 겁니다. 그리고는 괜찮으니 좀 쉬라고 할 겁니다. 다 괜찮다고 할 겁니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출소한 날 저녁에 아버지는 제게 "앞길이 구만리다. 다시 살아 보거라."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제게 뜨신 밥을 차려 주셨지요. 두 분 모두 제게 '죽일놈'이라 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살아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제 아들이 인생 살다가 실수하거나 실패해서 제 품으로 안기는 날 있다면, 저도 아무 말 없이 그냥 등을 두드려 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말하겠죠. 괜찮다, 괜찮다. 


세상이 욕하고 사람들이 짓밟아도 견디고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나를 조건없이 아끼고 사랑해주는 존재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생존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모두에게는 부모라는 존재가 있게 마련입니다. 마음속으로라도 부모를 떠올려 그 품에 안기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어야 합니다. 


제가 살아온 세상은 잔혹했습니다. 지금도 저는 세상을 차갑고 냉혹한 곳으로 봅니다.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실수하고 실패할 때 많습니다. 상처투성이 될 때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무너질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버텨낼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 존재를 만들어준 부모의 품을 빌어야 합니다. 모든 걸 용서하고 안아줄 수 있는 부모가 계셔서 다시 살아갈 힘을 내 보는 거지요. 


그냥 다 제쳐두고 "엄마 품"에 안겨 엉엉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이 오십이 넘었지만, 그런 거 저런 거 따지지도 말고 그냥 아기처럼 그 품에 안겨 엄마! 엄마! 나 진짜 너무 힘들어! 소리 지르고 울고 싶습니다. 


"밤에는 바람이 차다. 옷 따시게 입고 다녀라."

"또 나가는 거냐. 오늘도 늦냐. 차 조심하고."

이를 악물고 살아내야 할 이유, 얼마든지 살아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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