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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일

사람, 사람, 그리고 사람

by 글장이


글 쓰고 책 출간하길 바라는 사람 많습니다. 강의도 듣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하지만, 글을 쓰는 일이 만만치않다고 하소연하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글쓰기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하나의 주제로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써 본 적도 없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겠지요.


10년 넘게 매일 글을 쓰고 있지만, 저도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막막하고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할 때마다 짜릿한 쾌감도 있고, 나름 보람도 느낍니다.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지요. 극복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계속 쓰는 겁니다.


나이 오십쯤 넘고 보니까, 글 쓰는 것보다 훨씬 힘들고 어렵구나 싶은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사람입니다. 만약 제 삶을 "사람 보는 눈"으로 평가한다면, 저는 빵점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제 막 사회생활 시작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몇 가지 있습니다. 제 말이 무조건 옳다고 확신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이런 조언을 건네주면, 그래도 저 만큼 다치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정리해 보는 겁니다.


첫째,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 천지입니다. 세상이 그렇습니다. 그렇다 하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어야 덜 다칩니다. 좋은 마음으로 이 만큼 도와주면, 도와주는 그 마음 되돌려 받을 것 같지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 극히 드뭅니다. 기대하지 말되,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아는 사람 만나거든 천사구나 여기길 바랍니다.


둘째, 도움이 필요할 때만 간신처럼 웃는 사람 천지입니다. 생각할수록 구역질이 납니다. 저는 왜 그런 인간들을 "좋은 사람"이라고 보았던 걸까요. 제 눈알을 빼고 싶은 심정입니다. 사람 속을 미리 알 길은 없겠지만, 눈앞에서 살살거리는 사람 절대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셋째, 열 가지 잘해 주어도 한 가지 부딪히면 얄짤없이 등 돌리는 게 사람입니다. 허탈하고 허무하지요. 그 동안 마음 주고 정성 쏟았던 시간들 모조리 잡아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그런 인간인 줄 모르고 마음을 내어주었을까 스스로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괴롭습니다. "내 사람이다"라는 생각, 참말로 조심해야 합니다.


넷째,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든 사람은 누구나 자기 감정에 따라 행동합니다.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도 없고, 그들의 입맛에 맞게 자신을 고치려고 애쓸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최고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초라하고 궁색한 것이 "사람 구걸"입니다.


다섯째,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라는 생각만큼 공허한 짓도 없습니다. 세상이 그렇습니다. 다들 자기 기준 대로 살아갑니다. 내가 보기에는 납득이 되질 않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는 지극히 상식적인 행위인 겁니다. 속에 천불이 나겠지만, 세상이 다 그렇다는 사실을 빨리 받아들일수록 내 인생 지킬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부터 받는 상처와 배신과 고통이 돌덩어리로 머리 찍히는 것보다 더 아프고 괴롭습니다. 마땅한 병원도 없고, 치료할 방법도 없고, 고통을 덜어낼 만한 약도 없습니다.


저도 후배들이나 아끼는 이들에게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라"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압니다. 그런 말이 오히려 제가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을 고통으로 몰아넣는다는 걸 말이죠.


마음을 거둬야 합니다. 주의해야 합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정을 떼야 합니다. 아니, 정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이 그렇게 어떻게 사느냐고요? 네, 살 수 있습니다. 아주 행복하고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사람 같은 사람도 몇 있기 때문입니다.


심성이 삐딱한 사람은 또 이렇게 묻겠지요.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난 인간이냐?"라고 말이죠. 이런 질문에는 대답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어차피 사람이란 각자가 보고 듣고 느끼는 대로 상대를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평가 받을 것인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나'는 있는 그대로 가장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최고입니다. 저는 여전히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강의를 할 겁니다.


도와달라는 사람 있으면 도와줄 것이고, 속을 뻔히 아는데도 겉으로 살살거리는 사람 있으면 또 못 이기는 척 속아줄 것이고, 지극히 정상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착각하며 자기 주장 펼치는 사람에게는 장단도 맞춰줄 겁니다.


단, 어떠한 경우에도 그들을 사랑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제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아프고 싶지 않습니다. 복수심 불타올라 사람을 저주하고 미워하는 짓도 이제 그만하고 싶습니다. 쓰레기더미에서 사는 것 같은 기분도 이제 그만 느끼고 싶습니다.


사람과 세상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지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렇게 더러운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제 곁에는 천사 같은 사람들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한결같은 사람들. 자신의 이익보다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 사람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들. 어떻게 이런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 감사하고 또 감사한 사람들입니다.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준 상처는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이 받은 상처에 대해서만 말하는 게 또한 인간이라 하지요. 영화나 드라마에는 착한 사람 잘도 나오더니만, 현실은 왜 이런가 한숨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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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 백지는 제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줍니다. 쓰면 쓰는 대로, 지우면 지우는 대로, 아무 말 없이 제 편을 들어 줍니다. 덕분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 밤에 혹은 내일, 또 다른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저는 또 견디고 버티면서 이겨낼 겁니다. 사람이 가장 어렵고 힘듭니다.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 가득하다는데. 저는 아직 좋은 사람 되려면 멀었나 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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