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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생의 마음가짐

배우고 익히는 사람

by 글장이


"이건 제 스타일이니까 그냥 제 방식 대로 하겠습니다."

3년쯤 전에 어느 공기업에서 차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수강생으로부터 들은 말입니다. 제목과 목차를 기획해 주었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제멋대로 다 수정해버렸고, 초고 집필 후 퇴고 안내를 했더니 나름의 기준으로 쓴 글이라 수정하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렸지요.


모 출판사와 계약 후 책이 출간되긴 했지만, 이후로 책은 금방 사장되었으며 그는 더 이상 글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주변에 "책 써도 별것 없더라"고 부정적인 입소문만 내뱉고 다녔습니다.


공기업 차장 정도면 제법 고집이 셀 거라고 짐작은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평생 일해온 분야와 새로 도전하는 낯선 분야를 구분할 줄 모르는 태도는 차장이 아니라 신입사원보다 못한 겁니다.


저는 10년 넘게 매일 글을 쓰고 있으며 지금까지 626명 작가를 배출한 경험 갖고 있습니다. 글을 제일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강의를 가장 잘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초보 작가들 지도해서 출간의 기쁨을 맛보게 만드는 데에는 최고라고 자부심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오늘부터 그림을 배운다면 어떻게 될까요? 작가 배출 626명 했으니 그림도 고급 과정부터 시작하겠다 고집 부린다면 그림 가르치는 선생은 뭐라고 생각할까요? "나름 생각 있으니 제가 알아서 그리겠습니다"라고 주장한다면, 평생 그림 그린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볼까요?


만약 제가 오늘 당장 공기업에 가서 일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작가를 626명이나 배출한 경험 있으니 바로 차장 업무를 시작하겠다 주장한다면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볼까요?


한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 쌓았다 하더라도 새로운 분야 배움을 시작할 땐 철저히 견습생이 되어야 합니다. 기본부터 배우고 익히며, 코치의 조언을 귀하게 여기고, 기초 훈련을 꾸준히 반복해야 마땅하지요.


코치는 어떤 존재일까요? 수강생 망치는 사람인가요? 수강생 잘못 되라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인가요? 세상에 그런 코치는 없습니다. 실력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분야든 코치라고 하면 당연히 자기 수강생이 잘되길 바라고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존재인 거지요.


배우기로 작정하고 스승이나 코치를 정했다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그의 말을 귀담아 듣고 배운 내용을 실천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못마땅하고 개인적으로 싫은 사람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움이라는 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경험한 사람의 노하우를 자기것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감정 앞세워 배움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저는 주로 책을 통해 배우고 익히는데요. 읽다 보면, 내용이 좀 부실하게 느껴지는 책도 있고, 지나치게 고집을 부린다 싶은 작가도 만나게 됩니다. 그럼에도 일단은 아무 비판 없이 끝까지 읽습니다. 다 읽고 난 후에, 어느 정도의 지식과 정보를 습득한 후에야 저 나름의 논리를 펼쳐 반박하곤 합니다.


아직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느낌과 감정만으로 해당 분야 '선배'의 주장과 논리를 함부로 비난하지 않습니다. 먼저 제대로 '알아야' 토론도 가능하고 논쟁도 할 수 있는 겁니다.


최근에는 <세이노의 가르침>과 <확신의 힘>이라는 책을 병행독서 하고 있는데요. 저와 생각이 다른 부분도 많고, 가치관이나 철학이 아예 상반되는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일단 머리 숙이고 읽습니다. 밑줄도 긋고 암기도 하고 초록도 합니다. 배우는 게 먼저입니다. 비판은 다음입니다.


9년째 강의하고 있습니다. 별일 다 겪었습니다. 이제는 수강생 중 누군가 저의 험담을 한다거나, 뒤에서 제 강의를 비난한다 하더라도 크게 연연하지 않습니다. 각자 생각이 다르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들이 어떤 감정적인 이유로 저와 자이언트를 떠나는 경우에 있어서는 안타까움 금할 길 없습니다. 혼자 힘으로 글공부 해서 개인저서 아홉 권 출간하고 작가를 626명이나 배출한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주는데, 이왕 시작한 거 오기를 품고서라도 다 배우고 가져가는 게 자신을 위해 낫지 않을까요.


저는 저와 인연 맺은 사람들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업 실패하고 지옥 같은 나날 보내던 시절,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립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수강생들에게 전하는 데 있어 꼼수나 편법 따위 아예 생각지도 않습니다. 허리가 끊어지고 신경 염증이 몸을 찢는데도 강의를 계속했던 이유지요.


달인이 되는 것이 목표이고, 또 어느 정도 실력 갖췄다 하더라도, 배울 때만큼은 모든 걸 내려놓고 눈과 귀를 열어야 합니다. 자꾸 지적질하고 딴지 걸면서 자신이 무슨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양 '바른 소리' 하는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 있는데요. 텅 비어서 양철통 소리 납니다. 공부하고 실력 쌓고 그 다음에 말해도 늦지 않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글 쓰고 책 내는데 무슨 놈의 스타일이 어디 있고 자기만의 방식 따위가 웬말입니까. 글 써 본 경험이 말 그대로 한 번도 없는 사람이 고집 부릴 게 뭐가 있겠습니까.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팩트입니다.


실력 쌓는 것만 생각해도 시간이 부족할 지경인데, 매 순간 감정만 내세우고 자존심만 앞세우고 남탓만 하고 있으니 시간 낭비와 다를 바가 없지요. 배우고 익히고 실력 쌓는 것이 먼저입니다. 프로가 되고 나면 얼마든지 자기 스타일 대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견습생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차분하고 평온해집니다.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선수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면 어딜 가나 부딪히게 마련입니다. 마음 불편하고 화 나고 속상한 상태로는 무슨 일을 해도 성과 내기 힘듭니다.


글쓰기/책쓰기 분야는 배움에 끝이 없습니다. 강의 준비 철저히 하고 혼신을 다해 강의하지만, 저 또한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는 거장들의 한 마디 놓치지 않고 머리 팍 숙이고 눈과 귀를 엽니다.


하나라도 더 배워 실력 쌓는 것이 개인적인 감정풀이 하는 것보다 훨씬 뿌듯하고 기분 좋습니다.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만이 자신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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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나 달인으로 살아가면 상당한 압박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견습생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면 평온하고 자유롭습니다. 배우고 익히는 사람의 자유! 겸손한 마음으로 공부하는 하루하루 보내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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