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놈의 고집 고집 똥고집

틀렸으면 고친다, 다르면 바꾼다

by 글장이


고등학교 때 교복 맞추면서 단화를 처음 신었습니다. 그냥 운동화 신어도 되고 신발 자유롭게 신을 수 있었지만, 무슨 폼을 그리도 잡고 싶었는지 어른 흉내를 내었지요. 어디선가 들은 바 있어서 구두는 발에 딱 맞게 신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구두 맨 앞 코가 엄지 발가락을 꾸욱 누를 정도로 말이죠.


발이 아프고, 짓눌려 퉁퉁 붓기까지 했습니다. 처음이라 아직 발이 적응하지 못한 탓이라고 우겼습니다. 부모님, 친구들이 모두 입을 모아 한 치수 큰 구두를 신츠라 하는데도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렸습니다. 왜 그렇게 기어이 작은 구두를 신느냐고 주변 사람들이 물으면, 저는 그저 "원래부터 발에 딱 맞는 구두 신는 것이 옳다!"라고만 답했습니다.


한 번 옳다고 믿으면 이후로는 절대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았습니다. 국가나 민족을 위한 신념도 아니고, 인생 가치관도 아니고, 누군가를 돕기 위한 고집이나 패기도 아니었습니다. 저 자신에게 '해로운' 일인데도, 한 번 먹은 마음을 도무지 바꾸려 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사업에 실패했습니다. 크게 무너져 모든 걸 다 잃었지요. 실패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 있습니다. 미흡한 준비, 부족한 자금, 생소한 분야, 돈에 대한 욕심 등.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 하나만 대라면 단연코 고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니다 싶으면 바꾸어야 합니다. 틀렸다 싶으면 고쳐야 합니다. 아닌데도 계속 나아가고 틀렸는데도 계속 고집 부리면 결국은 무너지게 마련이지요.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빠르게 결단하고 오래도록 수정/보완 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에게 고치고 다듬고 바꾸는 일은 일상과 같습니다.


큰 줄기인 신념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삶을 지탱하는 뿌리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 도우며 살겠다!"는 마음은 신념입니다. 보육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할지, 매일 블로그에 인생 이야기를 발행할지, 모금활동을 펼쳐 어려운 이웃을 도울지... 방법을 궁리하고 바꾸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과거 저는 신념도 방법도 모두 잘못 택했습니다. 무조건 돈만 많이 벌면 그만이라고 믿었고요. 그 방법으로 아무 경험도 없는 일이 손을 댔으니 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분명하게 들었음에도 번거롭고 귀찮다는 이유로 경로를 수정하고 방법을 바꿀 작정은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제 주변에는 막무가내 고집 피우는 사람 제법 많습니다. 각자의 신념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겠지요. 허나,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방식이라면 하나씩 찬찬히 살펴 수정하고 보완하는 정성이 필요한데요.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바꾸지도 않고 고치지도 않고 그럴 생각조차 없습니다. 무조건 자신이 옳다고 우기는 거지요.


방향을 바꾸고 경로를 수정한다 해서 자존심 상하는 게 아닙니다. 남의 말 듣지 않고 고집 부리다가 끝내 모든 걸 망치는 결과야말로 진짜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요. 이랬다가 저랬다가 말을 바꾸는 게 아닙니다. 자기 인생을 위해 항로를 변경하는 겁니다. 조종사가 경로를 이탈하는 항공기를 제자리로 조종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제가 A4 용지 백 장쯤 되는 분량 초고를 집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한 달 남짓입니다. 책을 그렇게 빨리 쓰냐고요? 이후로 퇴고하는 데 보통 일 년 걸립니다. 거장들에 비하면 저는 퇴고 축에 끼지도 못합니다.


도전하고 시도하고 시작합니다. 일단 판을 펼치는 것이죠. 그런 다음, 수정하고 보완하는 데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자신의 글을 뜯어고치는 작업이 결코 만만하지는 않겠지요. 무엇보다, 열심히 쓴 글을 죄다 지우고 줄이려 하면 아깝고 아쉬운 마음 가득합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고치고 다듬고 삭제하고 줄이고 다시 쓰는 이유는, 더 나은 글을 만들기 위한 정성어린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글 못 쓰는 사람은 한 번 쓴 글을 절대 안 고치려 합니다. 조금 고친다 하더라도 그 모든 퇴고 작업을 하기 싫고 귀찮은 일이라 여기지요. 반면, 글 잘 쓰는 사람들은 "글쓰기란 고쳐 쓰는 작업"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데 뭔가 잘 풀리지 않는다 싶은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고쳐야 할 것은 생각입니다. 인생은 생각이 정하는 방향 대로 움직입니다. 오직 돈이 전부라는 생각으로 살면 과거 저처럼 패가망신하게 되는 것이고요. 불평 불만 가득 품고 남을 향해 지적질 일삼는 사람 인생 절대 잘 풀릴 리 없습니다.


사람 미운 거야 취향이니까 어쩔 도리 없다 하더라도, 그런 사람에게조차 배울 점 있으면 고개 팍 숙이고 겸손하게 배울 수 있는 태도야말로 성장과 발전의 초석이라 할 수 있겠지요. 부정적인 생각은 단 하나도 용납해서는 안 되고, 아무 일 없어도 수시로 웃어야 하며, 자기보다 못한 사람 생각하면서 감사하고 돕겠다는 마음 잃지 말아야 합니다.


생각을 바꾸고, 고치고 다듬고 수정하는 모든 과정은 자기 삶을 부정하는 행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적극적인 행위입니다. 신념과 똥고집을 분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강의 듣거나 책 읽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길을 먼저 걸어간 스승 찾아 배우고 익히면서 무엇이 옳은가 자기만의 신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겠지요. 그래야 고치고 다듬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스크린샷 2025-01-23 085835.png

"그렇게 고집 부리더니 끝내 해내고야 말았구나!"

뭐 이런 멋진 말을 로망으로 삼고 있는 건가요? 깊은 생각이나 전문적인 지식 없이 무조건 자신이 옳다고 우기는 습성으로는 결코 해낼 수 없습니다. 구두 사이즈를 한 치수만 크게 바꿨어도 지금처럼 엄지 발가락 뼈가 휘지는 않았을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 멘탈 강화 바이블!! <황금 멘탈을 만드는 60가지 열쇠>

- 도서구입 바로가기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604407


★ 2월 책쓰기 정규과정 평생회원 모집!!

- 신청서 : https://blog.naver.com/ydwriting/223715308297


KakaoTalk_20250108_153504199.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