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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정성껏 고치다 보면

글이 좋아질수록 삶도 좋아진다

by 글장이


초고를 다 쓰고 사흘쯤 묵혀두었다가 다시 펼쳐 읽어 보면 이게 내가 쓴 글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첫째, 나름 쓴다고 썼는데 어찌 이리 엉망진창인가. 둘째, 내가 언제 이런 생각을 했었는가. 셋째, 고칠 게 태산이라 엄두가 나질 않는다는.


예전에는 아예 기가 질려서 퇴고할 엄두조차 내질 못했습니다. 대충 훑어 읽으면서 몇 군데 손 보는 정도로 수정 작업을 마치곤 했었지요. 그러다보니, 퇴고를 다 끝낸 원고임에도 여기저기 엉망인 곳이 그대로 있는 경우 허다했습니다. 퇴고를 한 건지 그냥 시간만 흘려보낸 건지 분간하기 힘들었지요.


초보 작가 퇴고의 기본은 "첫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모조리 고치고 다듬는다"는 태도입니다. 우리는 초보 작가입니다. 부족하고 모자란 것 투성이죠. 그런 상태로 초고를 마구 휘갈겼으니 문장 하나하나 빈틈이 많을 겁니다. 차분하게 앉아서 꼼꼼하게 작업하는 자세가 아니고서는 글이 나아질 리 없습니다.


퇴고의 가장 큰 적은 조급함입니다. 일단 초고를 다 썼으니 이제 곧 책이 나올 거라는 기대를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마음이 급해지는 게 당연하겠지요. 명심해야 할 것은, 책을 '빨리' 내는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책은 한 번 출간하면 영원히 남습니다. 독자들에게서 잊혀질 수는 있지만, 내가 그 책을 쓰고 세상에 내놓았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충 빨리 출간해버리면 시간 지날수록 후회만 남겠지요. 글을 못 썼다는 사실에 대한 후회가 아닙니다. 왜 한 번 더 살피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허락한 상태에서 한 꼭지 한 꼭지 정성 다해 읽고 다듬어야 합니다. 틀린 걸 바로잡는다거나 부족한 내용을 채우는 것도 퇴고입니다만, 그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표현"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퇴고라 할 수 있겠지요. 우리가 쓴 글은 언제나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퇴고는 끝내는 게 아니라 멈추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 겁니다.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40명 예비 작가님들과 제 231회 "이은대 문장수업" 함께 했습니다. 예비 작가가 쓴 다섯 편의 초고 일부를 화면 상단에 띄워놓고, 그 아래쪽에다 실시간으로 수정/보완 작업을 하면서 해설을 덧붙이는 수업입니다. 이른바 "라이브 퇴고 쇼"라고 하지요.


실제로 글을 고치는 작업 눈으로 보면서 귀로 듣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문장 공부라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거나 강의 들으면서 이론만 공부하는 것보다 글을 쓰고 고치는 실전을 경험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글쓰기는 이론이 아니라 실전이기 때문입니다.


배우고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힘으로만 쓰고 고치는 것은 "초고를 초고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백 번을 고쳐도 썩 나아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독서를 통해 문장을 익히거나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으로부터 배우면서 '의도적인 공부'를 해야만 글쓰기 실력 점점 좋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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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업을 진행하면서 흐뭇하고 기쁜 순간이 있는데요. [자이언트 북 컨설팅]과 몇 개월 혹은 몇 년간 함께 하고 있는 수강생들의 글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입니다. 문장수업에 올리는 발췌한 글을 읽다 보면, 이게 정말로 그 작가님이 쓴 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확 달라진 모습 느끼는 거죠. 그 순간의 기쁨과 희열은 이루 말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제가 가는 길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우리 작가님들 통해서 증명하는 셈입니다. 가르치면서도 더 감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야이든 공부하는 이유는 더 나아지고 좋아지기 위해서입니다. 글 공부 꾸준히 하면 당연히 글도 좋아지고, 아울러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글도 삶도 모두 좋아질 수 있다면, 당연이 정성을 쏟아야 하겠지요. 건성으로 대충 겉핥기식으로만 쓰고 고치는 정도로는 성장이나 변화를 경험하기 힘듭니다. 안 할 거면 말고, 할 거면 제대로 해야겠지요. "이은대 문장수업"이 우리 초보 작가님들에게 큰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심란하고 괴로울 때, 차분하게 앉아 문장 하나하나 고치고 다듬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는 걸 느낍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흔들리고 휘둘리는 마음이지요.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 나아갈 수 있도록 문장에 삶을 기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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