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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믿어주는 사람

절대적 신뢰가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

by 글장이


이혼한 친구가 있다. 술만 마시면 장모였던 사람 흉을 본다. 뭔가 단단히 맺힌 게 있나 보다.


- "김서방이 최고야!" 장모님은 항상 내 앞에서 엄지를 치켜드셨어. 난 정말이지 장모님만이 나를 아껴주고 챙겨준다 믿었거든. 아내와 싸웠을 때도 장모님은 내 편을 들어주셨어. 그런데 말이야.


실컷 칭찬 잘하다가 엉뚱한 이야기를 꺼냈다.


- 내가 화장실에 있는 걸 몰랐는지, 거실에서 아내와 장모가 대화하는 걸 들었거든. "능력이 없으면 몸으로라도 때워야지, 저렇게 허구한 날 놀고 먹으면 어쩌란 말이냐." 지금 저 말을 내 장모가 한 말이 맞나 싶을 정도였어. 아내한테 대놓고 내 흉을 보는데 아주 살벌하더라니까. 그때부터였어. 아내를 비롯해서 아내 가족 모두에게 아주 정이 뚝 떨어져버렸지.


눈앞에서는 우리 사위 최고라고 하면서 뒤에서는 욕을 해댔으니 친구 속이 뒤집어진 것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 내가 살아온 인생 돌아보면, 뭐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나 싶은 생각도 든다. 앞에서는 좋다 하고 뒤에서는 흉 보고. 분하고 괘씸하지만 어쩌겠는가. 아무튼 이혼했으니 더 말할 것도 없겠다.


문득, 돌아가신 장모님 생각이 났다. 사업 실패하고 모든 걸 다 잃었을 때조차 "난 이서방을 믿네. 자네는 꼭 다시 일어설 걸세."라며 나보다 더 나를 믿어준 사람. 딸의 행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위를 믿어준 게 아니라, 당신은 진정으로 나를 향한 절대적 신뢰를 보여주셨다.


혹시나 싶어 아내를 슬쩍 떠 본 적도 있으나, 장모님은 내가 없을 때에도 아내에게 "이서방한테 잘해라"라며 믿음직한 말씀만 하셨다고 한다. 살아계셨더라면 지금 내가 만들어낸 이 삶을 충분히 보여드리고, 당신의 믿음 덕분에 내가 이렇게 다시 살게 되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은데.


사는 건 힘든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렇다. 억지로 힘을 내어 한 걸음 나아갈 때도 있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그냥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피곤하고 지친다.


그럴 때 우리로 하여금 가장 큰 힘과 용기를 내도록 만드는 것은 나를 향한 누군가의 절대적 믿음이다. 넌 해낼 수 있어! 넌 잘할 거야! 네가 언제까지 이렇게 힘들기만 할 건 아니잖아! 난 널 믿어! 넌 참말로 소중한 존재야!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서 사사로운 감정조차 내 것이 아니다 싶을 때, 그래서 평소 내 모습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사람처럼 굴 때. 그럴 때 누군가 나를 향한 절대적 신뢰의 말을 건네주면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은 것처럼 마구 힘이 솟는 것이다.


얼마 전에도 사람 때문에 힘든 시간 겪었다. 10년 세월이라 이제 적응할 만도 한데,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여전히 깊고 아프다. 아닌 척 내색하지 않고 강의도 하고 글도 쓰고 책도 읽는데, 가슴팍에 돌멩이 하나가 꿈쩍도 않고 박혀 있는 듯했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누군가 카톡으로 보내 준 짧은 문장 하나. 그래! 맞다! 나 소중한 사람이었지! 이렇게 찌질하게 아프다 괴롭다 주저앉아 있을 만한 존재가 아니잖아! 그 작은 문장이 마치 토르의 묠니르처럼 내 손에 쥐어졌다. 천둥이 내려쳤고, 나는 다시 일어섰다.


존재 가치에 대한 믿음은 그 어떤 벽도 돌파할 수 있게 해 준다. 서럽고 서글프고 억울하고 분해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싶을 때에도, 누군가 자신을 흔들림 없이 믿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다.


"나를 절대적으로 믿어 주는 사람이 없어요!"

그럴 리도 없겠지만, 만약 정말로 주변에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 든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다른 사람을 절대적으로 믿어주어야 한다. 내가 먼저 믿으면, 나를 향한 믿음도 만들어질 수 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말은 나도 누군가를 믿지 못한다는 뜻이다. 마음은 항상 내 쪽에서 먼저 열어야 한다. 어떤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면, 내가 먼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슷한 사람들이 몰려온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군가를 믿으라고 하는 말이 참 어색하고 민망하기까지 한데. 그래도 사람을 믿는 마음이야말로 인생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지선 아니겠는가. 정치하는 사람들 말 바꾸고 전략 바꾸는 모습만 보면 세상에 믿을 인간 없다 싶지만, 구더기 무섭다는 이유로 나의 삶조차 믿음 없는 공간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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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믿어주는 사람은 누구인가. 당신은 누구를 믿는가. 내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해도 무조건적으로 나를 믿어주는 사람 있다면, 아, 그 인생 얼마나 든든하고 행복할 것인가!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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