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인가, 잡담인가

의미 있는 소통, 깊이 있는 생각

Apr 18. 2025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질문 또는 어떤 대화가 오갈 때가 많은데요. 처음에 저는, 그 모든 메시지에 일일이 답하는 것이 정성이고 사랑이라 믿었습니다. 메시지를 받고도 답하지 않는 것은 곧 '무시'라 여겼고, 제가 보낸 메시지에 답하지 않는 사람들도 경우에 어긋나는 태도라 생각했었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 생각은 틀렸습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중요한 업무나 대화가 오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농담이나 잡담에 불과했지요. 심지어, 저 사람은 내게 진심이다 라고 믿었던 사람조차 나중에 알고 보니 그저 심심풀이 땅콩으로 저를 이용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집중을 말하는 겁니다.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 때문에 상당한 집중력과 몰입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일을 하다가도 수시로 폰을 열어 메시지나 영상을 보고, 글을 쓰다가도 시시때때로 휴대전화를 뒤집어 확인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자신이 그렇게 분 단위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행위가 아무 문제도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집중력은 고정된 능력이 아닙니다. 누구나 더 깊이 집중할 수도 있고 더 산만해질 수도 있습니다. 더 깊이 집중하면 성과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꿈과 목표를 이룰 가능성도 커집니다. 더 산만해질수록 일하는 시간만 늘어가고 기대 만큼 결실 맺기 어려워집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키우고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인공지능 세상에서 우리 인간이 인간다운 지위와 체면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도의 집중과 몰입으로 자기 분야 전문가가 되는 것뿐입니다.

집중해야 하고, 공부해야 하며, 가치를 생산해야 합니다. 글쓰기 분야에 맞게 바꾸자면, 집중해서 글 써야 하고, 강의 열심히 듣고 책 읽어야 하며, 글 쓰고 책 출간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행위를 고도의 집중과 몰입 상태로 매일 반복할 때, 비로소 인공지능에 밀리지 않는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비대면 시대입니다.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메시지 주고받는 양이 훨씬 많은 세상이지요. 이왕이면,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유용하고 힘이 되고 의미 있고 가치로운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편이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종일 저의 휴대전화로 날라오는 메시지 중 90퍼센트는 아무런 쓸모도 의미도 없는 내용들입니다. 물론, 사람과 사람이 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데 있어 꼭 필요와 의무와 쓸모만 따질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듯합니다. 잡다한 농담과 아무 쓸데 없는 메시지가 넘쳐나는 것이지요.

만약 누군가 이런 잡다한 이야기들을 모조리 차단하고, 오직 자신이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고 몰입한다면 그의 성과는 지금보다 열 배는 넘을 겁니다. 책 쓰는 작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마트폰 열어 보는 시간 싹 다 없애면 하루 한 꼭지 얼마든지 쓸 수 있을 테지요. 시간 없다는 말 쏙 들어갈 겁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에 일일이 답하지 않는 것은 제가 그들을 무시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저 제 할 일을 하느라 곁을 두지 않을 뿐입니다. 제가 종일 스마트폰만 끼고 앉아서 이런 저런 잡담과 쓸데없는 얘기만 늘어놓느라 시간 다 보내면, [자이언트]는 금세 망하고 말 겁니다.

상대를 아끼고 귀하게 여긴다면, 메시지에도 진심을 담아야 합니다. 그저 우스갯소리나 지껄이고 농담이나 던지고 그러면서 "가볍게 웃으며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없지는 않을 텐데요. 자기 행복 위해서 남 귀한 시간 뺏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태도인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갈수록 더 인공지능과 기계 문명이 발달할 겁니다. 사람이 자기 머리로 깊이 생각하는 시간 점점 더 줄어들 테고요. 이렇게 계속 가면 결국 인간은 기계에 속박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제 우리,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깊이 있는 공부를 해야 할 때입니다. 하루 한 번, 고도의 집중과 몰입 시간을 가져야만 합니다.

스마트폰만 꺼도 누구나 다 책 출간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만 꺼도 사랑하는 사람 눈 훨씬 깊이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만 꺼도 고개 들어 하늘 보는 시간 훨씬 많을 겁니다. 문명의 혜택이 될 것인가. 아니면 삶을 망치는 저주가 될 것인가.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