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찾지 말고 눈앞에서 시작하라
오늘 보는 것이 글감입니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이 소재입니다. 글감과 소재에서 주제를 뽑아내는 것이죠. 이 모든 걸 스토리텔링으로 엮으면 한 편의 글이 됩니다. 당연히 메시지도 장착되어야 하고요.
초보 작가들의 경우,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시선과 생각이 인생 전체로 흐르는 경향 있습니다. 네, 물론 자신이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감동과 지식과 지혜를 전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이지요. 하지만, 생각의 범주와 힘이 아직 인생 전체를 아우를 만큼 크고 탄탄하지 않을 때는 전체를 보려는 시도가 힘들고 어려울 따름입니다.
동네 지나다니는 고양이를 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은 동물원에 가서 사자를 봐도 참한 글 쓰기 힘듭니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일상을 글에 담지 못하는 사람이 인류와 인생과 우주를 끌어오려 한들 제대로 쓸 수 있겠습니까.
감옥에서 처음 글 쓰기 시작했을 때, 그럴 듯하고 멋진 글 쓰려다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글쓰기 포기하려고 했었지요. 그러다 어느 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어차피 지금은 감옥에 있으니, 여기서 쓴 글을 누가 읽을 것도 아니고, 그냥 그림일기 수준으로 하루 일상과 생각을 정리하는 정도로만 쓰자.
이후로 저는 아무런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쓰는 행위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가벼우니 생각도 자유로왔고, 그래서 쓰면 쓸수록 참한 메시지 장착하는 실력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다 큰 어른이 그림일기 수준의 글을 쓰려고 하면 자존심도 상하고, 내가 지금 이런 정도의 글밖에 쓰지 못하는가 스스로 한심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럴 필요 절대 없습니다. 초보 작가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두 가지뿐입니다.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 그리고, 자신이 쓰고자 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종이에 옮겨 적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 이 두 가지를 해낸 후에야 흔히 말하는 '그럴 듯한 글'도 쓸 수가 있는 법이지요.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39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69기, 4주차" 함께 했습니다. 글 쓰는 기본 순서는 "소재에서 주제로, 주제에서 주제문으로, 주제문에서 이야기로, 이야기에서 메시지로" 이어집니다. 출발에 해당하는 소재에서부터 막히면 글쓰기는 계속 힘들고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소재에서부터 막히는 이유는,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쓸거리를 찾으려는 시도에서 비롯됩니다. 지금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들, 지금 들리는 것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글감을 찾아야 합니다.
방금 제가 '찾아야 한다'라고 썼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이것도 틀린 표현입니다. 글감은 작가가 정하는 겁니다. 세상과 타인이 인정해야 글감이 되는 것이 아니고요. 작가인 내가 "이것을 글감으로 삼겠다!" 결정하면 그뿐이지요. 오늘,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모든 풍경과 사물과 사람이 모두 글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울러, 머리로만 글을 쓰는 사람도 많고, 형식적으로 글쓰기를 '해치우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요. 초보 작가임을 인정하고, 그에 어울리는 겸손과 성실한 태도를 갖춰야 합니다. 대단한 글을 쓰지는 못하더라도, 진실한 글을 쓸 수는 있어야겠지요. 글은 손으로 쓰는 것이며,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정성을 담아야 하는 그릇'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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