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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력, 강사는 왜 애를 써야 하는가

무대 위에서 혼을 담아야

by 글장이


"매일 글을 써야 습관으로 만들 수 있고, 글쓰기가 습관이 되어야만 책도 출간할 수 있다."라고 강조합니다. 강의할 때마다 수강생들에게 글쓰기 습관의 중요성과 습관 만드는 방법에 관해 안내하고 반복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는, 저도 모르게 몸이 모니터 앞으로 바짝 다가갑니다. 온라인 강의를 할 때는 제가 앞으로 다가가는 것이 별 의미가 없는데도, 자꾸만 수강생들 귀에 대고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지요.


오프라인 강의장 무대에 설 때도 다르지 않습니다. 무대에만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수강생들 사이사이로 걸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합니다. 중요한 내용, 그들이 반드시 실천하고 따르고 변화하길 간절히 바라는 내용을 말할 때는 목소리도 커지고 몸도 앞으로 숙여지는 거지요.


학창시절 여러 부류의 선생님들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과목 선생님은 목에 핏대를 세우고 침 튀겨가며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애썼고, 실제로 우리가 공부를 제대로 해서 삶의 방향을 잘 잡아나가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반면, 어떤 선생님은 그냥 자신이 맡은 과목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형식적으로 때우기만 하면 된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 교사들은 우리 학생들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텅 빈 공간에서 혼자 발표 연습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었지요.


직업이 강사라면, 적어도 자신의 강의를 듣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돈벌이 목적으로 강사 한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 때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강의하는 것은 직업적 가치와 본질과 인간으로서의 태도에 어긋나는 것이죠.


작가는 독자를 위해 글을 써야 하고요. 독자는 또 다른 이를 돕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읽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강사는 청중이 자신의 강의를 듣기 전과는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온 마음 다해 강의해야 합니다.


네, 충분히 이해합니다. 시간당 얼마 되지도 않는 푼돈 받아가며 멀리까지 운전해 가서는 관심도 없고 집중도 하지 않은 채 졸기만 하는 청중을 대상으로 무슨 정성과 진심 담은 강의를 할 맛이 나겠습니까. 저도 그런 기업 강의와 공공기관 강의 다 해 보았습니다. 힘 빠질 때도 많고, 내 의지만큼 따라주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실망할 때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로든 자신의 업에 "대충, 건성으로, 시간 때우기" 등의 말이 섞인다면, 차라리 다 때려치우고 다른 직업 택하는 게 낫습니다. 자신도 힘들고 남들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 형식적 강의를 할 거면, 무엇 하나라도 자신과 타인에게 도움 되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나을 겁니다.


왜 강사를 합니까? 돈 벌기 위해서, 무대 위에 서는 게 좋으니까, 스포트라이트 받으면 행복하니까, 내가 아는 무언가를 타인에게 나누는 즐거움이 있으니까. 모두 좋습니다.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그 모든 이유를 뒤로 하고 반드시 명심해야 할 한 가지가 있습니다.


강사는 다른 사람 인생에 변화를 심어 주는 존재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주제로 한 시간짜리 강의를 하게 되었다고 칩시다. 그 주제에 관해 강의를 들은 청중은 이전과를 다른 눈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지든, 사람 보는 눈이 달라지든, 공부하는 태도가 달라지든, 지식과 정보를 익히게 되든, 당장 실천할 무언가를 알게 되든, 일상을 살아가는 태도가 달라지든....


물론, 모든 청중이 자신의 강의를 귀담아 듣는 것도 아니고, 또 모든 청중이 자신이 들은 강의를 제대로 익혀 실천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청중의 태도가 바르지 못하다 하여 강사인 나의 태도까지 엉망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나는 나 대로 최선을 다하고, 어떻게든 청중에게 도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혼을 담아야 하는 겁니다.


정치에만 포퓰리즘이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최근 주변 강사들을 보면, 단순히 청중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많이 웃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강의하는 경우 자주 느낍니다. 어떻게든 두 시간 때우기만 하면 된다는 사람도 있고, 수강생들이 말을 안 들으니 나도 그냥 대충 해야겠다는 말을 버젓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강사 평가는 청중이 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스스로 부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강의자료 급하게 대충 정리해서, 노래 가사 외우듯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강의는 그야말로 최악입니다.


두 시간 강의하려면 스무 시간 준비해야 합니다. 준비 끝나면 두 시간 리허설도 해야 합니다. 기존에 많이 했던 강의라도, 이번에 만나는 청중은 또 다른 존재라 여겨야 합니다. 듣는 사람이 달라지면 강의하는 나도 달라져야 마땅하겠지요. 준비할 때도 정성 다해야 하고, 무대 올랐을 때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역량이 부족하다 싶으면 죽기살기로 공부하고 훈련해야지요. 그런 태도로 임해야 비로소 "업(業)"이라 부를 만합니다.



잔머리 굴리며 요령껏 강의 다니면서 제법 돈 많이 버는 강사도 숱합니다. 글쎄요. 그걸 능력 있는 강사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강사로서 진정한 지성과 품격은 외모나 말빨에서 비롯되는 게 아닙니다. 강의 직전까지 얼마나 혼을 담아 준비하는가. 그리고, 무대에 섰을 때 수강생들 삶의 변화를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강의하는가. 이것이 강사로서 평가받는 주요 항목이 되어야 하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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