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불안하다는 사람들을 위하여
불안이라는 감정은 참 묘합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별 일 아닌데도 밤에 잠을 설치게 만들며, 해야 할 일 많은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게 하지요. 마음속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이래도 괜찮을까?’, ‘혹시 잘못되면 어쩌지?’ 하는 질문이 올라오고,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스스로를 점점 더 옥죄는 경험.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주변을 보면 다들 불안을 달고 살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이 가장 무섭다는 친구가 있었지요.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세상이 고요해지는 순간 갑자기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미칠 것 같다고 하더군요. 또 어떤 사람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가 무섭다고 했습니다. 해야 할 일, 닥쳐올 상황, 혹시 모를 실수와 실패에 대한 걱정이 머릿속을 휘감아 하루를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하고 지친다고 했습니다.
아이러니합니다. 우리는 분명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음에도, 마음은 언제나 앞서가고 있었습니다. 그 앞서가는 마음이 불안이라는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겁니다.
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마다 ‘내가 이걸 잘 해낼 수 있을까’, ‘혹시 망하면 어쩌지’, ‘남들이 뭐라고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나를 비난하는 것도 아닌데 미리 상상 속에서 비난을 만들어내고, 그것에 상처받고, 스스로 움츠러드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할까?"
질문을 던진 순간이 시작이었습니다. 단순한 답을 구할 수 있었지요. 불안은 ‘지금이 아닌 시간’에 마음이 머물러 있을 때 생긴다는 사실 말입니다. 불안은 언제나 미래에서 찾아왔습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 아직 보지도 못한 문제들. 그러니까 저는, 지금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나중’을 두려워하며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불안을 없애기 위해 제 마음을 ‘지금 이곳’으로 되돌리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이나 생각도 습관이라 수시로 어디론가 달아나곤 했습니다. 하지만 작은 연습들을 통해 서서히 제 자리를 찾기 시작했지요. 모든 변화의 첫걸음은 바로 이 마인드셋 하나였습니다. "불안은 내가 만들어낸 생각일 뿐이다."
처음엔 이 문장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부분 불안은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거든요. 아직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제가 만들어낸 시나리오에 불과했습니다.
'이번 일 실패하면 인생 망할 거야.' 사실, 하나의 실패로 인생 망한 사람 생각보다 드뭅니다. 오히려 실패를 계기로 더 단단해지고, 방향을 바꾸어 더 좋은 길을 찾은 사람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가능성을 애써 무시한 채,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에 마음을 맡기고 있었던 거지요.
생각의 틀을 하나씩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불안이 올라올 때, ‘이건 실제로 벌어진 일인가? 아니면 내 생각에 불과한 것일까?’ 하고 자문했습니다.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숨을 쉴 수가 있었지요.
중요한 것은, 불안하다는 느낌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 겁니다. ‘또 이런 생각이 들었구나, 그래도 괜찮아.’ 하고 마음속에서 스스로를 안아주는 연습을 했습니다. 불안을 없애려 애쓰기보다는, 불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첫 번째 단계였습니다. 거기서부터 진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또 하나 갖춰야 할 마인드셋은 ‘모든 것은 흘러간다’는 생각입니다. 불안도 감정이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불안이란 감정에 저항하면서 더 오래 붙들고 있곤 하지요. 파도가 밀려왔다가 다시 빠져나가듯, 불안도 잠시 머물다 지나갈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요동칠 때마다 속으로 되뇌어야 합니다. ‘지금은 그냥 이런 순간일 뿐이다.’ 그렇게 말해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겁니다. 마치 머릿속에서 뒤엉킨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는 기분이 드는 거지요.
무엇보다 불안을 이기는 핵심은 역시 ‘행동’입니다. 불안할 때 우리는 멈춥니다. 가만히 앉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그러다 걱정이 증폭되지요. 작은 행동이라도 시작하기만 하면 불안은 줄어듭니다.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불안은 현실이라는 행동 앞에서 힘을 잃게 되어 있습니다.
불안이 올라올 때마다 책상 정리를 하거나, 물을 마시거나, 글을 씁니다. 간단한 행동 하나만으로도 생각의 흐름이 바뀌고, 감정이 잦아듭니다.
많은 사람이 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나야만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불안도 감정이며 삶의 일부입니다.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불안이 올라와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태도, 불안 속에서도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배짱을 키우는 것이 진짜 마인드셋입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불안과 나란히 걷는 법을 익히다 보면 어느새 불안이 두렵지 않은 날이 오게 됩니다.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있다면, 너무 멀리 가지 말고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 보길 권합니다. 아침 햇살 느끼기, 커피 한 잔의 향기를 음미하기, 호흡 깊게 하기. 이런 소소한 순간들 속에 마음은 제자리를 찾아옵니다. 작은 평온이, 생각보다 훨씬 큰 위로가 되어줄 겁니다.
불안도 괜찮습니다. 불안도 인간 감정의 하나입니다. 꼭 필요하니까 신이 불안이라는 감정을 만든 거겠지요. 억누르지 말고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래,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괜찮아. 괜찮아.’ 이렇게 말해주는 순간, 이미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것이죠.
불안을 없애는 첫걸음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마음을 다그치지 말고, 오늘 하루 천천히 살아가는 거지요. 마음속 평온이 나에게 다시 말을 걸어오고, 나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갖게 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 책쓰기 무료특강 : 5/27(화) 오전&야간
- 신청서 : https://blog.naver.com/ydwriting/223861356433
★ 중년의 품격!! <나이 오십은 얼마나 위대한가>
이은대 열 번째 신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 도서구입 바로가기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2106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