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싸우는 이유

복에 겨운 삶인데

by 글장이


죗값을 치른다는 차원에서 매일 매 순간 고개 숙여 반성하고, 잘못을 뉘우치며, 앞으로는 착하게 살 거라 참회하는, 감옥이 그런 곳인 줄 알았습니다. 물론, 그렇게 반성하고 성찰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겠지요. 하지만, 제가 그 곳에서 만난 대부분 사람은 또 다른 사회에서 그냥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조금 과장하면,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매일 싸웠습니다. 같은 방을 쓰는 사람끼리 싸우고, 옆 방 사람과도 싸우고, 30분 운동 시간에도 싸우고, 한밤중에도 싸웠습니다.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칠 것만 같았는데, 툭하면 둘 셋 멱살 잡고 고성 지르고 주먹다짐 오가며 싸움질을 하니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말도 못합니다. 아! 내가 이렇게 죗값을 톡톡히 받는구나! 생각 들 때도 있었고요. 그래, 사람들이 이런 수준이니 다들 여기 감옥에 와 있는 거겠지. 삐딱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똑같은 사람인데요. 그 안에서 무슨 프로젝트 협업하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부딪칠 일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들은 대체 왜 매 순간 싸우는 걸까요?


첫째, 잠재된 이기심 때문입니다. 저는 그 안에서 참말로 '잘난 사람' 많이 만났습니다. 대체 이런 사람이 어떻게 감옥에 오게 되었을까 궁금했지요. 네, 맞습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나 잘났소' 하는 이들입니다. 그러니, 자기보다 못난 사람들과 어울려 있으면 싸움이 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둘째, 증오심 때문입니다. 원인이야 뭐가 됐든, 일단 감옥에 오게 되었다는 사실은 인생 망쳤다는 뜻이지요. 잘못을 저질렀다는 반성도 하루이틀입니다. 세상을 향한 분노, 사회를 향한 증오, 다른 사람들을 향한 시기와 질투 등 모난 심정이 부풀어 오르다 결국 터지는 겁니다.


셋째, 시야가 좁기 때문입니다. 맨날 보는 거라곤 꽉 막힌 좁은 방에 똑같은 죄수복 입은 사람들뿐이니 마음까지 좁아지는 거지요. 마음 넓게? 그 안에서는 그런 게 없습니다.


넷째, 바람은 많은데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고, 먹고 싶은 음식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할 수 없지요. 사람이 마음속에 갈망이 큰데 이룰 수 있는 게 없으면 한이 쌓입니다. 그게 다 겉으로 터져나오는 겁니다.


다섯째, 가치 생산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존재는 존재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살아갈 맛이 나게 마련이지요. 먹고 자고 싸는 거 말고는 아무 하는 일이 없으니 인생을 낭비하는 겁니다. 그런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머리 꼭지가 도는 겁니다.


감옥 안에서 사람들이 왜 그리도 많이 싸우는가 몇 가지 이유를 짚어 보았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세상으로 다시 돌아와 보니, 밖에 사는 사람들도 뭐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 돕기는 커녕 자기 이익밖에 챙길줄 모르고, 자기보다 조금만 잘나간다 싶은 사람 있으면 시기하고 질투하며, 넓은 세상 살면서도 생각은 좁아 터져서 자기만 옳은 줄 알고, 뭐 하고 싶다 말만 할 뿐 행동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 생산이나 도전에 적극적이지 않고 매일 똑같은 하루만 되풀이한 채 살아갑니다.


적어도 밖에 살고 있다면, 감옥에 갇히는 불행한 일 겪지 않는다면, 사람답게 멋지게 근사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밖에 살면서도 감옥에 갇힌 사람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면, 그게 무슨 인생이겠습니까.


감옥에 다녀온 경험이 지금 제 삶에 큰 의미를 주고 있습니다. 속상하고 분하고 원통할 때, 적어도 그 안에서 괴롭게 살던 시절보다는 낫지 않은가 스스로 생각하게 되는 거지요. 그러면 마음이 순식간에 훅 하고 풀어집니다.


사람한테 뒷통수 맞고 절망과 좌절의 시간 보내다가도, 최소한 감옥에 가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저 자신에게 말합니다. 그럼 또 견딜 힘이 생겨나는 거지요.


피곤하고 지쳐 입에서 하품이 끊이질 않을 때, 그 안에서는 하고 싶어도 못하던 일 얼마나 많았던가 떠올리면서 다시 힘을 내곤 합니다. 입맛 없고 반찬 별로일 때, 그 안에서는 이런 정성 담긴 음식 구경도 못해 봤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면서 맛있게 먹는 거지요.


세상에는 항상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위를 보면서 살면 끊임없는 결핍과 허영에 적게 되고요. 아래를 보면서 살면 감사하고 만족스러운 인생 살게 되는 겁니다.


죄를 짓지 않은 것만 해도 아름답고 훌륭한 일이지요. 그런데, 죄 짓지도 않은 사람이 왜 그렇게 불행하고 괴롭게 살아갑니까. 마음을 조금이라도 크게 가지면 좋겠습니다. 무슨 성인군자처럼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란 말은 차마 할 수 없겠지요.


그러나, 어제보다 조금 덜 짜증 부리고, 어제보다 조금만 더 이해하고, 어제보다 한 걸음만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정도의 노력만 기울여도 삶은 달라질 겁니다. 지금 우리가 앉아 있는 이 곳이 감옥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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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곳에 갇혀 죗값 치르는 사람들처럼 꽉 막힌 상태로 살지 말고, 하늘 한 번 쳐다보는 여유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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