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몰랐던 사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가

by 글장이


감옥에 있을 때 일입니다. 거기가 어떤 곳인지 알면서도, 저는 매일 딴 세상에 있는 사람처럼 매일 글을 썼습니다. 참혹하고 외롭고 벌받는 곳이지요. 얇은 노트 한 권, 그리고 뭉툭한 볼펜 한 자루. 그것이 감옥에서 저를 견디게 해 준 유일한 도구입니다.


어느 날, 운동 시간에 운동장을 서성이며 몸을 풀고 있는데, 같은 방 쓰는 사람 한 명이 곁에 와서 말하더군요. "은대씨, 방 사람들이 은대씨한테 미친놈이라고 하는 거 알아요?"


아침에 눈 뜨면 글 쓰고, 종일 노트와 펜을 붙들고 있고, 밤에 이부자리 펼쳐놓고 엎드려 글 쓰고. 매일 이러고 앉았으니 방 사람들이 아마 저를 정신병자로 취급했나 봅니다. 어쩐지 아무도 시비도 걸지 않고 말도 붙이지 않더라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방 사람들이 저를 경계한다는 걸 저만 몰랐습니다. 덕분에 수감생활 조금은 편하게 할 수 있었지요.


수업도 열심히 듣고 저와의 소통에도 아무 문제가 없던 모 작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알고 봤더니, 제 강의 자료와 내용을 도용해 다른 곳에 가서 돈 받고 강의하고 있더군요. 어찌나 화가 나고 속이 상하던지요.


사람한테 속고, 사람한테 뒷통수 맞고. 그 충격 쉽게 가시질 않는 겁니다. 당장 그 인간 잡아다 멱살이라도 잡고 한 대 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지요. 문제는, 이후로 강의 시간마다 눈앞에 앉아 있는 수강생들기 곱게 보이질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대표님, 많이 힘드시죠? 우리 작가들이 대표님 걱정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얼른 마음 추스리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세요."

저만 몰랐습니다. 어느 한 사람 때문에 다른 모든 수강생들을 불신하고 있던 저를,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응원하고 아껴주고 염려해주고 있다는 사실을요.


수업 시간마다 졸고 있는 수강생이 있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저렇게 매번 아예 자다시피 눈 감고 있을 거면, 차라리 수업을 듣지 말고 그냥 편하게 자는 게 낫지 않을까. 졸음을 참아가며 수업 듣는 게 기특하게 여겨지는 게 아니라, 내 수업을 무시하는 건가 하는 뾰족한 생각만 들었던 거지요.


새벽부터 김밥 말아서 지하철 역에 가서 팔고, 오전부터 밤까지 종일 식당에서 일하고, 부서질 것 같은 몸을 부여잡고 밤 9시에 제 수업을 들었던 겁니다. 저만 몰랐습니다. 글도 쓰고 싶고 책도 내고 싶은데 형편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중노동을 하면서 강의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요.


수강생들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저한테 말하는 게 아니라서, 그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합니다. 이것은 저의 정성과 관심 부족 탓이지요. 수많은 수강생들 개인의 입맛에 다 맞춰 강의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코치라면 누군가를 함부로 단정하거나 선입견 갖는 태도는 절대 갖지 말아야 합니다.


살다 보면 미처 몰랐던 사실을 깨닫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내가 살아온 경험과 교육 받은 내용과 주변 사람들 영향 받은 생각과 철학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재단하는 습성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속사정 따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판단하고 추측하는 버릇이 생기는 거지요.


누군가 나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면, '니가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리 말하는가' 당장 쏘아붙이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는 것에는 발끈하면서, 정작 저는 늘 다른 사람을 제멋대로 평가하며 살았던 겁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알고 있는 범주 내에서만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알고 있는 범주'가 과연 참이고 정의이고 마땅한 내용들로만 이루어져 있을까요? 그것이 인생 전부일까요? 결코 아니겠지요. 세상과 인생 진리 천만분의 일도 제대로 알지 못할 겁니다. 고작 그런 정도의 지식과 정보와 경험으로 세상과 타인을 판단하며 살아간다니, 우리는 참으로 어리석은 존재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거지요.


사업 실패하고 무너졌을 때, 왜 하필이면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가 한탄하고 억울해했습니다. 시간 한참 지나고서야 알게 되었지요. '하필이면 나한테' 시련과 고난이 생기지 말아야 하는 법도 없다는 사실을요.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돈을 잘 벌고 더 성공하는 모습 볼 때마다 속이 뒤틀렸습니다. 나보다 노력도 적게 하고, 나보다 잘난 것도 없는 저 인간이 왜 나보다 더 나은 인생을 사는가. 저만 몰랐습니다. 타인의 성공과 행복에 축복을 빌어주는 자만이 자신도 성공과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요.


고난과 역경을 마주할 때마다 저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왜 이리도 못났을까. 왜 그리 어리석은 선택을 했을까. 왜 더 노력하지 못했을까. 자책과 자괴가 잠시도 저를 편안하게 두질 않았습니다. 저만 몰랐습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온전한 나로서의 가치'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요. 나는 그저,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되는 거였습니다.


나만 몰랐던 세상과 인생의 진리가 가득했습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남은 인생을 지난 인생처럼 어리석게 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나만 모르는 세상과 인생의 진리가 아직도 많고 많습니다. 죽는 날까지 머리 숙이고 겸손하게 살아가야 할 이유입니다. 뭘 좀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더 이상 채울 수 없는 법이지요. 내가 무엇을 알고, 또 무엇을 모르는가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만이 늘 공부하며 자신을 채워나갈 수 있습니다.


뭘 좀 안다 싶으면 매일 매 순간 싸워야 하고 이겨야 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그 인생 참으로 피곤하지요. 그저 모르는 것 투성이다 인정하고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인다 생각하면서 살면, 내 마음이 세상 고요하고 평온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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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모르는 세상 진리가 많이 있습니다. 책 읽고 글 쓰면서 공부합니다. 오늘도 무언가 나만 몰랐던 사실 하나를 깨닫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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