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와 아픔도 소중한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여야
제게는 깊은 상처가 몇 있습니다. 그 상처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성격도 그닥 부드럽지 못합니다. 원칙을 깨트려 인생 망한 적 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원칙을 고수하려 애씁니다. 개인적으로 친분 관계 있던 사람들이 제가 원칙을 우선할 때마다 전혀 다른 사람 같다며 곁을 떠나기도 합니다.
화가 많은 편입니다. 아무 때나 무작정 화를 내는 것은 아니고요. 제가 지향하는 인생 방향과 어긋날 때 화를 냅니다. 화를 내는 것 자체는 좋다 말할 수 없겠지만, 덕분에 쓸데없는 일에 시간 빼앗기는 일은 많이 줄었습니다.
상처도 많고 화도 많고 원칙을 중요시합니다. 한 마디로 차갑고 냉정하고 틈이 없지요. 때로 주변 사람들이 저의 이런 점을 달갑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는 사실 잘 알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성질 좀 죽이고 다른 사람 눈치나 분위기 파악도 좀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조언을 건네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뭐? 그게 나야! 어쩌라고?"
언뜻 보기엔 되게 못됐게 느껴지지요? 뭐 저런 싸가지 없는 사람이 다 있나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분명한 것은, 바로 저 생각과 말 덕분에 다 무너졌던 제 삶을 다시 일으킬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상처와 아픔을 품고 살아갑니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남들 앞에 내보이기 꺼려지는 자기만의 단점과 모난 점 갖고 살아갑니다. 그 모든 상처와 단점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 자유롭고 행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래 전에는 감추기 급급했거든요. 사람들에게 진짜 내 모습을 숨기기 바빴습니다. 들키면 큰일 날 것처럼 노심초사 전전긍긍 살았습니다. 항상 가면을 뒤집어쓴 채 살았으니 무슨 일을 해도 성과가 제대로 나올 리 없었지요.
내 안에 있는 상처와 아픔도 모두 소중한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나서부터, 어딜 가서 누구와 무슨 일을 해도 당당하고 덤덤할 수 있었습니다. 누가 내 비밀을 알아챌까 신경 쓸 필요도 없었고, 혹여 누군가 저를 보며 비난을 해도 "그게 나야!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저를 위축되지 않게 만들어 주었지요.
그냥 되는 대로 제 멋대로 살라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이 가진 상처와 아픔이나 단점도 모두 소중한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인다는 말은, 다른 사람의 상처나 아픔이나 단점도 모두 수용한다는 의미입니다. 내가 그렇듯,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상처와 아픔을 품은 채 살아간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서로 감추고 살 때보다, 서로 인정하고 살아가는 태도가 훨씬 유쾌하고 행복합니다. 나의 단점을 내세워 사람들과 싸우자는 게 아닙니다. 내게 이런 상처와 아픔과 부족한 면이 있고, 나는 그걸 채우기 위해 노력할 테니, 당신들도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 달라 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죠. 상대도 마찬가지고요. 서로 감추고 숨길 때보다 유대감 훨씬 깊어집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저는 전과자입니다!"
10년 전, 강의 무대에 처음 섰을 때 이렇게 인사했습니다. 이후로 언제 어디에서 강의하든 저의 첫 인삿말은 한결 같았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충격 받았고, 저는 무슨 범죄자 쳐다보듯 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강의장을 나가버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의 믿음이 옳다는 게 증명되었지요. 사람들은 저를 신뢰했고, 나아가 저를 응원해주기까지 했습니다. 저를 통해 자기 삶을 보는 사람도 많아졌고, 저의 도전과 성취를 보면서 간접 체험을 하는 사람도 늘어갔습니다.
"그게 나야! 어쩌라고?"
이 말 속에는 나와 내 삶으로 타인을 돕겠다는 의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돕지 않을 거라면 굳이 내 상처와 아픔을 까발릴 아무런 이유가 없겠지요. 내가 이런 인생을 살아왔고, 그 인생에서 배운 점이 이러하니, 당신들의 삶에도 도움 되었으면 좋겠다 하고 깨달은 점을 전하는 것이죠. 작가와 강연가를 메신저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세상 무엇보다 귀합니다. 세계적으로 제일 비싼 자동차는 그 수가 매우 적습니다. 한정판이죠. 구하기 힘들수록, 희귀할수록 값이 비싸다는 말입니다. '나'는 몇 명인가요? 세상 하나뿐입니다. 가장 고귀하고,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그런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상처와 아픔을 숨기기 바쁘고, 그럴 듯한 가식적인 모습만 내세우려 하고, 자기 단점이나 부족한 점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하며 살아가고. 이래서야 그 고귀한 가치를 제대로 발산하며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글을 쓰면서 자신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참 소중하고 잘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 암 환자. 무엇 하나 자랑할 만한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경험들을 가지고 남 도우며 살고 있으니 자부심과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것이죠. 아픔은 숨길 게 아니라, 남 돕는 도구로 재활용해야 하는 겁니다.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덤덤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인생 잘 살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가장 '나답게' 살아가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죠.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