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글쓰기는 평생 배우는 과정

오늘 사랑하고, 지금 글을 쓴다

by 글장이


'나는 제대로 사랑하고 있으며, 또 제대로 사랑받고 있다'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젊은 시절, 여자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 때도 이것이 사랑이구나 느낀 적 드뭅니다. 성인이 되어 결혼을 전제로 여자를 만날 때에도 사랑보다는 현실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가슴 설레는 사랑, 뜨거운 사랑, 첫눈에 반하는 사랑, 목숨을 바칠 만한 사랑. 제게 이런 사랑은 그저 영화나 드라마 혹은 소설 속 이야기에 불과했지요. 그래서 가끔은, 왜 나는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일까 답답해하기도 했습니다.


인생 절반쯤 살고 나니까, 이제 겨우 사랑에 눈을 뜰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사랑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그 어떤 사랑이라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첫눈에 반하는 뜨겁고 열정적인 사랑도 사랑이지만, 그저 곁에 두고 싶은 마음만으로도 얼마든지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저 나름의 정의를 내리게 된 겁니다.


방금 사랑에 관한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는데요. 저는 사랑을 "이러한 것이다"라고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축복이지만, 살아 생전 사랑을 온전히 이해하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겁니다.


사랑은, 평생 배워야 하는 마음입니다. 인생은, 평생 사랑을 배워 가는 과정입니다. 때로는 품에 안고, 때로는 희생하며,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헤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며, 때로는 가슴 벅차도록 행복하기도 한, 그런 것이 사랑이지요.


사랑을 배우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섣불리 사랑을 정의하는 사람 중에는 실망하고 상처 받는 경우 허다합니다. 아직 설익은 사과를 온전한 사과라고 인식하여 자꾸만 베어물면 그 떫은 맛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탓입니다.


사랑을 정의하거나 섣부른 판단으로 이해하려 들면 상처와 아픔만 커집니다. 반면, 사랑을 평생 배워야 하는 무엇으로 여기게 되면 모든 과정을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쳐 사랑을 배우고 또 배우게 되면, 사랑이 완성되는 동안 인생도 완전해져가는 것이지요.


세상에는 로맨틱한 사랑만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거칠고 험한 사랑도 있고, 상처 투성이 사랑도 있고, 핑크빛 말고 파란 사랑도 있으며, 뜨거웠다 식었다를 반복하는 사랑도 있습니다. 어떤 사랑이 '올바르다' 하는 기준이나 법칙은 없습니다. 사랑은 오늘도, 그저 배우는 과정일 뿐이니까요.


저는 이제 제 삶에서 그럴 듯한 사랑을 해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미련 갖지 않습니다. 제가 만난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가 사랑이었고, 그 많은 경험을 통해 나이 오십 넘어서도 이렇게 진지하게 사랑을 돌아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랑을 평생 배워가는 과정이라 정의하고 나니까, 문득 글쓰기도 똑같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많은 사람이 글 쓰는 방법을 배우려 합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거장도 "다 익혔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 힘든 분야가 바로 글쓰기입니다.


인생 이야기에 끝이 없듯 글쓰기에도 끝이 없습니다. 어떤 글을 쓰든 더 잘 쓸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은 결코 닫히지 않습니다. 어떤 날은 생각보다 잘 써지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인생 하루하루가 늘 새롭듯, 글쓰기도 매 순간 새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글쓰기를 '완성'이나 '완벽'의 대상으로 여길수록 더 힘들고 어려워집니다. 평생 배우고 익혀야 할 과정으로 생각할수록 작가는 겸손해집니다. 낮은 곳으로 가면 더 채울 수 있지요. 사랑을 배울수록 가슴이 벅차고 행복하듯이, 글쓰기를 배울수록 자기 인생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될 겁니다.


'빨리'와 '쉽게'와 '완벽'이라는 세 단어가 지금 시대를 대표하는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그런 것은 없고, 또 실제로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느리게 가야 제대로 배울 수 있습니다. 어렵고 힘들게 배우고 익혀야 진짜 내것이 됩니다. 완벽이 아니라 성장으로 접근해야 흔들리지 않는 인생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랑과 글쓰기는 뭉근하고 은은하게 달아올라야 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내 삶을 돌아보고,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배우고 익히는 겸손한 태도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죠. 사랑이 익어갈수록 개인의 품격 또한 깊어지고, 글이 짙어갈수록 작가의 삶도 풍성해지는 겁니다.


평생 배운다 하면 일단 지겹다고 느끼는 사람 많은데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과정, 모든 순간이 행복하고 즐겁기 때문에 더 이상 '끝'에 대한 조바심이나질 않습니다. 오늘 사랑하고, 지금 쓰면서, 그저 기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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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딱 하나만 더 배우면 됩니다. 사랑도, 글쓰기도, 그렇게 무르익어 가는 것이죠. 삶에 온기가 가득한 사람 있다면, 그 사람은 사랑하거나 글 쓰거나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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