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 사는 게 수월해진다

삶의 어느 순간에 빛을 떠올릴 수 있다면

by 글장이


사업 실패하고 감옥에 갔을 때, 그 모든 과정에서 저는 "절망"과 "좌절"만 떠올렸습니다. 가지고 있던 재산과 집, 그리고 인간관계 모두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가족마저도 등을 돌렸지요. 그 참담한 상황에서 달리 무엇을 생각할 수 있었겠습니까.


책 읽고 글 썼습니다. 그것 말고는 할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생각했습니다. 책 읽고 글 쓰면서 살아도 되겠다. 그러고는 더 치열하게 읽고 썼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아무래도 제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담게 되었지요.


제일 많이 쓰게 된 것이 '실패'였습니다. 욕심 부리다가 사업 실패했고, 그러다 인생 통째로 무너지고 말았다. 표현은 달랐지만, 제가 쓰는 글의 줄기는 늘 같았습니다. 두 달쯤 글 쓰고 나니까,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맨날 '실패' 얘기만 쓰니까, 마치 제 인생에 실패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우연히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지요. 지금은 쫄딱 망해서 감옥에 앉아 있지만, 언젠가 내 인생에도 볕 들 날이 오지 않겠는가 하는 의미였습니다. 아무런 구체적 대안 없었지만, 그저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린 것만으로도 그 날 밤 잠을 설쳤습니다.


'버티고 견딘다'라는 말도 생각났습니다. 그 전까지는 제가 힘도 능력도 돈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궁지에 몰렸다고만 생각했었는데요. '버티고 견딘다'라는 말을 생각한 후로는, 마치 제가 의도적으로 지금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각 하나가 제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순간이었지요.


'다시 일어선다'라는 말이 떠오른 건 그로부터 며칠 후였습니다. 버티고 견딘다는 생각 다음이었죠. 아!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등에 전율이 흐릅니다. 한 줄기 빛조차 보이지 않았던 시절인데, 다시 일어선다는 생각을 하다니요!


역겨운 냄새와 잡다한 소음이 가득한 감옥에서 매일 글 쓰며 했던 생각들이, 지금은 모두 현실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또 무엇을 써야 하나. 머리를 쥐어짜며 골치 아프다 느꼈던 하루하루인데. 그 시절 애써 떠올린 글감들이 모조리 현실이 되고 보니, 이제부터는 더 좋은 글감을 많이 떠올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쓰면 이루어진다!" 저는 솔직히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바라는 게 있다 하여 무조건 종이에 적기만 하면 다 이루어진다는 말은 너무 가볍고 얕아서 진실을 가리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머리, 눈, 손, 가슴. 글을 쓰는 데에는 이 네 가지가 필요합니다. 넷 중 하나라도 딴짓을 하면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머리와 눈과 손과 가슴. 어쩌면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가 아닐런지요. 그 넷이 한꺼번에 힘을 합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무엇인들 이루지 못할 리 있겠습니까.


꼭 무슨 이루고 싶은 것들만 적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일, 아주 조그마한 희망, 슬프고 괴로운 현실 가운데에서도 살아 있다는 느낌, 어쩌면 조금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기대, 그리고 이 어두운 순간을 잘 견디고 있는 나 자신을 향한 위로와 격려.


글에 담지 못할 세상은 없습니다. 기쁘고 행복한 인생이야 굳이 쓰지 않아도 그만이겠지만, 힘들고 어려워 단 하루도 견디기 힘들다 싶을 때에는 글쓰기만큼 힘이 되어주는 지팡이도 없거든요. 어쨌든 저는, 완전히 무너졌던 그 시절에 글쓰기를 만나 버티고 견디며 희망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글쓰기를 무슨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주장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글을 써도 치유가 되지 않는 아픔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글쓰기를 사랑하고 강조하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글쓰기라는 또 하나의 길이 더 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고난과 역경을 버텨낼 자기만의 길이 있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그런 길이 없다면 글쓰기라는 길이라도 있는 사람이 훨씬 견디기 수월하겠지요.


글을 쓰면 사는 게 수월해집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 쓰면서 자기 안으로 가라앉고, 혼란과 번잡을 떠나 고요한 시간으로 떠나는 거지요. 누가 개발했는지 몰라도, 종이가 흰색이라는 건 참말로 기적과도 같습니다. 하얀 바탕에 까만 글자. 종이가 채워지는 동안 내 마음도 함께 채워지는 걸 느낍니다.


많은 사람이 글 쓰기가 어렵고 힘들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잘 써야 한다, 잘 쓰고 싶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글쓰기'라는 단어 앞에는 '잘'이라는 부사가 붙지 않습니다. 잘못된 표기입니다. 오류입니다. '글쓰기'는 그냥 '글쓰기'입니다. '잘'을 빼고 나면, 비로소 잘 쓸 수 있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살아야 한다, 잘 살고 싶다 강박을 가질수록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인생에서도 '잘'이라는 부사를 빼야 합니다. 그냥 살면, 살아집니다. 더 잘 살아집니다. 힘을 빼야 흐릅니다. 흐르기 시작하면 보입니다. 보이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경제가 힘들고, 사회가 혼란스럽고, 정치가 흔들립니다. 무엇 하나 안정적이고 평온하다 느껴지는 구석이 없는 세상이지요. 이런 때일수록 글 쓰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글을 읽으면서 삶의 동지를 발견하고, 어깨를 기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오늘을 살아갈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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