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땀을 쥐는 일인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새벽부터 오전까지 글을 씁니다. 그런 다음,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달리기를 합니다. 니컬슨 베이커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불을 켜지 않고 글을 씁니다. 세 시간쯤 쓰고 나서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가, 오전 8시 30분에 일어나 먼저 쓴 글을 수정합니다.
오르한 파묵은 모눈 종이에 글을 쓰고, 맞은 편 페이지는 의견 교환을 위해 비워두었다고 합니다. 힐러리 맨틀은 메모한 종이들을 부엌에 있는 2미터 높이의 게시판에 전부 압정으로 꽂아놓았습니다.
앨런 거개너스는 왔다갔다 걸어다니며 자신이 쓴 글을 읽었다고 합니다. 캐슬린 샤인은 침대에서 글을 썼습니다. 마야 엔젤루는 호텔 방 하나를 잡아서 사전 한 권과 성경책 한 권을 갖다 놓고 침대에 카드 한 벌을 놓은 다음 벽에는 아무것도 걸지 않고 글을 썼습니다. 앤서니 트롤럽은 시계를 앞에 놓고 매일 아침 5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글을 쓰곤 했습니다. 그가 나름대로 정한 규칙은 15분간 250단어를 쓰는 것이었죠.
바버라 애버크롬비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 글을 썼습니다. 식탁 위에서도 글을 썼고, 젖을 먹이면서도 글을 썼으며, 침실의 낡은 화장대에 앉아 글을 썼고, 나중에는 작은 스포츠카 안에서 학교가 파하고 나올 아이들을 기다리며 글을 썼습니다.
그녀는 또, 개들이 달라붙어 침을 질질 흘릴 때에도 글을 썼고, 고양이들이 원고에 먹은 것을 게우는 가운데서도 글을 썼습니다. 돈이 없을 때에도, 타자기를 두드리는 것 말고는 가계에 도움을 주는 게 없다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글을 썼습니다.
필립 로스는 새벽 5시에 깨서 잠이 오지 않고 일을 하고 싶으면 일을 하러 나갔다고 합니다. 여기서 일이란 글을 쓰는 것을 말합니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의사가 응급실에 불려 나가듯이' 글을 쓰러 간 것이지요.
제가 운영하는 자이언트 북 컨설팅에는,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아이를 셋, 넷 키우면서 매일 글을 쓰는 작가도 있고요. 돈벌이가 시원찮고 사업에 실패하여 앞길이 캄캄한 상태에서 글을 쓰는 작가도 많습니다.
이제 우리는,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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