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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벗어난 시간

홍콩에서, 첫 날

by 글장이


여전히 여행은 어색하다.

즐기고 누리기보다는

내 손이 필요하다는 의무감에

그저 따라나서는 정도.


3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낯선 땅에 내렸지만,


온통 한자 투성이인 점만 빼면

한국인지 대만인지 일본인지 홍콩인지

별로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명색이 작가라는 사람이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아도

시원찮을 판국에


낯선 이국땅에 와서도

특별할 게 없다 하니


눈이 썩은 게 아닌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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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고 가는 중에

여기 저기에서 온갖 다른 말로

쑥덕이는 사람들 보면서


어디에서 태어나 어떤 삶을 살았어도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구나,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없이 사는 사람들은 차림이 궁색하고

있어 보이는 사람은 재벌 2세 같으니

여기도 부와 가난이 철저하게

나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홍콩은 땅이 좁아 빌딩이 높다.

[세븐 일레븐]이 한 블럭 건너 눈에 띄고,

왠 시계방이 이리도 많은가 싶고,

한국 휴대전화 대리점보다

여기 약국이 더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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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을 보내고 숙소에 왔다.

식구들 지쳐 쓰러졌다.


왜 여행을 이렇게 무리하게 하는지.

쉬엄쉬엄 하자고 했다가

두 어른 쏘아붙이는 통에 입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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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밤거리.

벌써 사무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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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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