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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왔다갔다 갈팡질팡

진중한 맛이 없다

by 글장이


책 내고 싶다 하여 별 생각도 해 보지 않고 덜컥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유튜브가 돈 된다 하니까 쓰던 글 탁 덮고 영상 찍습니다. 비트코인으로 돈 벌었다는 친구 얘길 듣고는 영상 탁 덮고 투자하러 나섭니다. 스마트스토어로 월 천만 원 벌었다는 누구 얘길 듣고는 당장 투자 그만두고 스마트스토어 시작합니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갈팡질팡,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남의 말에 팔랑팔랑 귀가 가만 있질 못하니까, 자기 중심 따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돈은 돈 대로 다 쓰고, 수익은 형편없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남의 말에만 의존합니다.


모든 걸 그만두고, 가만히 차분히 고요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바라는 인생이 어떤 모습인가 그려 보고, 어느 방면에 관심이 있는가 생각도 깊이 해 보고, '나'라는 존재가 어떤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마땅할 것인가 궁리도 해 봐야 합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람 좋다 하여 금세 찰싹 달라붙었다가, 저 사람 좋다 하여 휙 달려갔다가, 다시 이 사람 좀 안됐다 싶어 홱 돌아섰다가.... 만나는 사람마다 상처만 주고, 정작 자기 사람은 한 명도 만들지 못하는 그런 경우 허다합니다.


이은대 좋다고 난리 부르스를 추면서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다가, 별다른 사건도 없는데 오만 험담 퍼트리며 돌아서고는, 이제는 우리 자이언트 식구들한테 연락해서 "아직도 이은대 옆에 붙어 있느냐"며 이간질을 합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런 사람들에게 상처 많이 받았겠지만, 이제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어차리 그런 사람들은 다른 곳에 가서도 초반에만 잠시 잠깐 친분 쌓을 뿐, 결국은 외톨이가 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저한테 득이 될 것 같으면 간 쓸개 다 빼줄 것처럼 굴었고, 더 이상 도움 될 것 같지 않다 싶으면 가차없이 돌아섰습니다. 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뭘 좀 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홱 돌아섰고, 무엇 하나 진중하게 꾸준히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여기저기 왔다갔다 갈팡질팡 하다 보니, '나'라는 정체성을 만들 기회가 전혀 없었지요. 그저 '회사 다니는 사람'이라는 수식어 말고는 저를 표현할 마땅한 말조차 없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회사 때려치우고 준비도 없이 사업을 시작했으니 망할 수밖에요.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나조차도 모르는데, 무슨 사업을 어떻게 잘할 수 있었겠습니까.


일도 사람도 진중한 맛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일도 단기간에 성과 내기 힘들고요. 어떤 사람도 짧은 기간에 그 깊이를 알 수 없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정성과 공을 들여야만 일도 사람도 제맛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워낙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이다 보니, 사람들 마음도 조급해지는 듯합니다. 빨리 성과를 내지 못하면 뭔가 잘못된 것처럼 느껴지고, 사람에 대한 평가도 너무 급하게 내리게 되었지요.


실패도 하고 성취도 하면서 오랜 시간 그 일을 붙잡고 씨름해야만 정상을 밟을 수 있습니다. 지지고 볶고 싸우기도 하고 화해도 해 가면서 정을 쌓아야만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가 있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이틀, 한 달 두 달 글을 쓴다 하여 무슨 치유가 되거나 책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 인생을 돌아보면서,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이렇게도 써 보고 저렇게도 써 보면서 다양한 글을 많이 써야만 글쓰기의 가치를 알게 되는 것이죠.


단순히 책 한 권 달랑 낸다 하여 글쓰기의 의미를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인공지능 활용해서 자신의 글도 아닌 것을 마치 자기 글처럼 과시한다 하여 세상을 속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책도 읽고, 생각도 깊이 하고, 다양한 글을 많이 써 보는 과정에서 '나와 내 인생'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이죠. 그렇게 쓰는 글로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도 주게 됩니다. 글 쓰는 게 참 좋다 싶은 느낌이 들 때, 그 때가 글쓰기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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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끈기와 인내입니다. 자신에게 시간을 허락해야 합니다. 급하게 서둘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갈팡질팡 헤매이면, 자기 인생 제대로 보살피기 힘듭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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