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잠든 힘, 신념
낮에는 별이 보이지 않습니다. 밤이 되면 별이 보입니다. 탁한 공기 탓에 잘 보이지 않는 별도 많습니다. 그러나, 하늘에는, 별이 없었던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달은 둥글게 생겼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보름달이라 부릅니다. 시간이 흐르면, 달은 반쪽이 되었다가 눈썹 모양이 되었다가 거의 사라졌다가 다시 동그랗게 보입니다. 그렇게 보입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을 때에도, 반쪽만 보일 때에도, 달은 언제나 둥글지 않은 때가 없습니다.
가을이 되면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그 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앙상한 가지만 남습니다. 위태롭게 보일 정도로 나무는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다시 잎이 트고, 그 곁에 꽃이 필 거란 사실을요. 나뭇잎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나무 안에서, 그 생명 안에서, 나뭇잎은 늘 존재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이 있습니다. 공기가 그렇고 사랑이 그러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진실은 아닙니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야말로 세상의 진짜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고 싶다 했더니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주변 사람들이 제게 말했습니다. 강의를 할 거라고 했더니 또 무슨 사기를 칠 거냐고, 주변 사람들이 제게 윽박질렀습니다. 그냥 머리 숙이고 삽질이나 하라고, 땀 흘려 번 돈으로 밥 먹고 살라고, 세상은 제게 엄포를 놓았지요.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글 쓰는 삶도 보이지 않았고 강연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 삶이 제게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거나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진실이라고 믿었다면, 아마도 저는 지금까지도 술을 퍼마시며 막노동을 하면서 살고 있었을 겁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힘. 그것을 신념이라 부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신념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을 지켜야 할 의무를 갖게 됩니다. 때로 힘들고 어렵기도 하겠지만, 지쳐 쓰러지기도 할 테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우리 안에는 소망이 있고 꿈이 있고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인생을 통틀어 존재로서의 증명을 해야 할 마땅한 의무인 동시에 권리입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미 자기 안에 그럴 만한 능력과 힘과 가능성이 충분히 잠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보이지 않는 존재의 힘이 작용하여 어떤 방법으로든 보이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이것을 신호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그 신호에 집중해야 하고, 또 받아들여야 합니다.
꽃이 홀로 피는 것은, 그 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시기가 꽃마다 다를 뿐이지요. 우리 안에도 피어날 힘이 있습니다. 영재 학교에 들어가면서 피는 사람도 있고, 마흔 넘어 피는 사람도 있고, 팔순에 피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모두의 안에 이미 꽃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환경이나 상황이 어떠하든, 지금의 삶이 어떠하든, 내 안에 한 송이 꽃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왠지 마음 편안하고 행복해집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