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에 대하여
[자이언트 북 컨설팅] 책쓰기 정규과정에 입과하기 전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 입장에서 새로운 도전에 걸리는 기간을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한 마음이겠지요. 하지만,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사흘에 한 꼭지를 쓰는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책 한 권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약 40꼭지이상 써야 합니다. 사흘에 한 편씩 40편을 써야 하니, 단순 계산으로만 120일이 걸립니다. 약 4개월이죠. 그런데, 어떤 사람이 하루에 한 꼭지를 쓴다면 어떨까요? 40꼭지를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일입니다.
책 한 권을 쓰는 데 얼마나 걸리냐는 질문에, 저는 120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40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또는 그 중간쯤이라고 답하는 게 맞을까요?
강의를 잘하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연습하면 무대에서 떨지 않고 술술 말할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소위 잘 나간다는 강사들이 쓴 책을 읽어 봐도 속 시원히 연습량을 밝힌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강사는 한 달 평균 10회 정도 강의를 한다고 했습니다. 열 번의 강의를 위해 얼마나 준비하는가 물어 보았더니, "한 시간 강의를 위한 자료를 만드는 데 두 시간쯤 걸린다"고 하더군요. 저는 자료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물어본 게 아니라, 강의를 위해 얼마나 연습하는가를 물어본 겁니다. 제 짐작으로는, 별도의 연습은 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연습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자료 만드는 데에만 집중해도 한 달 평균 열 번은 강의할 수 있는 거구나. 충격적인 사실이었지요.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에 20회 이상 강의해야겠다. 강의 자료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말하기와 제스처, 억양, 강조, 유머, 감동, 스토리텔링 등 강의 연습을 매일 한 시간 이상 하면 충분히 가능하겠다.'
이렇게 마음먹고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혼자서 강의 연습을 시작한 것은 2014년 4월부터였습니다. 한창 '노가다판'에서 삽질하고 있을 때였죠. 첫 책을 출간하기 2년 전이었습니다. 책 출간도 하지 않고, SNS도 하지 않고, 아무 가진 것도 없는 상황에서, 2년 동안 강의 준비와 연습을 한 겁니다. 주변 사람들이 미친 놈이라고 볼 만했지요.
2016년 5월 15일. 김해 율하초등학교에서 첫 강의를 했습니다. 2년 동안 준비했으니 아무리 첫 강의라 해도 떨리거나 긴장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머릿속에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 제 눈앞에 수강생들이 앉아 있을 뿐이었으니까요.
몇 차례 강의를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하루 한 시간 준비로는 어림도 없구나! 제 강의를 듣기 위해 소중한 시간과 얼마간의 돈을 기꺼이 투자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강의 시간이 단 10분이라도, 준비 없이 그냥 무대에 서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는 죄악입니다.
두 시간 강의를 위해 스무 시간 준비합니다. 강의 시작 전 두 시간 동안 리허설도 빠트리지 않습니다. 어떤 돌발적인 질문이 나와도 여유 있게 답변합니다. 시스템 오류가 생겨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치열하게 강의하고 나면 온몸에 진이 다 빠질 정도입니다. 그렇게 저는, 단 한 번도 똑같은 강의를 한 적 없이 매번 새로운 강의를 준비하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7년째입니다. 이제 저는, 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글쓰기/책쓰기 강의를 즉시 할 수 있습니다. 24시간 동안 강의하라면,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제게 "전문 강사가 되려면 얼마나 걸리나요?"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한 시간 강의를 위해 두 시간 자료만 만들면 충분하다고 답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매일 두세 시간씩 7년 정도 연습하고 훈련해야 한다고 대답해야 할까요?
책 한 권 쓰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전문 강사가 되려면 얼마나 준비해야 합니까? 제가 이 기술을 배우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저는 이제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걸립니다.
한 달만에 책을 쓰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일 년만에 책을 쓰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보름만에 강사가 되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석 달만에 강사가 되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잘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매일 얼마나 준비하고 연습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치열하게 연습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빨리 목적지에 닿을 것이고요. 느긋하게 준비하는 사람은 늦게 목표를 이룰 겁니다.
2주 완성? 한 달만에 책쓰기? 뭐 이런 광고 자주 보는데요. 광고를 하는 사람보다, 이런 광고에 현혹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더 놀랍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고, 경험에 따라 다르고, 주제와 소재에 따라 다르고, 분량에 따라 다르고, 타이핑 속도에 따라 다르고, 자료 수집 여부에 따라 다르고, 개인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다를 텐데...... 열 명이 쓰면 열 명의 속도가 전부 다른 것이 당연한데...... 어떻게 모두의 책 쓰는 속도를 천편일률적으로 2주나 한 달로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일까요?
뚜껑을 살짝만 열어 봐도,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평균"이라는 말에 절대 속아서는 안 됩니다. "평균"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내가 되면 100%이고, 내가 안 되면 제로입니다. 기준은 언제나 "내"가 되어야 합니다.
책을 쓰든 강의를 하든 다른 사람 얼마나 걸렸는가 따위에 관심 갖지 말고,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얼마나 걸리는가 기준은 세상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것이지요.
내가 기준입니다. 당신이 중심입니다. 세상은 이것을 주도적 인생이라 부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