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래, 그리고 현재
힘들었던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시절 나 자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만 울고, 술도 그만 마시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오늘'을 살라고 충고를 해주고 싶습니다. 바보처럼 살았지만, 바보처럼 살았던 저 자신이 안타까워서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은 것이지요.
실패하기 훨씬 이전의 삶을 떠올려 보면, 그때가 참 좋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에 고민이랄 게 뭐가 있었나 싶거든요. 그냥 밥 먹고 학교 가서 공부만 하면 되고, 어쩌다 성적 잘 나오면 그것만으로 칭찬까지 받고. 세상 근심이 없었을 것 같은데요 말이죠.
스무 살이 넘어 인생의 '자유'를 처음으로 만끽했던 시절. 그 시간들도 참 멋졌습니다. 무슨 일이든 내 마음대로 하고, 실수하고 실패해도 얼마든지 다시 하면 되고, 주변 사람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뭔가 책임져야 할 일도 없고,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강박도 없었고......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는 어땠을까요? 양복에 넥타이 매고 폼 잡으며 회사 출근했습니다. 신입이라 부족하고 모자란 점도 많았지만, 덕분에 선배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듣고 업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체력도 좋았기 때문에 웬만큼 술을 마시거나 야근을 해도 끄떡없었지요.
어린 시절, 10대, 20대, 30대...... 돌아보면 아득합니다. 아직 인생 절반밖에 살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지난 시절이 그립습니다. 후회도 많이 됩니다.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그때가 좋았구나 싶은 생각이 자주 듭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이전보다는 좀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저뿐만 아니라 다들 마찬가지겠지요. 한 번 살아 봤으니, 경험 덕분에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겁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마냥 행복했을까요? 학창 시절에는 마냥 즐겁기만 했을까요? 20대와 30대 시절의 저는 아무런 고민이 없었을까요? 네, 맞습니다. 전혀 아닙니다.
어린 시절에도 나름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받았고요. 학창 시절에도 공부다 뭐다 압박 많이 받았습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거의 매일 했던 것 같습니다.
20대 청춘에는 세상을 다 아는 듯 건방을 떨면서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방황 많이 했고요. 사회 생활 시작했을 때도 사람과 일 때문에 힘든 적 많았습니다.
돌아보면 제 인생, 언제 한 번이라도 마냥 평온하고 행복했던 시절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이렇게 매 순간 과거를 그리워하고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으니 행복을 누릴 틈이 있었겠습니까.
인생 절반쯤 살았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그때가 좋았구나 싶고요. 미래를 생각하면 여전히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지금이 어떠한지 생각을 좀 해 봐야겠습니다. 지금을 놓치고 사느라 지금을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거든요.
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오늘과 지금'에 있습니다. 그때가 좋았지 아무리 그리워해도 돌이킬 수 없고, 또 실제로 그때가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에 눈을 떠야 합니다. 미래를 아무리 두려워해 봤자 그런 감정은 내 인생에 의미가 없지요.
당장 10대 시절로 돌아간다면, 아마 사흘도 못 가서 원래의 나이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인생의 모든 단계에는 그에 맞는 행복과 불행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 자리에 맞게, 그 나이에 맞게, 그 상황에 맞게, 누리고 즐기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곧 행복입니다.
그때가 좋았다 싶지만, 그때도 분명 좋지 않은 일 많았을 겁니다. 다시 그 시절도 돌아가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면 또 그 시절만의 고민과 번뇌로 괴로워할 수 있습니다.
오늘과 지금, 힘들고 어려운 일 많지만, 10년쯤 지나 오늘을 돌아보면 또 '그때가 좋았지' 생각할 테지요.
이렇게 저렇게 따져 보면, 결국 오늘이 최고입니다. 결국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지난 날을 떠올리는 것도 그만 하고, 다가올 날 미리 짚는 것도 멈추고, 그저 오늘과 지금을 최고라 여기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