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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주제 정하는 방법

핵심 메시지

by 글장이


'주제'에 관한 포스팅을 몇 차례 한 적 있습니다만,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 또 글을 올립니다. 글 쓰는 과정도 힘들고 어렵지만,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제란 무엇일까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 입니다. 결론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중심 사상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 편의 글, 1.5매 분량을 통해 독자들에게 무슨 말을 전하려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 할 수 있겠지요.


주제가 명확하게 정해졌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나 경험을 쓸 수 있습니다. 비로소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것이죠. 만약, 주제자 희미하거나 없다면 당연히 횡설수설 산으로 가는 글을 쓰게 됩니다. 특히 요즘처럼 SNS 짧고 명확한 글이 유행하는 세상에서는, 딱 부러지는 주제 없는 글이 독자에게 닿기가 더 힘듭니다.


저는 매일 일기를 씁니다. 하루 한 페이지. 분량을 정해 놓고 반드시 채웁니다. 쓸 게 많은 날도 정해진 분량에서 멈추고, 쓸 게 없는 날도 끝까지 채웁니다. 그 날 있었던 일을 단순히 나열하기도 하고, 특별한 생각이나 감정을 적기도 하고, 오래 전 저 자신에게 편지를 쓰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내 멋대로' 쓰는 편이죠. 일기니까요.


제가 쓴 일기를 읽다 보면, 어떤 말을 전해야겠다 주제가 떠오르곤 합니다. 주제 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겐 재수 없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일기장을 들춰 보며 글을 쓰는 저는 주제를 정하는 게 어렵게 느껴진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매일 블로그 포스팅을 발행합니다. 쓸 거리가 있는 날에도, 그렇지 않은 날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블로그에 한 편의 글을 올립니다. 때로 그럴 듯한 주제가 있기도 하고, 그저 하루 일과를 정리해서 올릴 때도 많습니다. 블로그 포스팅 자체에 큰 무게를 두지는 않습니다. 그저 쓰는 것이죠. 다행스러운 것은, 제가 발행한 글을 읽다 보면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가 떠오를 때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주제를 명확하게 정하고 글을 쓰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은 참입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면 명확한 주제가 떠오른다는 말도 참입니다. 주제를 먼저 정하고 글을 쓰려고 하면 머리가 아픕니다. 글을 쓴 후에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며 주제를 뽑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많이 바쁜가요? 많이 급한가요? 기꺼이 두 번 쓰면 어떨까요? 일기, 블로그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글을 먼저 씁니다. 그런 다음,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면서 핵심 메시지를 뽑아내는 것이죠. 내가 글을 쓰기도 하지만, 글이 글을 쓰기도 합니다.


써 둔 글이 많은 사람일수록 글 쓰기가 수월합니다.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면서 마땅한 아이디어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하루도 빠짐없이 한 페이지를 빼곡히 채운 일기장. 7년 넘게 매일 발행한, 무려 5천 건에 육박한 블로그 포스팅. 책 읽을 때마다 끄적거려 놓은 독서 노트. 새벽 3시에 일어나 한 편의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해도, 저는 아무 염려가 없습니다.


평소에 써 둔 글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당장 책 한 권을 쓰겠다고 덤비면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 꾸준히 조깅을 하는 사람은 조금만 연습하면 마라톤 대회에도 나갈 수가 있지요. 평소 잘 걷지도 않는 사람이 갑자기 42킬로미터를 뛰면,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주제로 원고지 10매 이상의 글을 써 본 경험이 부족하다면, 우선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을 갖기보다 아무 글이나 마구 써서 연습량을 늘여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물리적 양의 확장이 질적 향상을 가져옵니다.


가수가 음반을 낼 때 어떻게 하는지 본 적 있습니까? 같은 노래를 부르고, 부르고, 부르고, 부르고, 또 부릅니다. 녹음한 자신의 노래를 들어 보고, 고치고, 고치고,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칩니다. 그렇게 노래 한 곡이 탄생하는 것이죠. 작가가 가수보다 연습량이 부족하면 되겠습니까.


처음부터 '작품'을 쓰려고 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듯한 주제를 정하는 것은 번쩍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꾸준한 연습과 훈련에서 비롯되는 결과이지요.


주제는 머리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쓴 글에서 뽑아내는 것입니다.


첫째, 매일 꾸준하게 '못 쓰는 잡글'을 써야 합니다. 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손으로 쓰는 것이죠. 못 쓴다고 해서 주눅 들 필요 하나도 없습니다. 연습이니까요.


둘째, 만약 오늘 당장 한 편의 '작품'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기꺼이 두 번 쓰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먼저, 떠오르는 대로 한 편의 글을 써 봅니다. 그런 다음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면서 다시 '주제'를 뽑아 보는 것이죠. 머리 쥐어짜는 것보다 백 배는 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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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데 있어 무슨 정답이 있겠습니까. 다만, 10년 이상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다 보니 그 방법이나 요령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이죠. 제가 말씀드린 내용으로 한 번 해 보시고요. 마땅하다 판단되면 집중 연습하시고, 자신과 맞지 않다 생각되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이 과정에서 이미 충분한 성장을 경험할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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