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행복, 나에게 나를 맞추는 순간

중심을 잡아야 할 때

by 글장이


월급을 삼백 만원쯤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래저래 나갈 돈은 많고, 늘 부족하다 느끼며 살았지요. 한 달에 천만 원만 벌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돈 많이 버는 사람들 보면서 부러워했습니다. 저 사람들은 뭘 어떻게 했길래 저리도 풍족하게 사는 걸까. 이런 생각이 반복되니까 나 자신이 불행하고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업 실패하고 바닥까지 추락해 육체 노동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하루 일당 10만원 받아서 소개비 떼주고 9만원 챙겼습니다. 한 달에 기껏해야 20일 일할 수 있었으니, 180만원 갖고 다섯 식구 살아야 했지요. 직장생활 하면서 300만원 벌던 시절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말도 못합니다.


인력 시장에서 한 달에 180만원 벌며 살았을 때, 일거리를 잡지 못해 저보다 더 못 버는 사람도 수두룩했습니다. 100만원 버는 사람들이 저한테 맨날 한 잔 사라고 했습니다. 저를 보고 "잘 나간다"고 했었지요.


부자가 되고 싶다, 돈 많이 벌고 싶다, 성공하고 싶다...... 이런 바람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마치 그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인 것처럼 말이죠.


행복한 인생의 요소를 돈과 성공에 두는 것은 위험합니다. 첫째, 그것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것은 상대적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천만 원을 벌면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이천 만원 벌고 싶고 삼천 만원 벌고 싶습니다. 사람 마음이 그렇습니다. 없을 땐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 같지만, 일단 가지기 시작하면 틀림없이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그 욕심은 끝이 없고요.


백만 원 버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 천만 원 버는 사람이 부자입니다. 일억 버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 천만 원 버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입니다. 돈은 상대적 가치입니다. 부자는 상대 평가입니다. 아래를 보고 살면 늘 만족하고 감사할 수 있지만, 위를 보기 시작하면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행복의 요소는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자기 자신입니다. 밖을 보지 말고 내면을 살펴야 합니다. 삼백 만원을 벌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대견하고 기특하게 여기며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더 열심히 일해서 조금씩 성장하겠다는 목표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금 제가 하는 말이 상당히 이상적으로 들리지요? 돈 많이 벌어서 떵떵거리며 살고 싶지, 누가 현재 소득에 만족할 수 있겠냐 뭐 이런 생각일 겁니다.


남부럽지 않게 많이 벌어 보기도 했고, 쫄딱 말아먹고 거지가 되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먹고 살 만큼 여유를 갖기도 했고요. 돈을 벌고, 잃고, 다시 버는 과정에서 배운 바가 있습니다. 돈을 목표로 삼았을 땐 결코 행복하지도 않았고, 또 돈을 지키지도 못했습니다. 그저 즐겁게 웃고 유쾌하게 말하고 나름 돕고 살겠다 생각하니 인생도 좋아지고 돈도 벌게 되었습니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 글과 비교하면 끝도 없습니다. 결코 욕심을 채울 수가 없습니다. 독자들에게 인정 받고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은 심정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가치를 외부에다 두면 절대로 행복한 작가가 될 수 없습니다.


자기 수준을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아주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는 모습에 만족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독자들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7년째 블로그에 매일 포스팅을 발행하고 있다고 했더니 누군가 묻더군요. "그래서, 얼마나 벌었나요?"


저는 돈을 벌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쓴 것이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돈은 다른 일을 해서 벌었고, 블로그에는 그저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썼을 뿐입니다. 덕분에 이웃도 많이 생겼고, 매일 제 글을 읽어주는 독자도 생겼습니다. 자이언트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블로그 이웃들의 힘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지요.


세상은 늘 우리에게 어떤 기준이나 잣대를 제시합니다. 미라클 모닝, 속독, 마케팅, 돈, 성공, 부자, 트렌드...... 모두가 그럴 듯한 이유를 갖고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잠시 생각해 본 적이라도 있는지 짚어 보아야 합니다. 나에게 맞는가, 나에게 어울리는가, 내가 그것을 해야 하는 마땅한 이유가 있는가,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하는가, 나의 철학과 가치관에 부합하는가. 아쉽게도, 많은 이들이 세상 기준과 잣대에 휩쓸리듯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중심을 잡아야 할 시기입니다. 삶의 우선순위는 세상이나 타인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하는 것이죠. 내 삶은 내가 정하는 것인데, 자꾸만 세상과 타인이 하라는 대로 따르고 있으니 얼마나 갑갑하고 힘들겠습니까.

스크린샷 2022-10-25 오후 4.12.27.png

만족하고 감사하는 인생, 그래서 행복한 마음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인생.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이런 말을 이상적으로 여기고 현실과는 맞지 않다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상 좋은 말'을 따라 살면 틀림없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책쓰기 수업 명함 신규.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