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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차원적 추론, 글 잘 쓰는 방법

생각하고 말하고 실행한다

by 글장이


아내와 자녀 둘, 세 식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가장이 트럭으로 노점상을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트럭 운전 면허를 따는 것이죠. 학원에 등록하고 공부와 실습을 병행합니다. 평소 공부를 해 본 적이 없지만, 필기 시험은 한 번만에 붙었고요. 실습도 두 번만에 합격해서 면허증을 취득했습니다.


머리도 좋지 않고, 학습 능력도 뛰어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운전 면허 시험을 척척 붙을 수 있었을까요? 당장 '활용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만약 그 사람이 '운전 면허 정도는 기본적으로 따야겠지' 정도의 생각으로 도전했다면, 글쎄요, 한참 오래 걸렸거나 아예 불합격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공부를 할 때 필요한 의식 구조입니다. 이 공부가 나에게 왜 필요한가? 이 공부는 왜 중요한가? 이 공부가 나의 일상과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가? 바로 이런 질문과 학습의 연계를 '고차원적 추론'이라고 합니다. 고차원적 추론을 계속 하면, 우리의 뇌는 그 학습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기억 속에 잘 간직하게 됩니다.


쓸 거리가 없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자신이 왜 글을 써야 하는가 먼저 짚어야 합니다. 막연하고 거대한 동기 말고요.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동기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다소 극단적인긴 합니다만,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는 이유라면 과연 지금처럼 글감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아마도 닥치는 대로 쓸 겁니다. 시간이 없어서, 머리가 아파서, 피곤해서, 졸려서,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절박한 동기는 이 모든 이유와 핑계를 몰살시킵니다.


나는 왜 쓰려고 하는가?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 왜 중요한가? 글쓰기는 내 일상과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가? 그래서 나는 어떤 변화와 성장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고차원적 추론이 '나'로 하여금 쓰게 만듭니다.


신경가소성 혹은 뇌가소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변화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신체 모든 부위는 일정 나이 때까지 성장하다가 멈추지만, 우리의 뇌는 죽는 순간까지 성장하고 변화한다고 하지요. 뇌는 곧 인생과 직결됩니다.


뇌가 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뇌가 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그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농담으로라도 매일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말을 반복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 관심이 생깁니다.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으면 집중하게 됩니다. '절대적인 관련이 있고 반드시 내게 필요하다'고 확신하면, 우리는 그 일을 '잘하게' 됩니다.


글 쓰기 힘들다, 어렵다, 글감 찾기 어렵다, 잘 쓰지 못해 고민이다, 막막하다, 답답하다...... 초보 작가 중에는 이런 말과 생각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 많습니다. 전혀 도움되지 않습니다. 자기 뇌에다가 '할 수 없게 해달라!' 기도하는 것과 같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할 수 있다!" 생각하고 말해야 합니다. 자신없으면 아예 그에 대한 생각이나 말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털끝만큼도 불평 불만 삐딱선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사업 실패하고 감옥에 갔으니 제 입에서 얼마나 더러운 소리 많이 나왔겠습니까. 그 때 알았습니다. 실패해서 부정적인 사람이 된 게 아니라, 부정적인 습관 때문에 실패했다는 사실을요.


그 후로 세 가지 미친 듯이 실천했습니다. 첫째, 무조건 웃었고요. 둘째, 불평 불만 삐딱선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셋째, 무조건 할 수 있다 생각하고 외쳤습니다. 생각만 바꾸는 건 실천하기 어려워서 모조리 다 적었지요. 중요한 것은, 털끝만큼이라도 투덜거리는 습성을 완전히 없애버려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글 쓰는 사람 많습니다. 그들이 전부 시간 많고 컨디션 좋고 방해하는 사람 없고 환경과 상황 좋고 글감 척척 떠올라서 쓰는 걸까요? 적어도 지난 7년 동안 제가 만난 수많은 이들 중에 쓸 만해서 썼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다들 어렵고 힘든 가운데에서도 불평 불만 쏟아내지 않고 묵묵히 썼습니다. 저는 감옥에서 글 썼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겠고요.


글을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무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글도 잘 쓰고 싶고 자신의 이름으로 책도 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쓸 수 있다 생각하고 외쳐야 하며 오늘 당장 한 편의 글을 써야 합니다. 생각하고 말하고 실천하면, 나머지는 전부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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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렇게 아팠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온몸이 부서질 것 같습니다. 독감 진단 받은 지 오늘이 사흘째입니다. 독한 약을 먹어도 쉬 가라앉지 않네요. 키보드 두들기는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아진 것 같아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글 쓰니까 좋네요. 역시, 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거였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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