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돕는 인생
결혼 초기에는 아내한테 매달려 살았습니다. 잘해주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정도였지요. 회사에 다니던 시절이었는데요. 일과 중에도 수없이 통화를 했고, 회식이나 모임도 빠지기 일쑤였습니다.
잘해주어야 한다는 강박은 집착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아내가 기분 좋으면 저도 따라서 싱글벙글이었고, 아내가 조금만 불쾌해 하면 저도 금새 기운이 빠졌습니다. 종일 아내의 비위만 맞추느라 제 삶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아내에 대한 집착은 사람을 대하는 습성으로까지 전염이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누가 싸우면 제 심장도 쿵쾅거렸습니다. 저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인데도,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에 따라 제 기분이 달라졌지요. 이것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일인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할 겁니다.
타인의 눈치를 보면서 사는 것은 '나'를 잃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내한테 잘해주는 것과 아내의 기분에 맞춰 사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릅니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다른 한 사람한테 맞춰 사는 것은 노예나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살이도 똑같습니다. 직장 상사, 동료, 선후배, 친구들......인간관계 때문에 골치를 썩히는 사람 많은데요. 사람 대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타인에게 인정과 칭찬을 받으려는 집착 때문일 수도 있다는 사실 명심해야 합니다.
나도 다른 사람한테 매달리지 말아야 하지만, 다른 사람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도 버려야 합니다. 서로가 동등한 위치에서 인격체로서 대화해야 하고, 뜻이 맞지 않는 사람 만났을 땐 나와 다르구나 하면 그뿐입니다.
사람 사이 관계를 편안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의 크기를 키우는 것입니다. 마음의 크기를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상과 타인을 위하는 일을 많이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내한테만 매달려 살았을 때는, 아내의 일거수일투족 시시각각 변하는 기분과 태도에 맞추기 위해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지요. 아내가 나빴다는 게 아니라 제가 바보 같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금은요. 글을 써서 도와주어야 할 더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강의를 통해 변화와 성장에 보냄이 되어주어야 할 이들이 차고 넘칩니다. 가족도 사랑하지만, 더 큰 세상과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제가 제 할 일에 집중하니까, 가족은 더 행복해졌습니다. 일일이 매달려 비위 맞추려 애쓸 때보다, 제 갈 길을 성큼 나아가고 더 큰 삶을 살아가려 하니까 온가족의 표정이 환해졌습니다.
사람에 대한 집착도 바뀌었지만, 사건에 대한 좀스러운 마음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사소한 일만 생겨도 안절부절이었습니다. 물컵 내려놓는 소리에도 심장이 벌렁거릴 지경이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면서, '글 쓰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갑니다. 웬만한 일에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이를 두고 꿈이라 부르기도 하고 비전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마음의 크기를 키우고 나니, 저한테 일어나는 모든 일상의 사건들이 조그맣게 느껴집니다.
반면, 세상은 더 크게 눈에 들어옵니다. 낙엽이 지는 모습이 이토록 아름답고 섬세한지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길을 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 자꾸만 인생을 '느끼도록' 만들어줍니다. 작은 일에 연연하며 속 썩힐 때에는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던 감정입니다.
아들한테만 몰입되어 있으면 수능 시험 결과에 목을 매게 됩니다. 아버지나 어머니한테만 집착하고 살다 보면 매일 매 순간이 살얼음판이 됩니다. 아내 치마폭에만 싸여 있으면 그저 머슴이나 다름없는 인생을 살게 되지요.
가족을 위하고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허나, 누군가를 위하는 것과 그들의 비위를 맞추려 끙끙대는 삶은 전혀 다른 것이죠. 한 존재로서의 가치를 크게 보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은 나와 주변 사람들 행복하게 만드는 길입니다.
집안에만 있으면서 우울하다 하지 말고, 당장 밖으로 나가 봉사활동이라도 한 번 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내가 얼마나 큰 힘을 줄 수 있는지, 나의 존재 가치가 얼마나 빛나고 대단한지...... 실제로 한 번 느껴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산다는 것이 의미 있고 가치 있음을 알게 되지요.
우리 모두에게는 누군가를 도울 힘이 있습니다. 글쓰기든 봉사활동이든, 그 힘을 제대로 활용하면 기쁨과 보람 느낄 수 있습니다. 그 힘을 사용하지 못한 채 사소한 일에 연연하며 속상해하고 에너지 낭비하면, 결국 자신의 삶을 좀스럽게 만들게 됩니다.
남탓 하지 말고, 남 도우면서 살기를 권합니다. 마음과 태도를 바꾸면 인생도 달라집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