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글쓰기
밖에서 찾으면 힘들고 어렵습니다. 글감도 그렇고,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7년 동안 전국 수많은 사람들과 글쓰기/책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주제는 글쓰기/책쓰기 였지만, 결국 모든 이야기가 한 가지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한 가지가 바로 '행복'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사람들이 과거 저와 마찬가지로 밖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사실입니다. 대학에 합격하면 행복하고, 승진하면 행복하고,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하다고 믿는 것이지요. 순간의 기쁨과 지속적인 행복을 동격으로 여기는 착각에서 비롯된 현상입니다.
행복은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순간의 행복은 이후 상당 기간의 불행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그 순간의 행복이 외부에서 비롯되었을 경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을 때 여지없이 불행해진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대학에 합격했든 불합격했든 내 마음의 행복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문제는, 외부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재수했습니다. 대학에 떨어졌을 때, 마치 삶이 무너지는 듯했지요. 온 집안 분위기가 초상집 같았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일 년 동안 재수하면서 고등학교 3년 동안 배우지 못했던 관계와 사람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입시 공부와 사회 생활을 동시에 체험한 셈이지요. 재수 끝에 대학에 들어가니, 불과 일 년 차이인데도 신입생들이 한 수 아래로 느껴졌습니다.
그 후로 저는, 고등학교 시절을 그리워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차라리 재수 학원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이쯤 되면, 대학 입시에 실패했던 경험이 과연 불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다른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승진에 누락된 선배가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해 승승장구하는 모습도 보았고요. 군 복무 장기 지원했다가 떨어져서 지금에 이른 제 삶을 생각해도 그 때 떨어지길 잘했다 싶습니다.
눈앞에 벌어지는 일 자체만을 두고 행복이다 불행이다 따질 게 아니란 뜻입니다. 지금 조금 힘들다고 해서 절망할 것도 아니고, 일이 좀 잘 풀린다고 해서 기고만장 방방 뛸 일도 아니라는 말이지요.
말이 집을 나가도 암컷을 데리고 돌아오고, 아들이 말을 타다 떨어져 다리를 다쳐도 징집되지 않았으니 또 다행이지요.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결코 나를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사건도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도 나를 좌절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내 행복은 오직 내가 만드는 것이며, 우리 안에는 이미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이 잠들어 있습니다. 내가 바로 행복이라는 뜻입니다.
내가 행복이니까, 이제 그 행복을 나눌 수 있습니다. 행복이 외부의 어떤 조건이라면 나눌 수 없습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겠지요. 허나, 내 자신이 행복 그 자체라면, 나눈다고 해서 줄어들 리 없으니 아깝지도 않습니다. 내가 태양입니다. 빛을 나눈다고 해서 식는 일은 없습니다.
행복이 내 안에 있는 거라고 했으니, 이제 행복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네, 맞습니다. 행복하다고 선언하면 그뿐입니다. 밖에서 행복을 찾을 때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안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지금 즉시 행복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글감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오늘 아주 기분 잡치는 일이 있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퇴근 후에 아내가 투정을 부리면 짜증이 팍 나겠지요? 반대로, 오늘 회사에서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퇴근 후에 아내가 바가지를 좀 긁어도 웃으며 넘길 수 있을 겁니다.
아내가 잔소리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는데, 내 기분에 따라 그 잔소리가 거슬리기도 하고 듣기 좋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면, '아내의 잔소리' 정도는 흔해 빠진 글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많을 겁니다. 하지만, 내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초점을 맞추면 일상 모든 일들이 참한 글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관찰과 경청은 글을 쓰는 데 꼭 필요합니다. 허나, 그 자체만으로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지요. 글을 쓸 때는 항상 외부의 그 무엇과 내 안의 변화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내 안을 잘 살피면 일상 모든 것이 글감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행복도 글감도 내 안에 있다고 했습니다. 누군가는 제 이야기를 기꺼이 받아들일 테고, 또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겁니다. 삶이 달라진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지요. 계기! 과거 어느 시점에 누군가의 글이나 말 혹은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계기가 있습니다. 터닝포인트라고 하기도 하고, 결정적 순간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글 쓰기가 어렵고 힘들다는 불평과 불만은 백날 해 봐야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연습하고 훈련하는 태도가 실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