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중심을 갖고 살아가는 법
자신이 열심히 살았음을,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럴 듯한 결과의 유무에 집착하지 말고, 몸과 마음 애를 써 가며 노력했음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하는 걸까요? 많이 지쳤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제가 무너졌을 때를 돌아보면, 저 자신이 지쳤다는 사실을 몰랐던 게 가장 후회됩니다. 그 때 잠시만 멈추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 가졌더라면, 그렇게 허무하게 모든 걸 잃지는 않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글 쓰는 사람은 두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좋았던 경험을 나눠서 다른 사람도 좋게 만들어주거나, 나빴던 경험을 전해서 다른 사람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돕거나. 오늘 저는 후자를 말하고자 합니다.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나고 목이 칼칼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거나 약국에 들르겠지요. 길을 가다 발목을 삐긋하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상태를 확인할 겁니다. 손끝에 조그만 가시라도 박히면 모든 활동을 멈추고 가시를 뽑는 데 집중합니다.
곁에 있는, 제법 친한 친구가 우울하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뭐라도 위로의 말을 전하려고 애를 쓸 테지요. 어깨를 토닥이거나, 안아주거나,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힘을 주려고 할 겁니다. 그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도, 한 동안 그 친구의 우울한 표정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아 걱정할 때도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몸에 이상이 생기면 즉각 반응합니다. 주변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하지만, '나의 마음'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괜찮다"고 합니다. 아니, '나의 마음'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칠 때가 더 많습니다.
하루를 살고 나면 몸이 지칩니다. 에너지를 다 소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일 수면을 취하는 것이지요. 몸은 매일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면서, 마음은 수십 년 동안 방치된 채 살아갑니다. 이제는 자신의 마음에 관심을 주어야 합니다.
마음에 관심을 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멈추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의 마음이 어떠한지 살피는 것이죠. 둘째, 자신과 대화해야 합니다. 기분은 어떤지, 힘들진 않은지, 무엇을 바라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묻고 답하는 시간만 가져도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셋째, 크게 심호흡을 해야 합니다. 평소에 얼마나 얕은 숨을 쉬며 살아가는지 알게 되면 깜짝 놀랄 겁니다. 크게 들이마시고 크게 내뱉는 시간, 하루 한 번이라도 가져야 합니다. 숨을 제대로 쉬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단연코 사람의 마음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거든요. 밖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들로 인해 상처 받고 고통스러워합니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수없이 오르내립니다. 세상에 이토록 '활동'을 많이 하는 존재가 우리 마음 말고 또 있을까요?
짠한 마음으로 울먹이며 약해지란 소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더 강해지란 뜻입니다. 내가 나의 편이 되면 세상 두려울 게 없습니다. 사소한 문제 앞에서도 어쩔 줄 몰라 쩔쩔 매는 이유는, 내가 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공허하고 허탈하지요. 어디엔가 기대고 싶은데 마땅한 곳이 없습니다. SNS는 이럴 때 마약이 됩니다. 내가 올린 사진이나 글귀에 누군가 값싼 '좋아요'를 눌러주면 상당한 위로를 받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좋아요'가 많으면 대단한 존재가 된 것 같고, '좋아요'가 별로 없으면 다시 상처를 받게 되는 겁니다.
타인의 평가에 중독된 세상입니다. 계속 이대로 살다간 머지않아 스마트폰으로 목을 매는 사람이 나오고야 말 겁니다.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을 '평가'로 내몰지 마십시오. 중심 잡고 일어서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강직해야 합니다.
원하는 대로 다 이루면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만나게 마련입니다. 그럴 때마다 절망하고 좌절하면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용기 내라, 이겨내라, 포기하지 마라...... 좋은 말은 가득하지만 무엇 하나 와닿지 않는 게 현실이지요. 저도 시련과 고통 겪었습니다. 주변 사람이나 세상은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새로운 삶을 만나게 된 것은 나 자신과의 대화 덕분이었지요.
살아가는 의미를 알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다고 빅터 프랭클과 니체가 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는 그 '의미'라는 걸 존재 가치에서 찾았습니다. 모든 걸 다 잃었다고 생각하고 삶을 포기하려고까지 했었는데, 그런 실패자 이은대한테도 여전히 누군가를 도울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야말로 전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토록 글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지요.
타인의 위로가 힘이 될 때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다른 사람한테 기대어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온라인에서 접하는 익명의 사람들이 보내는 클릭 한 번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 중심을 확고히 잡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