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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법칙 하나, 반드시 달라진다

무심하게, 덤덤하게

by 글장이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예전에도 행복한 적 있지만, 그때는 행복하면서도 불안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온전히 행복합니다. 매일 좋은 일만 생기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분 나쁜 일도 있고, 속상한 사건도 터집니다. 그럼에도 온전히 행복하다고 표현한 것은, 그런 모든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시련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던 시절에는 그 괴로움이 언젠가 끝날 거란 사실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그저 내 인생 이제 더 볼 것도 없다 싶은 생각에 술만 퍼마셨지요. 만약 그때 제가, 삶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토록 형편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지는 않았을 겁니다.


인생은 반드시 달라집니다. 법칙입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게 마련이고, 나쁜 일의 끝에는 좋은 일이 일어나는 법이지요.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영원히 좋은 줄로만 알고 살고, 영원히 힘들 것처럼 아파 합니다.


제가 지금 온전히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지금 좋은 일만 일어나서가 아닙니다. 앞으로 제가 닥칠 모든 일들을 좋다, 나쁘다로 규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 일은 일어날 일이지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어차피 일어날 일이 일어난 거라면, 그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처세입니다.


사람의 감정은 꼬리를 무는 습성이 있습니다. 좋다고 생각하면 들뜨고 흥분합니다. 나쁘다고 생각하면 우울하고 침체됩니다. 이렇게 감정에 빠지게 되면 현실을 직시할 수 없습니다. 인생을 망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회피지요.


문제가 생기면 똑바로 마주해야 합니다. 그래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허나, 대부분 사람은 문제가 생기면 의식적으로 피하려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누군가 대신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그 문제가 사라지기만을 바랐지요. 감정에 빠지지 않아야 명확히 볼 수 있습니다. 명확히 마주할 수 있어야 승부를 낼 수 있고요.


무심하게 쓴 글을 좋아합니다. 좋다고 방방 뛰는 글을 읽으면, 이 사람 조만간 실망하겠구나 싶습니다. 우울하고 슬프다는 글을 읽으면, 이 사람은 스스로 좌절과 절망을 만들어 내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눈이 내리는 것은, 그저 눈이 내릴 뿐입니다. 좋은 일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닙니다. 눈이 내리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 있는 마음과 태도. 이것이 바로 삶을 초연하게 대하는 태도입니다.


일기 한 번 써 보세요. 기쁘다, 슬프다, 힘들다, 아프다 따위 감정 표현을 최대한 절제하고, 그저 있는 그대로 적어 보는 겁니다. 덤덤하게 적어도 그 속에 모든 감정을 다 녹여낼 수 있습니다.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감정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사실 그대로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면 감정에 휘둘리는 일은 줄일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도 글을 무심하게 쓰는 습관을 통해 키울 수 있습니다.


온갖 미사여구를 섞어 쓴 글을 '초등학생이 화장 떡칠한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어색하고 이상하지요. 평소 친구와 대화할 때 단 한 번도 쓰지 않는 단어를 굳이 글을 쓸 때마다 사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글을 글처럼 쓰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너무너무 힘들었다'는 표현을 읽으면, 실은 하나도 힘든 것 같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머리에 땀이 흘러 간질간질했고,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아 부들거리고, 다리가 풀려 어디 앉을 곳이 없나 두리번거렸다'고 쓰는 것이 훨씬 힘들게 느껴집니다.


팩트 위주로 글을 쓰면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습관이 생깁니다. 좋다, 나쁘다 구분하고 분리하고 평가하는 습성에서 벗어나, '모든 삶'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런 걸 두고 치유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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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 있다면, 인생은 반드시 달라진다는 법칙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의 고난은 두 가지를 암시합니다. 첫째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겪는 이들을 도우라는 신호이고요. 둘째는, 벽을 넘어 성장하고 강해지라는 신호입니다. 꽃길만 걷다가는 약해질 수밖에 없겠지요.


담금질이 끝나면 더 강해집니다. 강해지고 나면, 자신이 겪은 모든 시련과 고통은 '자랑거리'가 됩니다. 힘들다고 말하는 다른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면서 살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다시 말씀드립니다. 인생, 반드시 달라집니다. 지금의 고난에는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힘들다는 감정에만 빠져 있지 말고, 이 또한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부딪치기 바랍니다. '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신은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 '나'는 완벽한 존재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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