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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이 새로운 날을 만드는 도구

시도하고 도전하다

by 글장이


스물 여섯에 운전을 처음 배웠습니다. 군에 복무하던 시절이었죠. 장교로, 전역 6개월 전 용인에서 근무했습니다. 부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운전 학원 주말반을 끊었습니다.


세상 사람 다 하는 운전이니까 쉽게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처음 운전석에 앉았을 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찌나 두렵던지요. 시동을 걸었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깜짝 놀랐습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데 차가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다시 브레이크를 콱 밟곤 했습니다.


주변에 운전하는 사람을 보면 마냥 부럽기만 했고,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리도 자연스럽게 운전을 하는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세상에! 한 손에 음료수를 쥐고 마시면서 다른 한 손으로 운전을 하다니!


20년 넘게 운전했습니다. 지금은 온몸이 운전을 습득해서 거의 자동으로 할 정도입니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에도, 한밤중에도, 일반도로든 고속도로든, 좁은 골목이든, 가리지 않고 잘 다닙니다.


오히려 장거리 운전을 하면 지루하고 피곤할 지경입니다. 처음 운전을 배웠던 시절만큼 두렵거나 바짝 긴장을 한다면 지루할 틈이 없을 텐데 말이죠. 오랜 세월 운전을 하다 보니 그게 참 별 것 없다 싶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배울 땐 두렵습니다. 잘 모르고 서툴고 어색하고 부족합니다. 끙끙대야 합니다.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데 그 또한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고 나면 익숙해집니다. 제법 할 줄 알게 되면 그 일이 재미있습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면 권태에 빠지게 되죠. 두려움, 흥미, 권태...... 인생은 이렇게 세 가지 느낌의 반복입니다.


권태로운 일상을 흥미진진하게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낯설고 두렵지만, 과감히 도전하고 시도하면 흥미를 느끼는 단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글쓰기가 인생 최고의 묘미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데에는 '익숙함'이란 게 존재하지 않거든요. 저는 10년 넘게 매일 글을 쓰고 있지만, 아직도 백지를 마주하면 긴장이 되고 떨립니다. 또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또 어떤 글을 쓰게 될지 저 자신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금씩 써 내려가다 보면 자신감이 붙기도 합니다. 막막함을 넘어 자신감에 도달하는 그 모든 과정이 신비롭고 흥미진진합니다. 하루에 두 편의 글을 쓰면, 두 번의 짜릿한 경험을 하는 셈입니다. 글쓰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끝도 없이 새로운 날을 만드는 최고의 도구는 글쓰기입니다. 처음 시작할 땐 낯설고 어렵습니다. 문법, 문장력, 구성, 주제, 소재, 메시지 설정, 기획, 아이디어, 문체, 뉘앙스, 스토리텔링 등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때로 숨이 콱 막힐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 반복해서 연습하고 훈련하면 누구나 글을 제법 쓸 수 있게 됩니다. 마음 속에 담긴 이야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은 축복이고 희열입니다. 글 쓰는 맛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죠.


대부분의 일은 오래 반복하면 권태기를 만나게 되는데요. 적어도 제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글쓰기만큼은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분야입니다. 똑같은 글은 결코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제가 다르고 소재가 다르며 문체가 다르고 메시지가 다릅니다. 콘셉트가 다르고 뉘앙스가 다르고 느낌과 감정이 다릅니다. 매일 새로운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 매일 새로운 삶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글쓰기 최고의 매력이자 위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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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지루하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배워 보길 권합니다. 그 일이 글쓰기라면 더 좋겠습니다. 무엇이 됐든, 평소 하지 않던 어떤 일을 선택해서 배우기 시작하면 일상의 권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하루가 새로우면, 일상이 흥미진진하면, 인생도, 당연히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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