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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힘들었던 이야기만 하면서 산다

고난과 역경의 의미

by 글장이


일곱 권의 책을 냈습니다. 가끔 시간을 내어 제가 쓴 책을 읽어 보는데요. 지난 세월 어떻게 견디며 여기까지 왔을까 생각이 많아집니다. 한편으로는, 포기하지 않은 저 자신이 대견하다 싶기도 합니다.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을 수시로 떠올리면 지금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건방이 줄고 감사와 만족이 늘어나지요. 다른 사람 인생에 공감도 많이 하게 됩니다.


강의를 할 때도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강의의 기본을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변화, 스토리, 그리고 감동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이 세 가지 내용이 포함된다면 그 강의는 성공이라고 확신합니다. 스토리와 감동 두 가지 요소가 제대로 장착되면 청중은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와 감동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제 강의에서 다루는 스토리와 감동의 대부분은 고난과 역경의 역사에서 비롯됩니다. 시련과 고통의 시간들을 언급하고, 그 시간들을 어떻게 극복했는가를 설명하며,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얻었는가 메시지를 전합니다. 모두가 제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낸 것을 보면서 보람 느낍니다.


남자들 군대 이야기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구절이 무엇인지 아시죠? "죽을 뻔했다"입니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대부분 군에서 죽을 뻔했다는 거지요. 지금 곁에서 같이 살고 있는 그 남자한테 잘해주세요. 죽을 뻔한 남자입니다.


공원에서 바둑 두고 막걸리 한 잔 걸치며 담소 나누는 어르신들 이야기 가만히 들어 보면 대부분 이렇습니다. "라떼는 말이야, 얼마나 힘들었나 하면 말이지."


집에 오면 아내 잔소리 때문에 힘들다 하는 분들 있지요? 아내 잔소리도 가만히 귀기울여 들어 보면 비슷한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얼마나 짜증이 났는지 알아? 얼마나 속상했는지 알아?"


쉽고 편했던 이야기는 사라집니다.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힘들고 어렵고 아팠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어딜 가나 고생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고생의 정도가 크고 죽을 고비를 넘긴 것일수록 목소리는 더 커지고 이야기는 더 길어집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성취와 극복에 관한 스토리를 내세우고 싶어 합니다. 쉽고 편안하게 누워서 TV 봤다는 얘기를 자랑스럽게 떠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딜 가나 '더 고생한' 사람 목소리가 크게 마련입니다.


책을 쓸 때, 그리고 강연을 할 때 제가 고생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유도 그런 때문이겠지요. 어렵고 힘들었던 이야기, 그것을 극복한 스토리, 그래서 배우고 깨달은 바를 전하는 것. 결국은 글쓰기와 강의를 '인생 고생 스토리'라고 정리해도 무방할 듯합니다.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고난과 역경을 피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꽃길만 걸으면 이야기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에게 닥치는 모든 시련은 '무너지라'는 압박이 아니라, '극복하고 이겨내서 신나게 이야기하라'는 신호입니다. 작가는 일부러 찾아서라도 고생해야 합니다. 그래야 쓸 거리가 많아지겠죠.


둘째, 힘들고 어려운 일 닥쳐도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결국은 다 이겨낼 일들입니다. 시간 지나면 스토리가 되는 것이죠. 신나게 부딪쳐도 될 일입니다. 대부분 사람은 즐거운 일조차 인상을 팍팍 쓰고 대합니다. 심각한 사람 많지요. 표정 어두운 사람치고 잘된 사람 못 봤습니다. 운과 기회, 사람을 몽땅 날려버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어두운 표정'을 짓는 겁니다.


문제가 생길 겁니다. 사건이 터질 겁니다. 스트레스 받을 겁니다. 속도 상하고 화도 날 테지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딱 한 가지입니다. ①실실 웃으면서 ②다 적읍시다! 작가니까요.

시련과 고통의 의미 1.png

힘들다는 이야기에 동정하는 세상은 지났습니다. 이제는 '힘든 순간을 어떻게 참고 견뎠는가, 그리고 이겨냈는가' 하는 이야기에 열광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징징거리며 동정표 구하지 말고, 눈 똑바로 뜨고 살아내야 합니다.


"난 이렇게 이겨냈으니, 당신의 삶에도 제 이야기가 도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이것이 글과 강연의 핵심 내용입니다. 오늘도 힘들고 어려운 일 겪읍시다. 고통이 아니라 콘텐츠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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