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있는, 즐길 수 있는
세상은 유례없이 살기 좋아졌다는데, 개인은 더 바빠진 것 같습니다. 대구에서 서울까지 새마을호 열차를 타면 4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KTX와 SRT 덕분에 2시간도 채 걸리지 않게 되었지요. 2시간 넘게 절약되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당연히 우리 삶에 2시간 넘는 여유가 생겨야 마땅합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새마을호 타고 다닐 때보다 훨씬 더 바쁩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입니다.
잘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 문명의 발달, 의료 기술의 개발, 의식주 문제의 해결, 일상의 편리...... 맞습니다. 이렇게 보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살기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은 어떨까요? 농경사회 사람들보다 "더 좋아"졌을까요?
하루 4시간 잡니다. 스무 시간 깨어 있습니다. 많은 일을 합니다. 글 쓰고 책 읽는 것은 물론이고, [자이언트 북 컨설팅]과 관련된 일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한 달 평균 25회 진행하는 모든 강의자료도 새로 만듭니다. 똑같은 강의를 한 적이 없습니다. 운동도 합니다. 사업 아이템 구상도 합니다. 수강생들 상담도 합니다.
하루 동안 하는 일을 모두 적으면, 저는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간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때로 누군가 묻습니다. "많이 바쁘시죠?"
그럴 때마다 저는 한결 같이 대답합니다. "하나도 안 바쁩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면서도 하나도 바쁘지 않다고 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실 저는 바쁜 게 아니라 "리듬을 타기" 때문입니다. 바쁜 것과 리듬을 타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첫째, 바쁜 것은 일에 끌려다니지만 리듬을 타면 일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말은 일의 노예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주도적인 태도는 그 많은 일을 "해야 한다"에서 "즐긴다"로 바꾸어 줍니다. 1인 기업 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실천해야 합니다. 한숨 쉬면서 일할 거면 직장 생활 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둘째, 생각할 시간의 유무와 관련 있습니다. 바쁘게 사는 사람들은 생각할 시간이 없습니다. 리듬을 타는 사람은 하루 한 번 이상 생각할 시간을 갖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일기를 씁니다. 기계도 일정 시간 지나면 닦고 기름쳐야 합니다. 가동을 멈추는 것이죠. 사람도 다르지 않습니다. 멈추지 않으면 결국 쓰러집니다.
셋째, 새로운 방식을 찾는 습관과도 연관 있습니다. 바쁘게 사는 사람들은 자기 방식을 고집합니다. 뭔가 수정하고 변화하려면 거부감부터 듭니다. 리듬 타는 사람은 적극적입니다.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봅니다. 더 좋은 방식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연습하고 훈련하고 적용합니다. 마지 못해 일하는 게 아니라 신이 나서 일하는 것이죠.
넷째, 바쁜 삶과 리듬 타는 인생은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차이가 납니다. 바쁜 사람들은 여기저기 에너지를 흩어 뿌리기 때문에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쏟아부을 힘이 없습니다. 리듬 타는 사람은 우선 순위를 명확히 합니다. 에너지를 응축시켜 폭발할 때는 아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일의 효율이 훨씬 높아집니다.
다섯째, 바쁜 삶은 나를 몰아붙이지만, 리듬 타는 인생은 나를 성장하게 만듭니다. 인간 본질은 확장입니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는 것이죠. 바쁘게 살면 뭔가 더 나아질 거라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제자리걸음인 경우가 많습니다. 바쁘기만 하고 실속은 없다는 뜻입니다. 리듬을 타면 일하면서도 학습이 가능합니다. 다르게 보고, 새로운 걸 배우고, 그래서 성장할 수 있는 것이죠.
저는 치열한 삶을 좋아합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나쁜 말'을 하려는 의도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존중하고 존경합니다. 이왕이면 결실을 맺고 더 좋아질 수 있는 방법과 태도를 권하고 싶을 뿐입니다.
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하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찍 일어나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습니다. 일 자체가 목적이 되고, 공부 자체가 노동이 되며, 일찍 일어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버립니다. 작심삼일의 가장 큰 원인이지요.
왜 일하는 것인가? 내가 공부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일찍 일어나서 무엇을 하고, 그래서 내 삶을 궁극적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동기와 목표 없이 전력질주를 하는 것은 가만히 있는 것보다 더 위험합니다.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도약했습니다. 한 달 수입을 말하면 사람들이 깜짝 놀랍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리 돈도 좋지만, 저렇게 바쁘게 사는 건 난 자신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바쁘기만 하고 힘들기만 하다면 저 같은 사람이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습니까. 리듬을 타야 합니다. 몸은 바삐 움직이되 정신은 깨어 있어야 합니다. 술 마시고 비틀거릴 때에 비하면 실수도 거의 없습니다. 내 삶을 움켜쥐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과 자존감도 하늘을 찌릅니다. 사는 게 흥미진진합니다.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 항목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 보고, 자신의 일상에 '리듬'을 갖기 바랍니다. 더 좋아질 수 있고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방법이 뻔히 존재하는데도 이것을 거부하고 허겁지겁 살아가는 것은 마땅치 않습니다.
오래 전 우리 조상은 힘겨운 일을 할 때마다 노랫가락을 흥얼거렸습니다. 리듬을 타면 견딜 수 있습니다. 리듬을 타면 즐길 수 있습니다. 하루의 리듬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