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쓴 글, 버리지 마세요!

소중한 나의 일부

by 글장이

초보 작가 중에는 자신이 쓴 글을 마구 찢거나 구겨서 버리는 사람 종종 있습니다.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요. 뭔가 잘 쓰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 속상할 겁니다. 계속 쓰면서도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도 들 테고요. 자신이 쓴 글은 어디에도 쓸모가 없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망설임과 두려움 때문입니다. 이렇게 써도 되는 것인가. 이건 아닌데. 복잡한 마음이 교차하는 순간 자신의 글을 형편없다고 규정짓습니다. 찢어서 버린 후 다시 씁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찢어 버린 글보다 딱히 나을 것도 없습니다. 절망과 좌절을 반복해서 경험합니다.


노트북으로 글을 써도 마찬가지입니다. 쓰고 지웁니다. 다시 쓰고, 또 지웁니다.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면, 자신에게는 글 쓰는 재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요.


따로 폴더를 하나 만들길 권합니다. 글을 쓰고 나서 읽어 보면 엉망이라는 느낌이 들 겁니다. 그래도 지우거나 버리지 말고 별도의 폴더에다 저장해두는 것이죠.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닙니다.


왜 그래야 하냐고요? '나의 글'이기 때문입니다. 잘 쓴 글도 내 글이고 못 쓴 글도 내 글입니다. 잘 쓴 글도 내 생각이고 못 쓴 글도 내 생각이지요. 어쨌든 나의 것입니다. 글 쓰는 사람은 가장 먼저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좋은 일만 일어나길 바랍니다. 좋은 글만 쓰기를 바라지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생에는 항상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일어납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 멋진 글을 쓰기도 하고, 또 어떤 날에는 형편없는 글을 쓰기도 합니다.


개인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동전도 양면이 있고요. 아침이 있으면 밤도 있지요. 두 가지 측면 모두 소중한 내 모습이란 걸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아무리 대단한 거장이라 하더라도 쓸 때마다 훌륭한 작품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모든 문장이 수려할 리도 없고요. 쓰다 보면 잘 쓸 때도 있고 못 쓸 때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농구 선수는 실패한 슛이 더 많고, 세계적인 야구 선수는 삼진아웃이 많고, 세계적인 작가는 버린 글이 더 많고,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트 선수는 넘어진 적이 더 많습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도 엄연한 나의 모습입니다. 받아들여야 편안해집니다.


형편없다 싶은 글만 따로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읽어 보면 재미있는 현상 하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형편없는 글 속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지요. 버려서는 안 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저는 일기장 읽는 습관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제가 쓴 일기장을 말하는 겁니다. 책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저의 읽기장 읽는 걸 더 좋아합니다. 별 것 아니라고 여겼던 모든 날들의 이야기에서 썩 괜찮은 글감을 길어올릴 때가 많습니다.


독서 노트도 자주 펼쳐 읽습니다. 독서 노트 작성할 때는 별로다 싶었지만, 막상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읽어 보면 주옥 같은 내용이 생각날 때가 많습니다.


어떤 글이든 버릴 게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소중합니다. 모두 나의 이야기입니다. 모두 내 글입니다. 그 모든 이야기가 진짜 나의 모습이자 내 삶입니다.


그 때 그런 생각을 했었구나. 그 날 이런 글을 썼었구나. 그 순간에 많이 힘들었구나. 울기도 했었구나. 다시 일어서기 위해 애도 많이 썼구나.


매 순간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내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또 엉뚱한 생각을 하는 나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살아가는 모습을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볼 때, 나 자신이 얼마나 감동적인 인생을 남기고 있는지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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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버리지 마세요. 글 지우지 마세요. 모두가 우리의 소중한 순간이며 생각의 조각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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