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에는

삶을 대하는 태도

by 글장이


헬스 클럽에 가서 운동을 하면, 날마다 컨디션이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날에는 무게도 제법 잡고 러닝 머신도 가볍게 뜁니다. 평소보다 몸이 무겁고 힘이 달리는 날도 있습니다. 딱히 어디가 아프거나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닌데 생각처럼 몸이 움직여주지 않는 그런 날이 있지요.


한 달 평균 25회. 거의 매일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두 시간 강의를 위해 스무 시간 가까이 준비와 리허설 합니다. 준비한 것보다 강의를 더 잘하는 날 있습니다. 말도 술술 나오고, 사례도 쏟아집니다. 반면, 충분히 준비했음에도 버벅거리거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날도 있습니다.


예전에 막노동 현장에서 일할 때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왠지 모르게 일이 잘 되는 날 있습니다. 못질을 해도 한 번만에 팍팍 박히고, 삽질을 해도 허리가 유연하게 휘어집니다. 반대로, 물 먹은 모래처럼 몸이 천근만근일 때도 많습니다. 한 걸음 옮기는 것이 죽기보다 힘든 날도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마찬가지입니다. 잘되는 날이 있는가하면 엉망인 날도 있습니다. 노력이나 열정과는 무관합니다. 별다른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술술 잘 풀리는 날도 있고 꽉 막히는 날도 있게 마련입니다.


컨디션 좋은 날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힘들고 막히고 어렵고 답답한 날. 그런 경우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지요.


첫째,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불평과 불만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늘은 좋은 날이구나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오늘은 영 풀리지 않는 날이구나 평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이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일 또 해야 합니다. 내일 또 살아내야 합니다. 오늘의 컨디션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불편한 마음 내려놓을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힘이 생깁니다.


둘째,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날에는 기본만 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합니다. 무리하게 몰아붙여 봐야 별 효과 없습니다. 그런 날에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억지로 애쓰지 말고, 농땡이처럼 설렁설렁 일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셋째, 때려치우는 날 있으면 절대로 안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컨디션이나 기분을 이유로 '일하지 않는' 경우 많은데요. 이런 태도는 실패하겠다 작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최소한의 노력은 기울여야 합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내 할 도리를 다 했다는 책임 있는 태도가 성장의 기본입니다.


넷째, 완벽주의와 과대망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요즘에는 '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책과 강연이 많은데요. 물론, 동기부여 차원에서 훌륭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신이 아닙니다.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할 수 없는 일도 많습니다. 무조건 다 잘할 수 있다는 대책 없는 낙관이 완벽주의와 과대망상을 만들어냅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수준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수 있을 때 일의 능률도 더 오르게 마련입니다.


다섯째, 생각 자체를 내일이나 미래에 두지 말고 오늘과 지금에 집중해야 합니다. 오늘을 잘 살아내면 인생도 잘 살아낸 겁니다. 오늘을 낭비하면 인생도 허비하게 됩니다. 일이 좀 안 풀린다 싶은 날,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자신을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힘든 날일수록 "잘하고 있다!" 스스로 격려하고 응원해야 살아갈 맛이 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날에는 어떤 생각과 태도로 견뎌야 하는지 다섯 가지 항목을 통해 알아 보았습니다. 글쓰기와도 딱 맞아 떨어집니다.


잘 써지는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오늘은 딱 세 줄만, 오늘은 블로그와 일기만, 오늘은 독서노트만, 오늘은 딱 요만큼만! 기본만 쓴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쓰지 않고 건너뛰는 날은 없어야 한다.

끝내주는 작품을 쓴다는 완벽주의와 과대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제 쓴 글도 잊어버리고, 내일 써야 할 글도 생각지 않는다. 오직 오늘, 지금 쓰는 글에만 집중한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살다 보면 일이 술술 풀리는 날도 있고 하는 일마다 꼬이는 날도 많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가 나지 않고, 온 정성을 다 했는데도 실패하는 때가 있지요. 꽃길만 펼쳐지면 좋겠지만, 인생에는 그런 일 생기지 않습니다.


삶이 원래 그런 거라면, 투덜거려 봤자 아무 소용 없습니다. 환경과 조건이 어떠하다 불평하기보다는, 그럼에도 나는 이런 태도로 살아내고 있다 당당하게 큰소리 치는 것이 훨씬 멋있고 지혜로운 모습입니다.


덧붙이자면, 일이 술술 풀리는 날에는 배우고 깨닫는 바가 적습니다. 힘들고 어렵고 막막한 날들을 견디고 버티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공부하고 성장하게 되는 것이죠. 좋은 날에도 이유가 있고, 답답한 날에도 다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게 주어진 오늘이라는 시간을 후회없이 살아내는 것이지요. 세상에는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 많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평생의 소원이 어쩌면 지금 내 삶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시큰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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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마다 따로 글을 써서 모으면, "쓰기 힘든 날의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책도 낼 수 있겠지요. 생각을 자꾸 예쁜 쪽으로 몰아가면, 인생도 점점 좋아집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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