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분량 팍팍 채우는 3가지 방법

원고지 10장 쓰는 법

by 글장이


"분량 채우기 어려워요!"

하소연한다. 울상이다. '쓰는' 사람 징징거림이다. 무시하지 않는다. 쓰고 있다는 게 어딘가. 적정 분량 채우기 힘들다는 말,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


원칙이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한 편의 글이라 하면 A4용지 1.5~2매 정도다. 원고지로 치면 12~15매. 만만한 양 아니다. SNS 세상. 지금 사람들은 '짧은 글'에 익숙하다. 논리, 근거, 증명, 사례, 예시, 경험 등 뒷받침하는 일 쉽지 않다.


짧은 글 잘 쓰는 사람도 있다. 그걸로 책 내는 작가도 많다. 함축적이다. 의미심장하다. 하지만, 그건 그들만의 리그다. 깊이 생각하고 기막힌 문장 뽑아내는 재주. 상당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원고지 열 장 쓰는 것보다 힘들지도 모른다. 순서 배우고 익혀야 한다. 형식과 분량 제대로 갖춰 한 편의 글 쓰는 법부터 연습해야 짧은 글도 잘 쓸 수 있다.


첫째, 엉덩이 들썩이지 마라!


잘 쓰고 싶어요!

글 쓰면서 살고 싶어요!

작가가 되고 싶어요!


말은 요래 하고, 글 쓰기는 싫어한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쓰고 싶지는 않지만, 작가는 되고 싶어요!" 이게 솔직한 표현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해결책 찾을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왕 쓸 거라면 엉덩이를 '좀 오래' 바닥에 붙여야 한다. 많은 초보 작가들이 '빨리 끝내고 자리 뜨려고' 한다. 조급하면 분량 못 채운다. 느긋해야 한다. 우직해야 한다. 5분만 더! 생각나지 않는다고 투덜거릴 게 아니라, 어떻게든 생각을 해내겠다는 자세로.


글은 앉아서 쓴다. 많이 쓰려면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 힘이 든다. 당연하다. 힘든 일 하겠다고 선택한 건 우리 자신이다. 쉽게 쓸 수 있다는 광고 자주 본다. 틀렸다. 글쓰기는 어렵다. 가장 어려운 것이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는 거다. 나는 저혈압이다. 무릎에도 이상이 생겼다. 엉덩이살도 빠졌다. 대신, 글은 늘었다.


둘째, 삼각 다리를 만들어라!


한 편의 글에는 하나의 주제만! 글쓰기 원칙이다. 하나의 주제는 세 개 다리로 버틴다. 나만의 원칙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주제문 :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뒷받침 다리 (1) : 공부 못 해서 망한 사례

뒷받침 다리 (2) : 공부 열심히 해서 성공한 사례

뒷받침 다리 (3) : 공부의 목적과 필요성


어떤 주제든 다리 세 개면 탄탄해진다. 두 개? 약하다. 네 개? 많다. 세 개가 딱이다. 무엇이든 세 가지 말할 수 있으면 글도 쓸 수 있다. 연습만 하면 된다. 원고지 열 장? 가뿐하다. 글쓰기는 어렵지만, 삼각 다리 만드는 건 수월하다.


셋째, 꼬리를 물어라!


문장을 쓴다. 다음 문장 쓴다. 다음 문장 쓸 때는 먼저 쓴 문장 보면서 쓴다. 대부분 초보 작가들은 계속 백지에만 쓰려고 한다. 백지에 쓰는 건 첫 문장 한 번뿐이다. 문장 하나를 쓰면, 이제 더 이상 백지가 아니다. 자신이 쓴 문장 꼬리를 물면서 계속 써야 한다.


비가 온다. 밤새도록 내렸다. 소리는 처량한데 공기는 맑아졌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개운하다. 하나는 가져가고 하나는 내어준다. 세상 이치다. 일주일째 운동 중이다. 온몸이 쑤신다. 몸무게는 줄었다. 비가 온다. 습기 차고 덥지만, 마른 땅에 생기가 돈다.


'밤새도록 내렸다'는 바로 앞 '비가 온다'를 받아친 문장이다. '소리는 처량한데 공기는 맑아졌다'는 바로 앞 '밤새도록 내렸다'를 보고 쓴 문장이다. 첫 문장은 백지 위에 쓴다. 나머지 문장은 좀 전에 쓴 문장을 보고 쓴다. 먼저 쓴 문장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글이 산으로 갈 일 없다. 횡설수설 줄어든다.


글 쓰는 방법 많다. 정답은 없다. 연습하고 훈련하면서 자기 방식 고르면 된다. 분량 채우기도 마찬가지다. 이렇게도 써 보고 저렇게도 쓰면서 자기한테 맞는 방법 찾으면 된다. 쓰면서 궁리하면 없는 길도 만들 수 있다.


한 가지 더! 글쓰기는 '끝내는' 일 아니다. 오늘도 쓰고 내일도 써야 한다. 뚝딱 해치우고 싶다면 다른 일 찾는 게 낫다. 언제까지 써야 하냐고? 죽을 때까지다. 글쓰기는 영속의 개념. 못 써도 된다. 내일 나아질 수 있다. 잘 써도 건방 떨지 말아야 한다. 내일 형편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글 쓰는 사람에게는 자만도 없고 좌절도 없다.


계속되는 행위. 조급할 이유가 없다. '빨리 끝내는' 게 아니라, '그냥 계속 쓰는' 것. 종료 개념만 없애도 마음 느긋해진다. '남한테 빨리 보여주려는 욕구'마저 줄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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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고 못 쓰고는 나중 문제다. 헤밍웨이도 다섯 줄 가지고는 책 못 낸다. 수십 년 살았다. 할 말이 많지 않겠는가. 쓸 거리 없다 단정짓지 말고, 차분히 분량 채워 보시길. 여백 채워질수록 인생도 가득 찬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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