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기댈 곳이 있다

살아가는 힘

by 글장이


"아빠가 잘 잡고 있을게!"

아들 어렸을 적에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뒤에서 잘 잡고 있을 테니 안심하라고 일렀지요. 그러고는 손을 놓았습니다. 아들은, 뒤에서 아빠가 드는하게 잡고 있을 거라 믿고 힘차게 페달을 밟았습니다. 두 발 자전거를 제법 일찍 잘 타게 되었습니다.


아빠인 제가 한 역할은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사실은 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잡고 있겠다고 말만 하고는 즉시 놓아버렸으니까요. 아들은 결국 혼자서 자전거를 배운 셈입니다. 대신,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었지요. 자신이 넘어져도 아빠가 잡고 있을 거라는 강렬한 믿음입니다.


실제로 넘어진 적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이번에는 더 꽉 잡고 있을 테니 마음 놓고 타라!" 아들은 제 말을 또 믿었고, 씩씩하게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확고한 믿음은 거듭되는 실패조차 이겨내도록 만드는 힘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때가 있습니다. 신이 곁에 있어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답을 알려준다면 인생 얼마나 편할까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번 벽을 마주하고, 또 그 벽을 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인생이지요.


고난과 역경에 처했을 때, 믿고 기댈 수 있는 '아빠' 같은 존재가 항상 곁에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요. 넘어져도 된다,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준다, 넘어지고 나면 다시 꽉 잡아준다...... 이렇게 나만 바라보고 지켜주는 위대한 존재가 곁에 있다면, 지금보다 더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시련과 고통의 순간들. 참 힘들었습니다. 누구 하나 기댈 사람 없었고, 신앙도 없었으며, 실력도 없었고, 희망과 용기조차 한 방울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만약 누군가 어깨를 빌려주었더라면, 저는 그 어깨에 기대 한참 동안 울었을 테지요. 든든한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은 사람을 외롭고 허전하게 만듭니다.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살아가는 데 꼭 도움 될 거라 확신합니다.


첫째, 조건 없이 든든한 '빽'이 되어줄 존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책입니다. 저는 책 덕분에 살았습니다. 책에 어깨를 기댔고, 책으로부터 조언 받았으며, 책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익혔습니다. 저한테 책은 '아빠'와 같은 존재입니다.


지금도 매일 책을 읽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읽고, 코로나 걸렸을 때도 읽었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돌아갈 때도 읽습니다. 단 하루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학문을 탐구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그저 좋아서 읽습니다. 문장 하나 발견했을 때의 희열은 그야말로 최고지요.


매일 책을 읽으니까, 작가들의 사고방식과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저절로 체득됩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들처럼' 생각하는 것이죠. 저 혼자서 해결책을 강구할 때보다 훨씬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도 자신감 넘칩니다. 뒤에서 '아빠'가 든든하게 잡고 있다 생각하니 두려울 게 없지요.


둘째, 내 어깨를 기댈 수 있는 어떤 존재를 찾는 것과 동시에 내가 누군가에게 어깨가 되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글쓰기/책쓰기 분야에서는 7년이 넘는 경험을 쌓은 덕분에 누구보다 그 생리와 법칙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거든요. 그냥 글만 쓴 게 아니라, 547명 작가 배출하면서 별별 문제 다 겪었기 때문에 노하우 충분히 쌓았습니다. 이것으로 남 도울 수 있으니, 글을 쓰거나 책을 쓰려는 이들에게는 제가 분명 '아빠'가 되어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나 힘든 것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늘 불행하고 피곤했지요. 요즘은 하루에 4시간 자면서도 하나도 지치지 않습니다. 돕고, 성과 내고, 보람 느끼고, 또 돕습니다. 상대가 저한테 별 도움 받지 못했다고 느낀다 해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어쨌든 저는 도움을 준 것이고, 누가 알아주길 바라지도 않으니까요. 감사함을 모르는 사람보다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사람이 틀림없이 잘 되는 것도 인생 법칙입니다.


하루 평균 70통 정도 상담 전화(카톡, 문자 포함)를 받습니다. 어마무시하죠. 저도 개인 시간 갖고 싶고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저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기쁘고 행복한 것도 사실입니다. 가끔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 만나는데요. 물론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겠지요. 그 말은, 세상 누구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뜻과 같습니다. 그런 인생,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매일 책을 읽어야 하고요. 항상 누군가에게 어깨를 내어줄 일 없나 살펴야 합니다. 책은 누구에게나 든든한 '아빠'가 되어줍니다. 남을 돕는 인생이야말로 자기 삶을 행복하고 보람 있게 만드는 길이지요.


이런 측면에서, 저는 인공지능을 회의적으로 봅니다. 사는 건 더 편해질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더 공허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문명과 편리만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마음이 움직여야 하고, 이왕이면 그 마음이 따뜻해야 살아갈 맛이 나거든요.


사람이 쓴 책이 진짜 책이죠. 사람이 쓴 글이 진짜 글입니다. 자판기 커피가 아무리 따뜻해도 곁에서 누군가 손 잡아주는 것에 비할 수야 있겠습니까. 책 읽어야 하고, 품을 내어주어야 합니다. 돈, 성공, 이런 것 말고 '사람'으로 사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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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라 아들한테 산책 가자고 했습니다. 기말고사 공부해야 한다네요. 평소에는 술만 처먹다가 꼭 오늘 같은 날 공부한다고...... 성적표 나오면 두고 보자! 이제 나는 너의 자전거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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