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Aug 02. 2023

열정, 끝까지 해내는 힘

주어진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


8월 책쓰기 정규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109기 진행하였고, 오늘 밤 9시부터 110기 진행 예정입니다. 그리고, 오는 토요일 아침에 111기 문을 엽니다. 매월 4개 차수 운영합니다. 모든 수업에 최선을 다하고, 또 수강생들도 집중과 경청 더 없습니다.


그런데, 1주차는 사뭇 다릅니다. 모니터에 비치는 수강생들의 눈빛과 강의 듣는 태도가 다른 차수에 비해 월등히 반듯합니다. '시작'의 의미,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결의, 이번에야말로 책을 쓰겠다는 단호한 결심. 이런 마음이 태도에 그대로 묻어나는 때문이겠지요.


그렇게 활활 타오르는 수강생들에게 저는 찬물을 끼얹습니다. 어깨 힘 빼라고 말이죠. 이렇게 뜨거우면 금방 식고 만다고, 그러니 뭉근하게 오래 가기 위해 힘을 분산시키라고 전합니다.


하루 두 번 시간을 정해둡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정 대로 움직이다가, 그 시간이 되면 잠시 멈춰 생각해 보는 거지요. 오늘은 어떤 글을 쓸까. 지금 두 줄이라도 쓰자. 그러다가 또 일상으로 돌아가 해야 할 일들을 합니다. 해가 지고 나서, 다시 정해진 시간이 되면 또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뭘 쓸까. 오전에 쓰던 글을 이어 볼까. 아니면 다른 내용을 써 볼까.


날이 밝으면, 그 날 기분에 따라, 쓰고 싶은 이야기를 떠올리고, 몇 줄 써 보고, 또 다른 생각을 하고...... 마주하는 하루에 그저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그럼에도 많은 초보 작가들이 내일, 다음 주, 다음 달, 연말, 내년 등 멀리 있는 생각을 하느라 집중을 하지 못합니다.


올 해 안에 반드시 책을 쓸 거라고요? 그건 열정이 아닙니다. 오늘 한 줄 쓰는 게 훨씬 낫습니다. 오늘 글을 쓰면 연말까지 책 다 쓸 수 있습니다. 오늘 쓰지 않으면 백날 각오하고 다짐해 봐야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할 일을 하면 저절로 뜨거워집니다. 집중하고 몰입하면 주변이 환해집니다. 주먹 쥐고 이 악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아니라, 글을 써야만 달라지는 것이죠. 행동, 실행, 실천 등 몸을 움직여 그 일을 하는 것만이 의미와 가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만난 사람이 100명이라면, 그 중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20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글을 쓰려고 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책도 읽고 강의도 듣고 열심히 하겠다 결의도 단단히 맹세하지만, 이런 모든 뜨거움은 실체가 없는 허상일 뿐입니다. 적어도 글 쓰는 사람한테는 그렇습니다.


글을 쓴다는 말은 딱 하나만 뜻합니다. 하얀 종이에 까만 글자를 채워 넣는 행위죠. 그 외에는 무엇도 글쓰기가 아닙니다. '책을 쓰고야 말겠다!'는 각오와 '한 줄도 쓰지 않는 오늘'이 만나 사람을 실없게 만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주어진 하루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삶을 풍요롭고 가치 있게 만듭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그 날 해야 할 일들을 하면서 책도 읽고 글도 쓰는 것이죠. 시간이 있고 없고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리 계산하는 게 아니라, 주어지는 틈새 시간을 놓치지 않으면 되니까요. 읽을 시간도 있고 쓸 시간도 있습니다. 한 페이지만 읽어도 되고 세 줄만 써도 됩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에서 책 쓴 사람 중에 시간 많아서 썼다는 사람 한 명도 없습니다. 다들 바쁘고 정신 없는 일상 보내면서 틈틈이 집필한 거죠. 걱정도 있고 돈 문제도 있고 컨디션도 좋지 않고 다른 해야 할 일도 많은 상황에서, 육아도 하고 직장도 다니고 집안일도 하고 스트레스 받아 가며 그렇게 쓴 겁니다.


'앞으로'를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주어진 오늘 동안 해야 할 일을 그저 해내는 태도가 훨씬 중요합니다. 내일 뭘 할 것인가 계획 세우는 것은 오늘 할 일을 다 마쳤을 때에야 할 일입니다. 전략과 계획 세우는 일에 중독되면 인생 다 망칩니다. 맨날 계획만 세우다 볼 일 다 보기 때문입니다.


열정은 뜨거움이 아닙니다. 결단하고 시작하고 계속하고 끝장내는, 그래서 무슨 일이든 매듭을 짓는 태도가 바로 열정입니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그런 거 하지 말고, 그냥 오늘 몇 줄 쓰는 게 낫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복이 복인 줄 알아야 복을 받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