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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Sep 13. 2023

나는 왜 그 사람이 무슨 말만 하면 미울까

미운 감정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

제가 운영하는 [자이언트 북 컨설팅]과 저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을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체 수강생에 비하면 극히 일부이고, 또 그 소문이 사실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자꾸만 그들의 말이 귓가에 울리고, 속도 상하고 짜증도 납니다. 그냥 무시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씩 화가 심하게 날 때면 당장 찾아가 멱살이라도 잡고 싶기도 합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에 와서 글도 쓰고 책을 출간한 작가가 있습니다. 글 쓰고 배울 때는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출간하고 나니까 무엇 때문인지 등을 돌리는 경우 있습니다. 저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 때문인지, 아니면 주변에서 누가 코칭(?)을 하는 건지. 아무튼, 아무 이유도 없이 "혼자 힘으로 책을 낸 것처럼" 포장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 하면서도, 한편으로 서운하고 섭섭한 마음 지울 수가 없습니다. 가끔, 그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혼자 책을 쓰면서 깨달은 점" 등의 글을 써서 공유할 때면 속이 뒤집어집니다.

평소에 불평과 불만을 자주 늘어놓아서 '싫은 사람'으로 낙인을 찍어 놓은 사람들 있습니다. 그들이 시종일관 '나쁜' 얘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한 번 싫다고 낙인을 찍어 놓으니까 무슨 말을 해도 듣기가 거북하고, 함께 자리를 하기도 꺼려집니다. 글도 쓰고 강의도 하면서 사람에 대한 벽을 많이 없앴다고 생각하는데도, 아직 '사람을 가리는' 걸 보면, 저 자신 수양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낍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 때문에 가장 피해를 입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미움이란 감정은 다른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울, 분노, 스트레스 등 다양한 불편한 감정을 생산해서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사람 미워해 본 적 있는 사람은 다들 잘 알 겁니다. 내가 미워하는 그 사람은 멀쩡하게 잘 사는데, 괜히 나만 마음 고생을 하는 거지요.

감정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항상 경계심을 품게 됩니다. 긴장하고 초조하고 조심스러워집니다. 한 마디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지요. 게다가, 다른 이들과 자리를 하더라도 항상 그 사람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삐뚤어집니다. 나 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이들의 분위기마저 어둡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은 다른 사람 미워하는 경우 드뭅니다. 바꿔 말하면, 누군가를 미워하는 사람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기도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누군가를 향한 미운 감정이 오래 지속되면, 자신감이나 자존감마저 낮아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없애거나 줄여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위함이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해서 말입니다. 매 순간 스트레스 받아가며 도저히 일할 수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집중하고 몰입해야 하는데 자꾸만 그 미운 사람이 떠올라서 일도 못 하고 감정만 상했던 것이지요.

요즘은 미워하는 마음보다 나 자신에게 더 많이 집중합니다. 예전에 비하면 마음도 훨씬 가볍습니다. 누가 듣기 싫은 소리를 하면 종일 그 말을 되새기며 힘들어 했었는데요. 요즘은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별로 마음에 남지 않습니다. 순간적으로 욱하는 때는 있습니다만, 오래 가지 않습니다. 대부분 그 순간만 지나면 잊어버리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행을 하거나 부처님이나 예수님 같은 마음을 가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제 마음을 지키는 법을 알았고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오늘은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풀어내는 방법과 이를 통해 자신을 지키는 노하우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남을 미워하는 마음의 최종 피해자는 나 자신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A를 미워하면 A가 피해를 봐야 하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나 자신만 손해를 봅니다. 집중하지 못하고 제대로 일하지 못하고 마음 불편하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분하고... 이렇게 나만 손해 보는 일을 계속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어떤 관계든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입니다. 인간관계는 나를 돌보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은 당장 그만두어야 합니다. 남을 미워하고 시기하는 마음이 나를 힘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굳이 계속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둘째, 모든 인간은 자기만의 기준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다른 사람은 옳지 않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틀렸다고 주장하는 바를 나는 옳다고 주장할 수 있지요.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교육의 정도가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철학과 가치관이 다릅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마음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생각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는 같을 수 없습니다. 어머니 마음 속으로 들어가서, 어머니가 나를 어떤 존재로 여기는가 볼 수 있다면 우리는 꽤 많은 실망과 좌절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어머니의 기대에 못 미치는 나 자신 때문에 자괴감을 느낄 수도 있는 일이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머니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간다는 사실입니다.

부모 자식 사이에도 이처럼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른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끼리는 오죽하겠습니까. 내가 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보기에는 정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 많지 않나요?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 천지입니다. 그런데요. 그런 사람들도 다들 자기 자리에서 잘도 살아갑니다. 모든 개인은 각자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대로 살아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누군가의 한 마디가 내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책 읽으면 좋은 문장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문장 하나로 인생을 바꾸고, 또 어떤 사람은 책을 수천 권 읽고도 변화나 성장을 전혀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네, 맞습니다. 선택과 실행이지요. 문장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것은 나의 선택입니다. 아무리 좋은 문장도 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책 속에 나오는 멋진 문장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주변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말을 무조건 받아들일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누가 무슨 말을 하든, 내가 받아들이면 상처가 되는 것이고, 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냥 허공에 흩어지는 헛소리가 되는 겁니다.

말 자체의 중요성보다, 내가 그 말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가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친구가 서운한 말을 던진 것이 아니라, 내가 그 말을 서운하게 받아들였다는 뜻입니다. 안 받으면 됩니다. 그건 그 친구의 사고방식일 뿐,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소리입니다.

넷째, 상처 부풀리기를 당장 그만두어야 합니다.

제 3자가 들어 보면 별 것도 아닌 말인데, 당사자는 얼굴이 시뻘게가지고 흥분해서 난리를 치는 경우 허다합니다. 사소한 말 한 마디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경우지요.

책 읽으면서 사소한 문장 하나에도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라고 했더니, 참 고집스럽게도 안 합니다. 공부하라는 소리는 듣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던진 말 한 마디에는 별 의미를 다 갖다붙입니다. 피해의식입니다. 자기방어기제가 과다한 탓입니다. 제가 "별 것도 아닌 일에 화 내지 마라"고 하면, 또 별 것 아니라 했다고 더 화를 냅니다. 세상과 싸우겠다고 작정한 사람 같습니다.

상처와 아픔은 실제보다 과장된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 자신이 부여하는 의미 탓입니다. 부풀리기 하지 말아야 합니다. 팩트에 집중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누가 무슨 말을 했다 하면, 그냥 그런 말을 하나 보다 여기면 그뿐이지요. 속상하고 억울하고 분하고 괘씸한 것은 모두 나의 감정일 뿐입니다. 감정이란, 실체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사흘만 지나면 가라앉을 감정 때문에 지금 실수하는 일 없어야 하겠습니다.

다섯째, 내가 지금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구나 하는 자각이 필요합니다.

용서와 이해 따위는 권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도 그런 건 하지 못합니다. 다만, 그 사람과 상관 없이 나를 지키고 보호하는 행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지금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것이죠.

왜 미워하고 있는가. 명확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팩트인가, 아니면 감정인가. 그 사람의 말이 진실이라면, 진실을 말했으니 화를 낼 이유가 없습니다. 그 사람의 말이 거짓이라면, 어차피 거짓이니 결국은 밝혀질 테고, 따라서 내가 흥분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나만 손해입니다. 세상 가장 소중한 나 자신을 위해서,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없애야 합니다. 마음 편안한 삶이 최고입니다. 마음이 좋아야 하는 일도 잘 됩니다. 나를 향해 돌을 던지는 사람들은 결국은 알아서 자멸하게 될 테니, 굳이 내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