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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Oct 20. 2023

딱 5분만 보여주기! 글 잘 쓰는 법

이은대 문장수업


"우리 부부는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설명형 문장입니다. 독자는 그런가 보다 여길 수밖에 없지요. 아무것도 생각할거리가 없습니다. 반면, 아래 문장은 어떤가요. 


"새벽 5시에 일어나 밥과 된장국을 준비했다. 얼마 전부터 씽크대 물이 차가워졌다. 손이 벌겋다. 7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난 남편. 출근 준비를 마친 후 식탁 앞에 앉았다. 눈 한 번 마주치지 않는다. 둘이 마주앉은 식탁에는 수저 소리만 텅텅 울린다. 남편은 밥을 다 먹지도 않은 채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벌떡 일어나 현관문을 나선다. 남편은 사라졌고, 현관문은 쿵 하고 닫힌다. 나는 식탁 앞에 그대로 앉아 밥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다. 된장국도 한 입. 우물거린다. 눈물이 날 것 같아 다 씹지도 않은 밥을 꿀꺽 삼킨다."


불과 5분 동안 일어난 아침 식사 장면입니다. "부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설명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누가 읽어 봐도 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44명 예비 작가님들과 제 163회 "이은대 문장수업" 함께 했습니다. 문장을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필사하거나 초록해도 되고요. 좋은 문장만 따로 골라 놓은 SNS 읽고 베껴쓰는 것도 도움 되겠지요. 그 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이 쓴 문장을 이리 저리 고치고 다듬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문장수업은, 우리 작가님들이 쓴 초고 일부를 발췌하여 화면 상단에 띄우고 실시간으로 수정/보완 하면서 해설을 덧붙이는 강의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대한민국에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곳은 [자이언트]뿐입니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문장수업이야말로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가장 적합한 공부 방식이라 자부합니다. 


하루아침에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시간과 노력과 반복이 중요하지요. 주 1회, 매주 목요일 밤 9시. 문장수업을 꾸준히 들으면서 글 쓰는 방법을 익히고 문장력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우리 작가님들의 일취월장을 기대합니다. 


이번 문장수업에서도 예외없이 '보여주는 글쓰기'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초고를 집필할 때는 생각 나는 대로 마구 쏟아내도 상관 없지만, 퇴고를 할 때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자신이 쓴 글을 냉철하게 뜯어고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설명인지,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지, 추상적인 관념만 말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경험을 전하고 있는지. 이런 작업을 되풀이함으로써 글 보는 눈을 갖게 되고, 쓰고 읽는 능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표현 능력을 확장시키는 일입니다. 나의 경험과 느낌과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는 능력은 소통과 영향력과 존재 가치 모두를 향상시킬 수 있는 힘이지요. 책 한 권 출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신을 드러내어 세상에 소중한 역할을 한다는 소명의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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