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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Oct 29. 2023

글 쓰기 전에, 강의하기 전에, 꼭 필요한 질문!

작가라면, 강사라면


글 쓰기 전,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도 머릿속에서 절대 내려놓지 말아야 할 질문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질문이기도 하고요. 강의의 질을 높이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고민 여부가 글과 강의의 성공 여부를 결정합니다.


나는 누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

나는 어떻게 행복을 선물할 것인가


'행복'이란 단어를 보자마자 손발이 오그라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경상도 촌놈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니요! 하지만, 바로 이 '행복'에 관한 질문이 저를 바꿔주었습니다. 엉망진창이던 문장이 질서를 갖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강의할 수 있었습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에서는 일주일에 세 번 정규수업을 운영합니다. 같은 수업 다른 차수입니다. 개인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시간을 선택하여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한 번 수강했던 사람은 평생 무료 재수강을 할 수 있습니다. 매월 재수강하는 사람의 수가 3개 차수 합해서 250명쯤 됩니다. 그 중에는 입과한 지 5~7년 되는 사람도 있고, 수개월 되는 사람도 많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한 번 들은 강의를 두 번 세 번 다시 듣는 것이야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5년씩 7년씩 재수강을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지 않나요? 들을 만한 강좌가 넘쳐나는 세상이고, 원한다면 어떤 공부든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자이언트 북 컨설팅]의 글쓰기/책쓰기 수업을 꾸준히 재수강하고 있다는 건 분명 뭔가 있다고 짐작하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글쓰기/책쓰기에 관한 고민과 연구를 거듭합니다. 조금이라도 새로운 방법과 내용을 전하기 위해 매월 강의자료 1천매를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제작합니다. 아울러, 사람이 살아가는 데 유용한 철학, 심리학, 태도, 유머, 이슈, 스토리텔링 등을 다양하게 접목합니다. 이 모든 준비와 활동을 치열하게 하는 이유는, 적어도 수강생들이 내 수업을 듣는 두 시간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입니다.


"이은대 수업은 뭐하러 듣냐? 맨날 똑같은 소린데."


뒤에서 이런 험담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말이든 제 귀에 다 들어옵니다. '맨날 똑같은 소리'라고 말하는 이유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맨날 다른 얘기'를 하는데도 똑같이 들린다면, 그들의 귀에 문제가 있는 거겠지요. 수업에 꾸준히 참여하는 사람들은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성장하고 발전합니다. '맨날 똑같은 소리'라고 험담하는 이들은 7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야말로 똑같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전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저와 강의를 비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저에 관한 험담을 일삼고, 그러면서도 제 앞에서 그런 험담을 할 만큼 용기와 패기는 전혀 없고, 공부도 하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고, 독서모임 한답시고 맨날 모여 앉아 다른 사람 씹기나 하고......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재수강을 하지 않아주어서요.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이념으로 살아야 자신이 바라는 인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들고야 말겠다 작정하고 사는 이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지요. 


뒤에서 험담하면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됩니다. 다른 사람 흉 보면 그 몇 배의 불행을 반드시 당하게 됩니다. 과거의 제가 딱 그랬습니다. 눈앞에 없는 사람 욕하고 흉 보고 험담하면서, 그들이 잘못되길 바랐지요. 결국 저는 인생 다 날리고 추락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뒤에서 남을 흉 보는 비겁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 인생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합니다. 


그렇다면, 매일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것이 마땅할까요? 네, 그렇습니다. 행복입니다. 예를 들어, '독서'에 관한 글을 쓴다고 가정해 봅시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효과 있는가 방법을 조리 있게 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 글을 읽는 독자가 '독서'에 관해 좋은 마음을 품도록 하는 것이지요. '독서'에 관한 글을 읽는 동안 독자가 행복할 수 있다면, 아마 그 독자는 독서를 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다이어트'에 관한 글을 쓴다고 칩시다. 살 빼는 방법과 식단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읽는 내내 독자가 행복한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이어트'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독자가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아마 그 독자는 좋은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하게 될 겁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에서 576명이나 되는 작가가 탄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업 시간에 글쓰기/책쓰기에 관한 요령과 기술만 다루었다면 결코 이룰 수 없었을 기적 같은 성과입니다. 두 시간 동안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덕분입니다. 저는 수업 시간에 목탁도 두드리고, 루돌프 사슴뿔을 머리에 얹기도 하고, 혼자서 연극도 하고,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도 하고, 질문을 주고 받으며 실시간 집필 시연도 합니다. 수강생들이 잠시라도 웃고 행복할 수 있다면 춤이라도 출 기세지요. 


먹고 살기 팍팍한 세상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셀 수 없이 날아드는 소식들은 우리를 참으로 우울하게 만듭니다. 정치인들은 패를 갈라 허구헌날 싸움박질을 하고, 그래서 이제는 국민들도 편을 갈라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고, 그나마 즐거운 기분과 행복을 선물해주었던 연예인들은 약을 빨고 다닙니다.


행복이란 말은 흔해빠졌지만, 행복을 누리기는 어렵고 힘든 세상입니다. 작가는 독자가 행복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하고, 강사는 수강생이 행복할 수 있는 강의를 해야 합니다. 행복을 전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인 것처럼 쓰고 강의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작가와 강사의 책임이자 사명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글쓰기가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지는 사람 있다면, 마음에 '행복' 하나 장착하길 권합니다. 잘 쓰려고 하지 말고 행복하게 써야 합니다. 팔리는 책 말고 행복하게 해주는 책을 쓰면 좋겠습니다. 돈 되는 글 말고 행복해지는 글을 쓰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고 믿습니다.


강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우와!"하며 감탄할 거라는 기대로 강의를 준비하지 말고, 뭔가 하나라도 행복할 수 있는 요소를 담아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자료 만들어야 합니다. 강사 자신이 얻을 것을 생각하며 강의를 준비하는 사람 많습니다. 수강생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마음으로 준비하면 훨씬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무조건 좋은 말만 늘어놓으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걸까요? 무조건 웃기고, 무조건 그들의 비위만 맞추면 그것이 행복일까요? 결코 아닙니다.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독자와 청중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어야 합니다. 삶에 도움을 주는 것이 곧 행복이지요. 


태도가 엉망이면 바르게 가르쳐야 하고, 마음이 삐뚤면 그 마음 바로잡을 수 있는 글을 써야 하며, 불평과 불만 가득한 사람들에게 감사와 만족을 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장은 그들의 볼멘 소리를 듣게 된다 하더라도 기꺼이 감수하는 게 마땅합니다. 인기에만 연연하는 사람은 독자와 청중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습니다. 


내 독자를 행복하게 해주려면 어떤 글을 써야 할까. 내 수강생들을 행복하게 해주려면 어떤 내용으로 강의를 해야 할까. 작가와 강사라면 종일 이런 생각만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거라면 굳이 작가와 강사가 될 이유가 없겠지요. 


포스팅 한 편 발행하면서 '행복'이란 단어를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덕분에, 오늘 저는, 많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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