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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모 Apr 25. 2023

스파게티에 시금치가 어울려요?

이렇게 먹고사는 가족도 있습니다


두 딸이 좋아하고 잘 먹는 음식 중 하나가 스파게티이다.


"엄마 오늘 저녁은 뭐야?"

"스파게티"

"오 맛있겠다"

늘 환영받는 메뉴.


아이들은 주로 로제나 토마토 스파게티를 좋아하는데 가끔 내가 먹고 싶을 때는 크림으로 한다.(엄마 맘대로)


크림 스파게티는 맛있지만 먹다 보면 느끼해져서 피클이나 단무지, 김치가 필요한데 끝까지 깔끔하고 담백한 크림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시. 금. 치.


언제부터 크림 스파게티에 시금치를 넣었는지 모르겠는데 시금치가 맛있는 계절이 오면 단감과 발사믹으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나물로 먹고 이렇게 스파게티에도 넣어 먹는다.


내가 만든 쿠키~

아니 내가 만든 스파게티~~

별거 없지만 레시피를 한번 적어본다.




만들기 전 이렇게 준비해 본다.

웍 또는 냄비(파스타냄비도 굿), 프라이팬

마늘, 시금치, 양파, 넣고 싶은 재료(더 안 넣어도 돼요)

시판 면과 소스(이번에는 폰타나)


마늘을 꺼내 편썬다.(다행히 아이들이 마늘을 좋아한다)

마늘이 없다면 패스~


뿌리까지 깨끗하게 씻어 둔 시금치를 아주 잠깐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꺼낸다.

시금치는 꼭 달큼한 뿌리까지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남해초나 잎이 여려 보이는 시금치는 데치지 않아도 되는데 아이들이 있다면 살짝 데치는 게 먹기 편하다.

따로 데치는 게 귀찮다면?

잠깐 기다리면 꼼수 팁도 있으니 그렇게 해도 다.


그리고 크림에는 베이컨이나 버섯을 넣으면 맛이 풍부해지는데 버섯은 그렇다 쳐도 베이컨처럼 짠맛이 살짝 들어가면 더 맛있으니 베이컨이나 햄류를 넣는다.


냉장고를 열었는데 베이컨이 없다.


베이컨 대신 소시지나 명절에 들어온 스팸을 찾는다.

소시지나 스팸을 뜨거운 물에 잠시 목욕시키면 좋다고 하니 그렇게 해도 되고 그냥 썰어도 괜찮은 것.. 같다(건강을 생각한다면 꼭 뜨거운 물에 목욕시키세요)

이걸로  비슷하게 만들 거다.

소시지나 스팸을 잘게 썬다.

프라이팬 준비해 둔 것을 이제 쓸 차례이다.



불이 오른 팬에 소시지를 넣고 기름 없이 약불에서 살살 볶는다. 젓다가 칩처럼 바삭해지기 전에(태우지 말고요) 편마늘을 넣고 양파나 버섯이 있으면 같이 넣고 아까 귀찮아서 데치지 않았던 시금치를 이제 넣어 뚜껑을 덮고 숨을 죽인다. 한 봉지를 다 넣으면 시금치가 산이 되어 있어서 볶기가 어려우니 처음에는 뚜껑으로 시금치의 숨을 잠시 눌러주고 흐믈흐믈해지면 다 같이 살짝 볶고 불을 끈다.





프라이팬 불을 올리면서 웍에도 물을 올려야 타이밍이 비슷하니 잠시 멀티가 되어야 한다.



스파게티 면을 삶을 때 올리브유와 소금을 넣어서 삶으라고 포장지 뒤에 친절하게 적혀 있지만 나는 그 차이를 아는 고급 입맛이 아니라서 가끔 생각나면 올리브유만 세 방울 정도 넣는다. 물이 끓으면 면을 둥글게 펼치고 푹 잠기게 8분 정도 삶는다.


면이 익은 것 같으면

손목에 힘을 꽉 주고 웍을 들고 다른 손으로 집게를 들어서 싱크대에 물을 버린다. 굳이 이렇게 안 해도 되고 요즘에는 파스타 냄비가 있으니 사용하면 좋다.(스파게티는 원팬에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크림만 투팬을 사용해요-원팬파스타 최고) 뻑뻑한 스파게티를 좋아하면 물을 다 버리고 촉촉한 것을 원하면 물을 조금 남긴다. 우리 집 딸들은 후자라 물을 조금 남긴다.


이제 웍에 다시 불을 약하게 켜고 올리브유를 살짝 코팅하고 시판 소스를 몽땅 넣는다.

프라이팬에 대기 중이었던 재료들을 넣어 같이 쉐킷쉐킷.


불을 끄고

매운 것을 못 먹는 둘째 스파게티를 먼저 그릇에 담는다.



남아있는 스파게티에 청양고추나 페퍼론치노를 넣어 나와 큰 아이가 먹을 매콤한 맛으로 만든다.



끄읕!

이제 맛있게 먹으면 된다.



편의점에서 세일할 때 산 9900원짜리 umm 와인을 꺼내 한 잔 따르고 아이들은 사과즙과 같이 저녁을 먹었다. 반찬은 저렇게 하나의 그릇에 옹기종기 조금씩만 담아서 먹으면 설거지도 줄어들고 편하다.

이것도 꼼수인데 이 정도면 제목을 꼼수 요리라고 바꿔야 될 것 같지만 (이렇게 먹고 사는 가족도 있다)라는 제목이 마음에  드니 당분간 이렇게 둬야 겠다.



중학생이 된 큰 딸이 학원에 다니는데 끝나고 오면 밤 8시가 된다. 저녁을 6시에서 6시 반에 먹었었는데 같이 먹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출근하는 날은 어른용 뚜껑 있는 식판에 저녁을 차려놓고 둘째와 먼저 먹는다.

쉬는 날 저녁은 같이 먹기 위해 기다리는데 배가 좀 고프지만이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

별 얘기하지 않아도, 자매가 투닥거려도.

저녁밥이 맛이 있든 없든 한 공간에 앉아 서로의 눈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아!

맛이 있든 없든은 아니다.

아이들은 무조건 맛있어야 잘 먹어서 엄마 밥보다 좋아하는 배달 음식도 가끔 시켜 먹어야 한다.

나도 밀키트와 배달 음식, 외식을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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