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의 존재를 알았던 건 4-5년 전 때이다. 오래전에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작할 수가 없었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서 자주 접했고 주위에서도 브런치, 브런치스토리, 작가 등 많이 들려왔지만 뭔가 모르게 범접할 수가 없었다. "한번 도전해 봐" 할 수 있는 느낌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책을 평소에 많이 읽어둔 편도 아니었고 글을 쓰는 것에 지금보다도 더 자신이 없었을 때였기 때문에 '잘 쓰는 작가'들만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여겨졌었다.
하지만 최근에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이 확 들면서 책을 근 몇 년 간 차곡차곡 리스트를 채워놓고 있었기 때문
인지 이제 해야 할 때가 왔다고 느꼈다. 지금이다. 적격의 시기가 왔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누구나 될 수 없었던 브런치. 지금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
아마도 경험과 책을 1년에 3-50권(21년부터 읽어오기 시작하여 연평균 이 정도를 읽으며 지내왔다. 많이 읽으면 읽었다 싶고 적으면 적은 개수다.)을 읽었던 게 나름 자산이 되었는지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예전처럼 두려움은 있었지만 배짱은 생겨 먹게 됐는지 떨어져도 또 하면 되지 하는 생각이었다. 글쓰기를 한 지 며칠 안 됐을 무렵 썼던 글들을 골라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였다. 그리고 5일 이내에 메일로 연락을 준다는 말을 보고 전혀 기대도 안 하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틀 정도 메일을 들락날락하니 브런치에서 메일이 왔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휴대폰으로 확인해서 진짜인지 확대도 해보고 다시 나갔다가 들어가기도 해 보고 됐다고? 마음속으로 소리치기도 하였다. 와! 이게 되네!
두서없이 쓴 글들이 많았다. 글쓰기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 심지어 지금도 막 쓰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지만 일단 됐길래 신나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때에 맞아 들어갔고 운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시작한 사람이 반이라도 차지한다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가슴속 깊이 새길 수 있는 결과였다.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조금의 사명감이 생긴다. 단 한 명이라도 내 글을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매일 글쓰기를 하고 싶게끔 만들고 열정이 생기게 하며 놓을 수 없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또한 너무 재밌다는 것.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재미와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면서 무료한가 싶을 때쯤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 삶을 살아갈 의지와 책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올바른 태도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것, 많은 바른 것들에 대한 정신을 갖출 것, 이상으로 많은 깨달음과 느낌과 경험을 가져다주었다는 것.
더 이상 더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진심으로 글을 대하면 다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