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시민 Jun 18. 2024

멈출 때를 아는 법


월든 책을 읽었다. 앞부분을 짧게 읽어서 잠깐 소개해 보려고 한다.

책에 줄 긋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책에 줄을 긋고 

접고 표시하고 읽어야만 읽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따르기 위해 해보았다.

예전에 월든을 한 번 읽은 적 있었지만 오늘 본 월든은 처음 보는 구절들이 많았고 

마음에 와닿는 글들이 많았다. 문장 밑에 나의 생각을 적으면서 기록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멈춤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더 이상 애쓴다고 벌어질 일이 아니기 때문에 

책으로 시간을 채워 다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고 한다.




월든


p.15 성장하려면 자기 무지를 깨달아야 하는데, 오로지 자신이 아는 지식만 사용하고 있으니 어떻게 알아채겠는가?


- 이 대목은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싶지만 정작 나는 아는 게 없었다. 책을 읽어도 배경지식이 없으니 공감하기가 어려웠고 글쓴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찾기가 어려웠다.

결국 내가 아는 지식으로만 글쓴이에 대한 생각을 짐작하고 어설프게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대목이다.



p.17 그는 오늘도 내일도 훌륭한 운송업 업자라는 명성을 얻고자 불철주야 뛰고 있지 않은가? 과연 그런 그가 신성하며 불멸의 영혼인가?

생활 중에 졸아들고 뒤로 내빼는 모습을 보라. 불멸이나 신성은커녕 온종일 막연한 불안에 시달리며 두려워한다. 그는 업적을 쌓아 명성을 내야 한다는 자기 생각의 노예이며 포로일 뿐이다.


- 우리는 결국 뭔가 해내야 한다는 생각과 업적을 이루고 그 위치에 걸맞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평생을.

그러면서도 불안에 떨고 그 위치에 올라와 있지만 삶이 괴롭다고 외친다. 

누가 훌륭한 사람을 만드는가? 나인가? 당신인가?



p.19 편견을 내다 버리는 데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아무리 오래된 사고방식이나 행동방식이라도 검증하지 않고 믿어서는 안 된다. 오늘 모든 사람이 진실이라고 동조하고 묵인하던 것이 내일 거짓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 편견,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더 중요한 것이다. 20살에는 어느 대학을 가야 하고, 

졸업한 후에는 어느 회사를 가야 하며 30살에는 누군가와 결혼을 하고 아이는 몇 낳을 것이며

학교는 어디로 보낼 것인지, 등 모든 것이 정해진 삶이 있다. 


지금의 나처럼 책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건 어쩐지 인생의 낙오자라는 평가를 받기 

쉬운 곳에 서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가 정했는가 묻고 싶다. 그렇게 인생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도 묻고 싶다.


현재에 만족하며 살고,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정해지지 않은 채로 사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하는 세상이 오기를, 조금 바라본다.



p.23 우리는 자기 일의 중요성을 과장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하지 않는 일은 또 얼마나 많은가!


- 너무 공감되는 말이다. 시간을 들이는 것에 비해서 과장되게 잘 했다고 느끼는 바 공감이 된다.

하지 않는 일도 얼마나 많은지 그렇지만 많은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들을 보내고 있다.



p.26 그러나 현명하지 못한 이들은 나중에 편안하고 따뜻하게 살 수 있다면서 지구 반대편의 야만적이고 불건전한 지역으로 건너가 10년이고 20년이고 사업에 전념하다가 결국 뉴잉글랜드로 돌아와 죽는다.


- 앞서 말한 내용들과 비슷하다. 2-30년을 미래를 보며 살아간다. 그때가 되면 더 안락하고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것도 맞을 수 있다. 어쩌면 모든 것을 다 이루고도 느끼지 못하다가 

결국엔 다시 예전으로 돌아와 편안함을 느끼다가 갈 수 있다. 

그런데, 가기 전에 편안하였다면 결국에는 그 자리에서도 좋은 환경과 안락함이 존재했다는 말이 되지 않을까? 꼭 부자가 되어서, 더 안락함을 취하고자 높은 빌딩, 비싼 옷, 비싼 차를 거둬들이면서 

살아야만 진정으로 안락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게 정답일까



p.38 우리는 정작 사람에 대해서는 잘 모르면서 상의와 바지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현대에 들어서 점점 더 남에게는 관심이 없고 자신에게 역시 관심이 없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고 있다. 획일화된 

철로를 걷고 있는 듯하다. 철로를 벗어나면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군다.

모두가 일자로 걸어나간다. 


사람에 대해서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기계와 돈에 대해서만 들여다보고 있다.

이 사람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상황에 기쁨을 얻고 행복해하는지에 대한 여부는

관심 밖이다. 하지만 겉치레에는 신경을 쓴다. 어울리는 옷이 아니라 비싼 옷을 입고 있으며

화려한 차, 집을 보고 사람을 판단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저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p.43 따라서 인간은 지금 당장은 실패할 수는 있어도, 더 높은 것을 겨냥해야 마땅하다.


- 어디선가 봤던 영상이 생각난다. 10대에 성공 못하면 20대에 하면 되죠

20대에 이뤄내지 못했다면, 40대, 50대, 그리고 계속된 나이.

80대에라도 성공하면 된다는 말.


80대에도 화가가 된 할머니가 있다. 

40살에 작가로 등단하는 사람도 있다.


꿈을 향해 산다면 

지금의 실패는 상관이 없다.






작가의 이전글 여름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