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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시민 May 30. 2024

시간을 빚는 일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책과 글쓰기에는 관심이 많았고 매일 읽으려고 노력하였지만 쉽지 않았다.

책은 겨우 시간 맞춰 읽더라도 글 쓰는 것은 여간 시간을 내지 못해서라기보다 

뭘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특히 이런 내 생각을 풀어내는 것을 적는 건 더더욱 쉽지 않았다.


소설이라면 머릿속에 상상하던 일들을 그냥 묘사하듯 써 내려가면 되겠지 이런 초보적인 수준의 생각까지는 미치지만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뭔가 모르게 어려운 일로 다가왔다.

브런치에 글을 써 옮기면서 더더욱 글 쓰는 것은 힘에 부치는 일이구나를 조금 느끼고 있었다.


혼자 글을 끄적일 때와는 다르게 누군가가 본다는 생각과 약간의 중압감, 부담감이 슬며시

생겼다. 혼자 쓸 때는 아무렴 어때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말투든, 문장이든 내 멋대로 쓰면 돼 

하는 확신이 엄청났지만, 지금의 글은 많이 다르게 느껴진다.


좀 더 생각하게 되고, 어떤 주제의 글을 쓰는 게 좋을지 누군가 본다면 이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지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남한테 맞춰 글을 쓰는 마음이 생겼다기보다는 내 글을 읽고 누군가가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아무렇게 글을 썼을 때는 정말 아무렇게 쓰였다. 장난 같이 느껴질 때도 있었고 글에 대한 쓰고 싶은 의미만 담겼지 마음은 담겨있지 않았다. 정말 단순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 거였으니까.


그러나 지금 글을 쓸 때는 내 글을 읽고 좋아해 줘도 기쁠 것 같다는 생각과 공감, 위로, 마음의 공유까지 많은 걸 이룰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긴다.


글을 쓰는 것은 시간을 빚는 일과 동일하다. 글을 쓰면서 지내는 시간들은 헛되게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쓰임이 있는 시간들이고 그 시간들이 빚어지고 있는 시간들이기에 어떤 하나의 작품이 되어가고 있다고 본다.


엉성해도 좋다. 뭉개진 모양도 좋다.

삐죽삐죽 튀어나와도 좋다.

그러니까 어떤 마음들이 모여서 빚어내기만

한다면 뭐든지,

모두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빛나는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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