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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반려 12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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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인순 Feb 11. 2024

노령견 돌봄

반려견의 평균 수명은 건강관리, 노령화 및 영양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견종, 영양, 환경 등의 요소에 따라 노령화의 정도가 다르다. 1884년 설립된 미국의 아메리칸 케널 클럽에 따르면 반려견의 나이를 사람의 나이로 환산하였을 경우, 생후 1~2년까지는 견종과 상관없이 거의 나이 차이를 보이지 않았나 3살 이후부터는 대형견의 나이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2021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를 대상으로 반려견이 노령기에 진입한 연령이 언제였는지 질문한 결과 ‘10세’로 인지한 경우가 36.9%로 가장 많았다. 견종마다 노령견의 기준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대형견이 소형견보다 빠른 7세 이후, 소형견이 8-9세로 간주하고 있다.

노령견 반려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려견이 노령기에 진입했다고 느끼는 반려견의 변화는 활동량 감소가 51.1%로 가장 높았으며, 그 외에 질환의 발생 및 악화, 청력저하, 먹는 사료량의 변화, 배변실수 등을 꼽았다. 노령견에 있어서 가장 흔한 행동 문제는 퇴행성 질환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문제행동과 노령화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변화들이다. 노령화가 진행됨에 따라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인지 능력의 상실과 관련된 질병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일부 반려견은 점차 인지 능력이 상실되는 일종의 인지능력상실 증후군이라고 하는 퇴행성 신경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퇴행성 신경 질환은 사람의 알츠하이머와 유사하게 발병하면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임상적으로 퇴행성 신경 질환에 걸린 반려견은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되고, 보호자나 다른 동물에 대하여 이상행동을 하게 된다. 수면-각성 사이클과 행동 변화가 나타나며, 방을 어지럽히는 행동 등을 하게 된다. 2001년 미국에서 진행했던 연구에 의하면 11-12세의 180마리 반려견 중 28%가 퇴행성 신경 질환을 앓고 있으며, 15-16세의 반려견은 약 68%가 퇴행성 신경 질환을 앓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한 반려견의 노령화에 따라 기초대사율은 감소하여 체내 에너지 요구량약 30~40% 정도 줄어든다. 반려견의 에너지 요구량 감소의 주원인은 순수 체 조직 구성의 변화에 의한 것으로 모든 동물에 있어서 노화는 순수 체 조직 및 체내의 수분량의 감소와 체 지방 비율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또한 노령화에 따라 타액과 위산 분비 감소, 융모 크기의 감소, 세포 회전율과 결정의 운동성 감소 등 위장 기관에서의 변화가 나타나 소화 능력이 떨어지고 영양소의 흡수력이 감소한다. 면역학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야기하며 이로 인하여 감염에 대한 방어력도 저하된다. 또한 노령견의 피모는 탄력성 및 유연성이 저하되며 각화, 탈모 및 백화현상이 발생한다. 피모의 과각화증은 종종 피모의 탄력 저하를 동반하기도 한다. 또한 노령화에 따라 피부 종양 형성의 발생률이 증가한다. 피부 종양 형성은 일반적으로 10.5세 전후에 주로 발생한다. 반려견의 노령화에 따라 신장 무게 저하, 사구체 여과율 저하, 신장 세뇨관의 위축 등 신장 변화가 발생한다. 그에 따라 요실금의 가능성도 높아지며 수컷의 경우 전립선은 비대해지고 고환은 위축된다. 암컷의 경우 난소는 비대해지고, 유선은 섬유화 되거나 종양화된다. 노령견에서 신장 기능의 저하는 체중저하, 근육상실, 혈장 단백질 변화, 칼로리와 영양소 흡수의 감소, 장의 흡수력 불량, 영양소의 흡수와 이용의 감소와 연관이 있다. 단백질 대사 물질의 축적은 신장 질환의 생리적인 비정상 상태를 악화시킨다. 노령화에 의해서 뼈 질량의 비율이 감소하며 관절 사이의 연골이 퇴화하기 시작한다. 또한 칼슘 흡수의 부족으로 근육 세포의 크기와 수가 감소하고, 골절되기 쉬워진다. 관절염은 노령견과 비만견에서 자주 발생하는 길환으로 관절통증은 식욕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

노령견 양육가구에서 반려견 노화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많이 취한 조치로 ‘노령견 사료로 교체’가 50.4%로 가장 많았고, ‘영양제 투여’가 42%로 뒤를 이었다. 그만큼 노령견 돌봄에서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 영양관리 측면임을 알 수 있다. 노령견의 영양과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에서도 정확히 규정된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료회사에서 시판하는 노령견용 사료는 미국사료협회의 ‘adult maintenance’ 사료의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노화 예방을 목적으로 항산화제를 첨가하거나 노령견에게 주로 발생하는 증상인 비만과 관절, 장 기능을 중심으로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노령견 영양관리의 목표는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질병의 발생을 막는 데 있다. 노령견의 급여 방법은 1일 1회 많은 양을 급여하거나 자유 급식의 방법보다는 1일 2-3회 조금씩 나눠서 급여하는 제한 급이 방법이 좋다. 노령견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비만이다. 비만은 관절, 심혈관, 암, 당뇨병, 피부질환을 야기하기 때문에 노령견에서 비만관리는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노령견의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 총칼로리를 낮추고 단백질 함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총칼로리를 줄이기 위해서 사료 급여 횟수를 줄이기보다는 사료의 양을 줄이고 사료 양을 줄이는 것에 반려견이 거부감을 갖는다면 칼로리가 낮은 노령견용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좋다. 반면에 마른 노령견도 영양관리가 필요하다. 노령견의 체중이 점점 감소하고 음식을 먹는 것을 꺼려한다면 질병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의학적 검사가 필요하다. 질병이 원인이 아니라면 평상시보다 알갱이가 작은 사료를 급여하거나 사료를 물에 불리거나 습식사료를 급여하여 노령견이 더 먹기 편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노화에 따라 단백질 대사가 느려지기 때문에 질 좋은 단백질 급여가 중요하다. 노령견의 단백질 최소 권장치는 조단백질 18%이다. 영양소 중 단백질이 가장 소화가 어렵기 때문에 잘게 자르고 충분히 끓여서 급여하여야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단, 신부전, 결석 등 단백질을 제한해야 하는 질병이 있는 경우에는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단백질 양을 조절해야 한다. 노령견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사료에 거부감이 강하고 선호하는 사료만 먹으려는 경향이 있음으로 사료를 바꾸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질병에 의해 처방식이 필요하다면 처방식을 급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노령견은 쉽게 수분이 모자라기 때문에 신선한 물은 항상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노령화에 따라 필요하면 추가적인 영양을 적당히 보충해 주면 된다. 오메가-3는 염증 감소와 항산화 기전에 관여하여 노화와 질병 개선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는 장 기능이 떨어져 배변 문제가 발생하는 노령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충분한 식이섬유와 물을 먹음으로써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는 노화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중쇄 지방산은 흡수가 빠르고 사용이 쉬워 소화 능력이 약한 노령견에게 좋다.

노령견에 있어 위생관리는 반려견의 외형을 가꾸는 목적 외에도 몸을 청결하게 유지시켜 기생충의 번식을 막고 정기적인 빗질을 통해 털 관리 및 피부 자극을 통한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 피부 상태를 확인하여 피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노령견은 피부가 약해져 있기 때문에 빗질 시에 힘조절에 주의해야 한다. 피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빗질을 해야 할 필요는 없고 마사지 등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노화에 의해 유분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목욕은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노령견의 목욕주기는 열흘정도로 한다. 목욕 전 빗질을 통해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욕실에 매트를 깔아 반려견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돕는다. 목욕은 빠른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도록 하고, 흡수가 잘 되는 타월을 이용해 건조하며, 드라이어를 이용해 빠르게 건조를 진행한다. 노령화에 의해 배설문제가 있는 경우 항문 주변이 빨리 더러워질 수 있는데 이 때는 자주 씻기는 것보다는 물티슈를 이용해 관리한다. 또한 규칙적인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치석이 쌓이는 것과 치주 질환을 방지하기 위하여 1년에 1회 정도 스케일링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노령견의 치과 질환을 치료해주지 않으면 사료 섭취 감소, 식욕부진 등 전반적인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귀의 염증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일주일에 1-2회 귀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노령견에 대한 일상적인 관리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 및 질병의 조기 발견을 위한 정규적인 건강검진이 필수적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근육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순환을 높이며, 영양 섭취를 증가시키고, 체중 증가를 막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노령화에 따라 활동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적절한 움직임과 자극을 통해 인지기능과 사회성, 그리고 신체활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적정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 규칙적인 운동으로 비만을 방지하여야 한다. 건강한 노령견의 경우 달리기나 놀이를 하여도 문제가 없으며 1일 15-30분 정도의 걷기 운동이 적당하나 운동의 강도와 수준 각 개체의 신체적, 의학적 상태에 따라 한다.

반려견 노령화가 진행됨에 따라서 중요하게 확인해야 할 사항은 정상적으로 노령화가 진행됨으로 인한 생리적 변화이며, 노령화와 관련된 질병에 대한 사항이다. 노령견의 정기검진은 연 2회를 권장하고 있다. 2019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노령견에서 주의해야 할 질병으로 심장질환, 신장질환, 호르몬 질환인 부신피질기능항진증,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암컷에게 나타나는 유선종양 및 자궁축농증, 안구질환인 백내장 등의 질환이 크게 증가하였기에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장질환은 노령견에서 상당히 흔하게 나타나며 노령견의 30% 이상이 심장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증상으로는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힘들어하며, 호흡이 빨라지고 늦은 시각에 잦은 기침 및 갑작스럽게 기절할 가능성도 있다. 심장질환은 대형견보다는 소형견에게 발병률이 높은 편으로 품종에 따라 유전의 영향 또한 크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질환을 관리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신장질환은 평소보다 물 섭취 횟수가 증가하고 잦은 배뇨를 보이며 요결석이 생긴 경우 혈뇨를 본다. 신장의 경우 네프론 75% 이상이 망가지기 전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기적인 검진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은 노령견에게 주로 관찰되는 호르몬 관련 기능장애로, 부신피질 내 코티솔의 분비 증가로 다양한 합병증이 야기된다. 물을 자주 마시고 다뇨가 나타나거나 복부 처침, 대칭적 털 빠짐을 보이며 근력이 감소하고 피부의 얇아짐 및 탄력 감소가 일어난다. 유선종양은 중성화를 하지 않은 경우 암컷에게 나타나며, 유선 조직에 발생하여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종기 같은 양상을 나타낸다. 평균 약 50%가 악성이며 방치할 경우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생명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며 중성화를 통해 0.5%까지 발병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자궁축농증은 중성화하지 않은 암컷에게 나타나며 자궁 내 세균 감명으로 농이 찬 상태로 갑작스러운 식욕부진은 물론 구토, 복부팽만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질병 진행속도가 빠른 편으로 급성 쇼크나 패혈증 때문에 생명이 위독할 수 있다. 중성화로 예방할 수 있다. 백내장은 노령견에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구질환으로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이 저하되고 방치 시 시력을 잃을 수 있다. 개는 사람에 비해 후각이 예민해 시력장애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향이 있으며 당뇨병과 합병증으로 인한 백내장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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