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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정운 May 20. 2021

미개봉 품을 파는 당신에게

노트북 사려다 빡쳐서 쓰는 특별 편



그렇게 하면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나요?


 나는 노트북이 없다. 글을 쓰기 전까진 필요하다는 생각도 없었고, 한 번도 써본 적도 없다. 그래서 카페나 밖에서 노트에 적어 두었다가 집에 와서 글을 올린다. 그러다 이번에 큰 쇼핑몰에서 하는 대규모 행사에서 좋은 노트북을 값싼 가격에 팔아 장바구니에 넣어 몇 가지를 고르던 중 품절되고 말았다. (물론 여유 물량이 있어 계속 고민하기만 하고 있던 내 잘못) 뭐, 다음 또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자꾸 아쉬움이 남는다.


 혹시 단순 변심으로 반품하지 못하고 중고거래를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고 카페에 들어가 보니 이게 웬걸 아주 작정을 하고 장사를 하고 있다. 행사 가격보다 적게는 10만 원, 많게는 35만 원 까지 아주 다양하게도 올려놨다. 정말 단순 변심으로 구매했던 가격에 그대로 넘기는 양심적인 판매자도 있었지만, 대부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물론 대한민국은 자유시장 경제인데  왜 안 되냐 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솔직히 처음에는 처음 사려던 가격보다 크게 안 비싸면 사려는 마음이 컸지만, 스무 개가 넘는 판매 글들을 보며 오기가 생겼다. (한 사람이 여러 대를 팔기도 했으니 실제 매물은 더 많을 수도 있다) 행사 가격에 파는 글도 보였지만 연락하지 않았다. (찾아보니 단순 변심보다는 카드 실적, 포인트 적립을 위해 구매한 것) 해당 기종은 행사 전까지 중고거래가 많이 없었지만 되파는 사람들로 인하여 물량이 매우 많이 늘어났다. 그냥 내가 못 산 거 몇만 원 더 주고 산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뭔가 내가 지는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3~5만 원 더 주고 원하던 노트북을 구할 수도 있지만, 노트북이 정말 필요했던 사람은 웬만하면 이번에 다 구매를 했을 테니 급격하게 풀린 물량으로 인해 가격이 더 내려갈 거로 생각했다. 주식으로 치면 매도 벽이 세워진 것이다. 110, 112, 115, 120, 125, 130, 140만 원......

 물론 나보다 더 급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구매해서 다 팔리면 못 사는 거지만 아쉬워도 나중을 기약하면 되는 일이고 결국에는 다 처분한다고 해도 며칠이라도 저 되파는 사람들이 발 동동 구르고 스트레스받으며 치킨게임을 해줬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티켓도 항상 구하기 힘들다. 어느 순간 그냥 티켓팅도 포기해 버렸다. 이런 되파는 사람들에게 레드 카드는 아니어도 엘로우 카드 정도는 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 네가 속이 좁은 거야~라고 비꼬면 할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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